※이 글은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이며
본 작의 등장인물과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기억해주세요.
<위험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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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어느 지역.
동내 가장 안 쪽에 자리잡은
00빌라.
그곳에서 우리의 악연은 시작 되었다.
00빌라의 맨 아랫층.
반지하도 아닌 완전한 지하에는
집이 하나 있다.
햇빛도 들어오지 않아
조그만 조명에서 흘러나오는 빛에
의지해 살아가는 집.
그 유일한 빛인 조명은.
오늘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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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굴러다니는 빈 소주병
한 쪽에 쌓인 쓰레기더미
가뜩이나 좁은 투룸에
거실은 사용불가,
방 하나에는 그 흔한 가구 하나 없이
이불 하나만 바닥에 깔려있었다.
생명체라곤 존재 하지 않을 것 같은
더럽고도 비좁은 방에는
어울리지 않는 한 소년이 있었다.
적어도 고등학생은 되보이는 체격에
잔뜩 구겨진 교복을 입고
몸을 움츠린 채
구석에 앉아있었다.
흰 피부에는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생채기부터
생긴지 꽤 되보이는 흉터까지
누가봐도 가정폭력 혹은 학교폭력의
피해자처럼 보였다.
(철컥-)
낡은 철 문이 열리고
소년과는 전혀 닮지 않은
뚱뚱한 체격의 남자가
손에는 술병이 가득담긴 봉지를 든 채
방안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갔다.
남성은 소년을 보자마자
미간을 구겼고
꺼지라며 발길질을 해댔다.
그러나 소년은
그저 매일 있던 일인듯
감정이 담기지 않은 표정으로
남성의 발길질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렇게 시간이 꽤 흘렀을까?
평소보다 세게,오래가는 폭력에
점차 소년의 얼굴에 균열이 일었고
고통이란 감정들이
고스란히 소년의 표정에 피어났다.
남성은 소년의 표정이
일그러져가는 것을 보며
비웃음을 흘렸고
소주병을 쥐고 거실로 나갔다.
소년은 남성이 언제 또 행패를 부릴까
남성을 피해 집을 나왔고
빌라의 계단을 뛰어올라오더니
이내 빌라 입구에 주져앉았다.
발자국이 가득 찍힌 교복을 보며
알 수 없는 한숨을 흘린 소년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소년이 사는 동내는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
자동차를 살 수 있는 형편에 인물이 없었기에
더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자동차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딱봐도 귀해보이는 차에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차를 눈으로 쫓았고,
그 고급 세단은
운명인지 우연인지 소년의 앞에 멈춰섰다.
정확히는 소년이 사는 빌라에 앞에.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는
뒷자석의 문을 열었고
돈이 많아 보이는 남성이
담배를 한 개비 태우며
내렸다.
(저벅저벅-)
"꼬마야,000씨 알아?"
소년을 꼬마라고 지칭하며
남성은 소년에게 물어왔고
"우리 아빠를 왜 찾아요?"
라며
경계심이 가득 서린 눈으로 남성을 노려봤다.
"너희 애비가 나한테 큰 돈을 빌리고
아직 안 줘서"
일이 쉽게 풀렸다는 듯
만족스러운 미소를 짖는 남자에
소년의 동공은 심하게 떨렸다.
남성은 그런 소년을 지나치고
자신의 부하직원에게 다가가
뭐라 뭐라 이야기를 건냈고
이야기를 들은 부하는 소년의 집으로 향했다.
(덜컥-)
소년이 부하를 막으러가려는 찰나
반대편 뒷자석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보인 여성은
촌스러운 동내에 어울리지 않게 화려했다.
적어도 13cm는 되 보이는
검은색의 높은 하이힐에
검은 스타킹,
짧은 오프숄더 원피스에
어깨에 걸친 남자의 양복 마이.
반짝거리는 시계와 반지,귀걸이,목걸이등
수많은 장식품.
위로 치켜올린 눈매는 고양이를 쏙 빼닮았고
붉다 못해 새빨간 입술은
소년의 시선을 빼앗기 충분했다.
그사이
소년의 아빠를 끌고나온 부하는
더러운 것을 만졌다는 듯
손을 털고 있었다.
남성은 소년의 아빠에게 다가가
돈은 언제 갚을꺼냐,
갚을 수는 있냐-
라며
짜증을 냈고
굽신거리며
기한을 늘려달라고 비는 아버지의 모습은
소년을 혼란스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항상 자신을 때리고
자신의 앞에서는
큰소리만 치던 사람이
저렇게까지 빌 수 있구나를 느끼며
헛웃음을 지은 소년은 시선을 돌렸고
운명인지 우연인지
화려한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소년은 놀라 황급히 시선을 피했으나
여성은 흥미가 생긴 듯 소년에게 점점 다가갔다.
또각또각 울리는 하이힐 소리는
소년의 고막을 쉴 틈 없이 때렸고
어느새 소년의 코 앞까지 다가온 여성에
놀란 소년은 뒷 걸음질을 치다
제 발에 걸려 넘어갔다.
아니 넘어 갈뻔했다.
지독한 향수 향과 화장품 냄새와 함께
소년의 허리에 감긴 여성의 팔만 아니었다면,
여성은 소년의 허리를 다시 한 번 끌었고
의도하지 않게 여성과 가까워져버린
소년의 귀는 붉게 달아올랐고
그걸 느낀 소년은 눈을 꽉 감았다.
소년의 코 앞에 있던 여성이 그걸 못볼리가,
여성은 피식 웃으며 뒤로 살짝 물러났고
소년은 주져앉아버렸다.
여성은 아직도 소년의 아버지에게
화를 내는 남성에게
"이만 가자"
라며 쿨하게 몸을 돌렸고
마음에 안드는 듯 인상을 구긴 남성은
궁시렁거리면서도
여성을 따라갔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연 쪽은 여성이었다
"우리가 조금 오래기다렸잖아?"
"그치"
"그럼 저건 데려가도 되겠지"
순서대로
여성-남성-여성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리킨 '저거'는...
아마 소년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