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

후회: 제 5장_결말

노래: SEE YOU - Tido Kang

















 “아⋯ 머리야⋯.”

 깨어났다.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왜 태형이가 불편한 자세로 잠들어 있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

 태형이의 집. 내 옆에 잠들어 있는 태형이. 아, 그렇구나, 내가 쓰러지자 날 여기로 데리고 왔구나.

 곤히 잠들어 있는 태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그랬어. 태형아, 네가 한 행동이 거짓인 걸 알아. 다 아는데, 다 아는데 난 왜 네가 용서가 안 될까.’

 어느 쪽으로 생각해봐도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웠다 태형이가. 날 좋아하면서 부끄러웠나? 왜? 날 좋아하는 것을 왜 부끄러워하지? 이해가 안 된다. 누굴 좋아하는 건 부끄러워하며 숨길 것이 못 되는데.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 아직 아픈 몸을 억지로 끌고 그곳으로 향했다.

 “하⋯.”

 이수는 연못에 도착하자 풀썩 주저앉았다.

 ‘생각보다 아프구나, 참고 참으면 괜찮아지겠지. 나아지겠지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구나⋯.’

 ‘이수야! 여기야 우리 둘만의 비밀장소.’

 ‘이수야! 이 연못 좀 봐! 정말 예쁘지 않니?’

 ‘이수 너는 나 떠나면 안 된다? 네가 떠나면, 그런다면 난 정말 슬플 거야.’

“⋯.”

 이곳에서 있었던 지호와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찢어질 것 같이 아파오는 가슴과 댕 하고 울리는 머리에 눈을 질끈 감으며 그만두었다.

 이수의 차가운 두 눈에서는 투명한 물줄기가 흘러나왔다.
 울고 싶지 않아. 아파지고 싶지도 않아. 네가 보고 싶어. 너를 미워하고 싶지 않아.

 


*




 “으음⋯ 이수야 일어났, 이수야?”

 없었다. 내 앞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었던 이수가 없어졌다.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찾으러 가야 해.

 그 순간 우리의, 우리만의 비밀장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난 달렸다. 그곳을 향해, 그곳에서 혼자 외로이 울고 있을 너를 향해.

 “하⋯ 하⋯ 이수야⋯.”

 숨이 찬다. 턱 끝까지. 하지만 멈추면 안 된다. 지금의 이수는 위태로우니까.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도착했다. 달빛에 비쳐 더욱 빛나는 연못 근처에 이수는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반사적
으로 몸을 숨겼다. 왜 몸을 숨겼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렇게 해야 할 거 같았다. 뽕나무 뒤
에서 너의 울음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난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 네가 그렇게 우는 건 전부 내 탓이니까.

 이수의 이마에 둘려있던 천은 바람에 날아가 이수를 더욱더 외롭게 만들었다. 그 천은
태형이 처음으로 선물한 것이었고, 태형이 직접 둘러준 이후로 한 번도 빼지 않은 낡은
천이었다.

 쓰러질 것만 같은 목소리로 끊임없이 소리를 내며 우는 이수를 안아주지도, 이수에게 다가가지도 못하는 태형은 마음만 아플 뿐이었다.

 툭 - 투둑 -

 나무에 기대어 앉아있던 태형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던 눈물은 어느새 폭포가 되어 쏟아져 나왔다.

 아프다. 너무 아프다. 아파서 미칠 것만 같다. 너도 이렇게 아팠을까? 아니, 나보다 몇 배는 더 아팠겠지?

 모든 게 후회된다. 모진 소리 하지 말걸, 차라리 괴롭히지 말걸, 차라리 화내지 말걸,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걸, 차라리 차라리 너를 좋아하지 말걸.

“⋯.”

 조용하다. 들려야 할 이수의 울음소리가 안 들린다. 울음을 그쳤나? 아니, 울음을 그쳤다 해도 너무 조용했다.

 고개를 내밀어 이수가 있던 자리를 슬쩍 보았다.

 없다.

 한참을 저 자리에서 울고 있던 이수가 없어졌다.

 불안해, 불안해 미칠 것 같아. 이수가 내 눈에서 또 없어졌다.

 ‘어디 간 거야 이수야⋯.’

 터벅터벅 이수가 있던 자리로 갔다. 털썩 이수가 있던 자리에 앉았다. 엉엉 이수가 울었던 것처럼 울었다.

 아아, 이 전부 나의 잘못이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할망정 상처 주고 떠나보
냈구나.

 이수야 나의 이수야,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제발 이곳으로 다신 오지 말아다오, 우리의 행복한 추억이 담긴 이곳을 잊어다오. 나는 영원히 우리의 추억을 지키며 아파할 터이니 부디 나를 잊고 행복하게 살아다오. 이것이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니.

 그렇게 유난히도 달빛이 빛났던 우리의 마지막 밤은 한 남자의 자책과 슬픔이 섞인 울음소리와 함께 끝이 났다.

 “좋아해. 좋아해 이수야, 정말 좋아해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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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편은 에피소드 5개로로 마무리가 되었네요! 다음에는 더 재밌는 스토리의 단편작을 갖고 오겠습니다. 우리 파이들 좋은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