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

너를 향해: 제 2장_과거회상

오늘 노래는 없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세요 :)














 다음 날 회사가 끝난 뒤 남자는 정문으로 나와 거뭇거뭇해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지수와의 첫 만남도 여기였는데.’

 남자는 첫 만남을 천천히 회상했다. 이 자리에서 처음만난 것부터 함께 간 식당, 영화관 그리고 커피숍 까지 전부 다.

 한 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발을 움직이며 남자는 지수와의 추억을 다시 만나러 갔다.

 “세트 2로 주세요.”

 남자의 발걸음은 지수와 자주 왔던 식당에서 멈추었다. 둘의 입맛은 정말대여서 항상 남자는 세트1, 지수는 세트2를 주문했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매번 먹던 세트1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러고 싶은 날이었다.

 “맛없어.”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은 역시 힘들었다. 당장이라도 뱉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냥 억지로라도 다 먹고 싶은 날이었다.

 남자는 밥을 다 먹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악당은 나빴다로 성인 한 장이요.”

 지수와 남자의 영화 취향 또한 달랐다. 지수는 달달한 로맨스 영화를 좋아했고, 남자는 화려한 액션영화를 좋아했다. 그래서 항상 영화를 볼 때면 남자가 팝콘을 사는 대신 액션영화를 보는 것으로 정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팝콘을 사지 않고, 로맨스영화를 골랐다.

 “재미없어.”

 액션영화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조용한 로맨스 영화는 잠자기 딱 좋은 자장가 같았다. 중간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문뜩 들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참고 끝까지 보고 싶은 날이었으니까.

 마지막으로 큰 자작나무가 자란 공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수와 남자의 취향은 전부 달랐지만 한 가지 같은 것이 있었다. 꽃과 나무들을 좋아 한다는 것이었다. 이 둘은 수많은 식물들 중에서도 자작나무를 가장 좋아했다. 나무가 예뻐서? 꽃말이 아름다워서? 아니다. 그들이 자작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란 없다. 그냥 좋아하는 것이었다.

 남자와 지수가 처음 공원에 왔을 땐 무더운 여름이었다. 푸른 잎과 다양한 색의 꽃들이 어우러진 풍경의 공원에서 둘은 행복했었다.

 “이제는… ….”

 이런 과거와는 다른 현제에 살고 있던 남자는 힘없이 떨어지는 나뭇잎과 함께 희망을 점점 잃어갔고 차가운 바람은 남자의 마음을 차갑게 얼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