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우리는 이제 끝나야 할 것 같아."
"다른 남자 생긴거야..?"
"...고마웠어."
길면 길고 짧으면 짧았을 1년
그 1년 동안 너와 함께해서 행복했다.
출국하기 일주일 전,
너는 마치 알고 있었던 것처럼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평소 그녀가 흐리멍텅한 눈으로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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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버려지는 사람이 아닌 버리는 사람이 될거야."

"난 널 버릴 수 없어. 그러니 너가 날 버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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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의 부탁을 들어주기라도 한 듯이
내가 떠나면 자신은 버려질 사람이 될 것이라는걸 알았단 듯이
내가 너를 버리기 전 나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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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관계는 마침표를 찍지만
나는 이 마침표가 쉼표였으면 해
언젠간 다시 이어나갈 수 있는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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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취하고
또 술에 취했지만
전처럼 너를 취할 수는 없구나.
이렇게 이레가 가버렸어.
널 그리워하다 이레가 순식간에 가버렸는데
널 그리워하다 1년은 쉽게 가버리겠네.
이젠 널 보고싶어도 볼 수 없을거야.
난 이 땅에 있지 않을거니까.
널 행복하게 해주려고 떠나는 거였는데
이젠 널 잊으려고 떠나게 되었네.
목적을 잊은 채 떠나는 런던의 길이란
황량하고도 공허했다.
나의 옆자리가 비어
너 대신 내 가방을 놓아
짐칸도 나처럼 제 구실을 못하게 됐네
그렇게 런던으로 떠나는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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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_
영국 런던

한창 놀리고 가는 지민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려준다.
지민은 한국계 영국인이니만큼 영어로 욕을 하지만
한국 욕은 못알아듣는것이 포인트

"시발 개같은 박지민 자식..."
"전여친 가지고 맨날 놀려대네."
"괜히 연애사를 알려줬어, 진짜..."
건물의 옥상에 누워 한껏 친구 욕을 한다.
한국이 그리워 태형 본인 소유의 건물 옥상에 담과 소파를 설치했다.
옥상은 한국이지만 풍경은 런던
이색적인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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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본인 소유의 건물은 일종의 작업실이자 집이다.
이 건물을 소개하자면

카페같은 휴게실과 응접실은 1층
이곳에서 보통 그림 의뢰와 주문을 받고 쉬어간다.

태형이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은 2층
가끔 지민이 와서 깽판 쳐놓고 갈 때도 있다.

영국에서 그녈 잊기 위해 만난 공간 디자이너였던 전 여자친구 덕분에
건물 3층에 위치한 태형의 집은 감성폭발 굉장히 여성적인 집이 그대로 있다.
예뻐서 딱히 인테리어를 갈아엎을 생각은 없다고.

그리고 태형이 주로 작업하는 옥상
지민은 작업실 놔두고 왜 옥상에서 작업하느냐고
그럴거면 작업실을 자기 스튜디오로 달라고 타박한다.
그럴 때마다
아니요, 스튜디오는 제 창고입니다.안돼, 작업실은 내 창고야.
라면서 거절한다.
그리고 태형이 작업실을 놔두고 옥상에서 작업하는 주된 이유는
그녀와 함께일 때 옥탑방에서 그림을 그렸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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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쩔 수 없나보다.
새 사랑을 시작하고
아무리 잊으려고 노력해도
잊혀지지가 않더라.
얼마나 더 많은 사랑을 하고
얼마나 더 잊으려고 노력해야
널 잊을 수 있을까.
널 잊고 싶어도
계속 떠오르더라.
넌 날 잊었겠지.
만난다면 가장 먼저 물어보고싶어.
날 잊었냐고
날 어떻게 잊었냐고
사랑이 널 사랑했던 내 마음과 반비례했으면 좋겠는데,
애석하게도 그러지 못하네_
니가 아직도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