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상상은 해도 괜찮잖아

[연준] 저 누나 좋아해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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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전편을 보고오시는걸 추천드립니다 



*****



짧은 휴가를 보내곤 
서울로 올라오라가는 길에
신인개발팀 언니한테서 연락이 왔다.


"야 너가 캐스팅 한 사람 최연준 맞아?"


"어..어.."


"야 걔한테 전화 왔는데
너 큰일난 것 같다. 빨리 올라와"


"..어?"


회사로 가자마자 혼만 났다.
명함에 연락처 내꺼 아니었는데
정신이 나간건지 내 연락처라고 해버린 탓에
최연준이라는 사람이
 내 직장 상사에게 누나호칭을 쓰며 
통화를 했다는 것이었다.


미쳤지 그냥...


"이건 너가 해결해..
나도 손 못보겠다"


언니가 쥐어준 최연준의 번호로 다시 연락을 했다.


"최연준씨 맞으신가요?"


"네 맞는데요"


"저 신인개발팀 이여주라고 합니다"


"아"


"그..오디션 보실 생각 있으신가요?"


"으음.."


"그럼 회사로 오실수 있으신가요?"


"...지금은 좀 곤란할 거 같은데요"


"아..그럼...간단한 서류 작성만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죄송합니다."


그러곤 전화가 끊겼다.
며칠 전 카페에서 
내 번호를 따러 왔을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이거 하나 제대로 해결 못합니까?"


"..죄송합니다"


"일을 이렇게 엉망으로 하시면 어쩌라는겁니까?"


"...다시 캐스팅 해오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

.


"어후 진짜 개빡빡하게 구네"

"팀장님 워낙 깐깐하시잖아..
그냥 차라리 
너가 또 다시 내려가서 캐스팅 해오는게..."


"하..."


"너가 해결할 방법 이것밖에 없다.
같이 내려가 줘?"


"...아냐 이번주 안에 다시 갔다올게
언니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그렇게 일주일만에 다시 업무를 보러
 가게되었다.


그 남자를 처음 본 카페에서 
몇시간동안 앉아있으니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최연준 학생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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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아...그 반말 해도 되지..?
..나 좀 살려주면 안되냐"


"응?"


"아 진짜...ㅜ 나 너 못데려가면 혼난다고.."


"그...누나"


"제발 오디션 한번만 보자...ㅜ"


오랜 설득 끝에 연준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와 가까스로 오디션을 보았다.


"결과는 얼마 뒤에 나올거야 연락 줄게"


"응"


"그리고..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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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누나 다음에 봐요"


당연하게도 연준은 오디션에 한번에 합격하였고
바로 연습생이 되었다.

그일이 있고 2년후인 2020년
나는 매니저 직으로 부서를 옮긴 후
연준을 보지 못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데뷔를 했다는데
잘 안됐다고...

뭐...우리 회사가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니
그 얼굴이어도 안 뜰수도 있겠지..


그렇게 3년동안 다른 그룹을 관리하다가
최연준이 포함된 그룹을
관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여기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담당하실 
매니저 이여주님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여주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리겠습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전형적인 중소아이돌로
데뷔 3년차임에도 히트곡 하나없이
말 그대로 무명 아이돌이었다.
해체가 안된게 다행이랄까


멤버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업무를 보러 사무실로 올라가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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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어...연준씨"


"누나 매니저 일해요?"


"아.. 몇년 전에 부서 이동했어요"


"어쩐지..갑자기 안 보이더라.."


"..그래도 데뷔하셔서 다행이네요"


"데뷔하면 뭐해..무명인데..ㅎ"


머쓱해하며 웃어보이는 연준에
괜히 당황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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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서 좋네요. 잘 해봐요 우리"


.


.


.


스케줄이 이렇게 없을수가..
컴백인데도 음방 스케줄밖에 없네..
무명아이돌이라 그런가..

