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

후회: 제 4장_우리는

노래: FOREVER - Tido Kang










 “마지막이야. 정말 마지막.”

 한때 가장 친했던, 가장 아꼈던, 가장 사랑했던 태형을 놓아주려 한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이미 그들의 사이는 멀어질 대로 멀어졌으니.

 “원치 않아. 이제는 태형이를 보고 싶지 않아.”

 처음에는 마음이 지금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아파져 왔다. 원래부터 약했던 이수의 몸은 마음고생으로 인해 더욱 약해졌고, 작은 감기에 걸려도 남들보다 몇 배는 더 아팠다.

 “진짜… 마지막….”

 이수는 저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숲속으로 가고 있다. 태형과 이수만의 비밀장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속. 오늘 마지막으로 그 추억을 만나고 다신 가지 않겠다 다짐했다.

 “흑… 흐윽….”

 눈물이 나왔다. 절대 울지 않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는데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니 하염없이 눈물만 나올 뿐이었다.

 “한이수! 기다려 한이수!”

 태형의 목소리다. 환청이겠지 하며 들려오는 저의 이름을 무시하고 느릿느릿 발걸음을 빠르게 했다.

 “이수야! 기다리라고 너한테 할 얘기 있어!”

 할 얘기? 난 너랑 할 얘기 없어.

 이수가 뛰어가자 태형도 뒤따라 뛰어갔다. 둘은 달렸다.

 머지않아 몸과 같이 체력도 좋지 않았던 이수가 멈췄고 태형도 똑같이 멈춰 섰다.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나 싶었지만, 이수는 정말 단지 힘이 들어서 멈췄을 뿐 태형의 이야기를 들어주려 멈춘 것이 아니었다.

 “한이수 너 왜 나 무시해? 설마 어제 일 때문에 나 피하는 거야? 그건 사정이 있어서,”

 “사정? 무슨 사정? 겨우 그런 거 때문에 나한테 나쁘게 한 거야? 어떻게 넌 항상 네 생각만 하니?”

 미웠다. 솔직히 멈추고 지호가 저에게 바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할 줄 알았다.

 기대한 내가 멍청했지.

 “야 한이수 너 되게 웃긴다. 사정이 있어서 그랬다잖아. 안 들려?”

 화가 났다. 나도 그렇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데. 너와 나를 위해서 그런 건데. 지금 자기 생각만 하는 건 한이수 너 아니야?

 자신이 뭣 때문에 이수를 찾아왔는지 기억도 하지 못한 채 또다시 이수에게 화를 냈다. 한 번이 어려운 거지 두 번은 쉬웠다. 태형의 이수를 툭 툭 밀치며 빈정거렸다.

 ‘…어지러워.’

 눈앞이 흐릿하다. 너무 달려서 그런가?

 이수의 눈에는 흐릿한 태형의 얼굴이 보였고, 이수의 귀에는 웅얼거리는 태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눈이 점점 감겼다. 이수의 몸은 더는 버티기 힘들었는지 쓰러졌다.

 풀썩-

 “한이수? 이수야!”

 또… 또 실수했다. 나는 지금 왜 여기서 이수에게 화냈던 거지? 나는 분명 이수에게 사과
하러 왔는데 왜 나는 화를 내고 있고 이수는 내 앞에서 쓰러져 있는 거지?

 이수가 쓰러지고 태형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공백으로 보내고 정신
차린 태형은 이수를 업고 뛰기 시작했다.



*



 쾅!

 “헉, 헉, 눕힐 곳이 필요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빼곡히 물건들로 가득한 저의 방을 대충 치우고는 이수가 누울 자리를 만들었다. 길을 가다 이수가 감기에 걸렸다는 말을 얼핏 들었었다. 그 말이 생각난 태형은 두꺼운 이불을 이수의 위에 곂곂이 쌓았다. 물에 젖은 수건도 이수의 이마 위에 올
려놓았다.

 ‘어… 이 머리띠 내가 준 건데….’

 이수의 이마에 둘려있던 천은 숲속에서 태형이 이수에게 직접 둘러준 천이었다.

 한참 전에 선물해준 머리띠임에도 불구하고 이수는 아직까지 하고 있었다.

 태형은 이수의 잠든 모습을 보며 다짐했다. 이수가 깨어나자마자 사과할 것을 이번에는 정말로 이수에게 저가 잘못했던 일들은 전부 다 용서 구할 것을.

 “그러니 이수야, 제발 버텨줘. 며칠이 걸리던 꼭 깨어나 줘 네가 깨어날 때까지 네 옆을 지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