그래도 열심히 밤을 새가며 음방을 열심히 돌아
대중성은 조금씩 생기는 듯 싶었다.


그러다 한번
게스트로 초대하고싶다는 
연락을 받고 나간 예능에서
연준이가 레전드를 찍어버리며
한순간에 개인스케줄이 늘어나고
그룹의 인기도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매니저를 맡은지 1년만에 스케줄이 늘어나며
하루하루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연준씨 픽업 왔어요"


"네"


이른 아침부터 개인 화보 촬영을 위해
직접 픽업을 해 촬영장까지 가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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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내가 왜 오디션 본지 알아요?"


"..아니?"


"나 누나때문에 본건데"


"..예상은 하고있었어"


"저 누나보려고 회사 안 옮겼어요.
다른 대형기획사에서 연락 왔었거든요"


"다행이네 안 떠나줘서"


"그쵸? ㅎㅎ"


"근데 너 오디션 한번 거절했었잖아"


"아..그건.."


"왜 그랬던건데?"


"그..난 누나 번호 따고 싶었던건데
왠 남자가 전화 받던데요?"


"그게 이유야?"


"남친 있는줄 알았죠"


"아.."


"지금은 없죠?"


"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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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누나 좋아해요. 저랑 사귈래요?"


"...어?"


"나 몇년동안 참아온건데
다시 만났으니까 하는거에요. 
이번엔 놓치기 싫어서"


"...좋아"

.

.

.

연준의 고백을 받아
여느 평범한 연인처럼
데이트도 하고 달달한 스킨쉽도 하며
하루하루를 설레하며 보냈다.


가끔씩 우리 둘의 사진이 찍혀 
글이 올라오곤 했지만 워낙 무명이라
이슈도 되지 않았다.


활동기엔 밤을 새는 스케줄에 서로에게
 의지하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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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피곤하죠?"


"아냐 너가 더 고생이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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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둘이 꽁냥대지 마요.."


대기실이나 촬영장에서 하도 붙어있어
직원들의 물음을 받을때면
항상 아니라고 답은 했지만
뭐..다 알고 있긴하겠지

.

.

.


"오늘의 1위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축하드립니다!"

몇년 전부터 올라오던 인기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히트곡을 발매하며
단숨에 1군 아이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인기가 많아짐과 동시에
연준의 과거가 드러나며
나와 사진이 찍힌 것까지 퍼지게되었다.


어떡하지..
헤어지자 하기엔 서로의 마음이 너무도 깊었고
계속 연애를 하기엔 넘치는 스케줄을 감당하기도,
쏟아지는 열애설 이슈들을 잠재우기도 힘들었다.


결국...


"헤어지자"


사귄지 1년이 조금 넘은 날
연준에게 뼈아픈 이별을 고했다.


잘했어...
1군 남자아이돌에게
열애설은 최악일테니..


진정되지않는 마음을 애써 잠재우려
눈물을 한바가지 쏟곤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밤새 운 탓에 눈이 퉁퉁부었지만
뭐 난 연예인도 아니니깐
별로 상관 없었다.


그럴줄 알았지만...
하핳..퉁퉁 부운 눈으로 연준이를 다시 봐야하네?


퉁퉁부은 눈을 감추려 모자를 푹 눌러쓰곤
스케줄 픽업을 하러 
숙소로 오자마자 눈이 마주쳤다.


연준도 나와 마찬가지도
밤새 눈물을 흘린듯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얼음. 눈 부은거 같길래"


"누나 진짜 나쁜거 알죠.."


"응. 빠르게 이 일 정리할거야"


"...가지마"


"너 계속 어떻게 봐 미안해서..
난 나보다 너가 더 중요해.
그니깐 넌 지금 활동에만 집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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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없으면 집중 못해..
그니깐 그만두지 마.."


"..알았어"





++++

3편까지 쓸거에요...ㅎ
구독자 15명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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