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피만 흐를뿐이었다
옷에 묻은 비서의 피가 식어가고 나를 쳐다보지만 초점없는 눈이
안감기고있다
사람의 시체를 처음 보았다
그 시체와 조금이라도 멀어지기 위해 벽에 붙었다
그 좁은 방에서 멀어진다해도 얼마나 멀어졌을까
바로 코 앞의 시체가 내 정신을 흐트리는것같았다
다 내 탓이라고 하는 그 비서의 마지막 말이 자꾸 안 잊혀진다
"회장님...회장님... 사람이 .. 죽었어요.... 제발.. 문 좀 열어주세요..."
숨이 안쉬어진다
좁고 창문이 없는 방에 갇힌것이 두려운걸까.. 시체가 두려운걸까..
둘 다 였다
두려움이 계속 되자 산소가 부족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허억...헉...허억.... 회장님...회장님...제발...문..좀.."
"허억...헉...헉....콜록콜록....헉...허억...흑.."
'오빠...오빠...사람이 죽었어... 내가 저 사람을 죽인거야... '
'점점 파래지고있어 아저씨의 눈이 자꾸만 나를 원망해'
쿵쿵!
"제가..도대체..뭘 해야해요 ... 저한테 뭘 원하세요.."
"헉........허억...........허억........."
눈 앞이 까매진다
털썩
철썩!
".....으..."
"쯧 "
누군가 나의 뺨을 때려
눈을 떠보니 좁고 좁은 그 방에서 벗어났다
내가 쓰러지고 조용해지자 회장이 나를 꺼낸것같다
이상하다
몸이 계속 떨린다
아무 생각이 안드는데도 계속해서 떨림이 멈추지를 않는다
"이런.. "
회장이 무릎을 굽혀 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쓰러내렸다
아까처럼 밀고 소리를 지를 수가 없었다
그저 눈을 감고 있을수밖에 없었다
회장이 나를 쳐다보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벌벌떨며 회장에게 물어보았다
"....회..회장님....비.....서님... 괜찮죠...? 살아있죠...?"
부정하며 물어보았지만 회장이 답변을 하지않았다
"쯧 피가 묻었구나"
나의 말에 답을 하지않은채 내 옷에 묻은 피를 보고 말했다
내 옷을 벗기려했다
하나하나 단추를 풀어갈때 급하게 손을 막았다
"회..회장님... 제발...오늘..은 오늘은...그냥 보내주세요... 네? "
"다음에...다음에.. 다시 올게요..제발..오늘은...."
"너무 ..힘들어서..다음에 올게요"
눈물이 떨어지려하는걸 꾹 참으며 말하자
회장이 웃으며 말했다
" 그래 오늘은 피곤하겠네 ㅎㅎ 집에 데려다 줄테니 들어가보렴 "
옷을 정리하고 후덜거리는 다리로 차에탔다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오빠가 없는 집에 도착하고 아버지의 서재로 바로 올라갔다
아버지가 서재에서 나를 보고는 읽던 책을 내려놓았다
얼굴이 초췌해지고 옷이 망가진 나를 보고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래 아무 일 ㅇ.."
"아버지... 재미있으셨어요?"
말을 끊고 내가 하는 말에 아버지가 잠깐 멈칫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
"참.. 제가 ..불쌍해지더라고요.. 부모님께 버림받아 고아원에 와서 거기에서도
버림받을까 눈치를 보고 살았는데 첫 입양 된 가족이 나를 이용하려했던거라니..."
"아버지가 저 고아원에 데리러오셨을 때 제가 누굴 닮았다 하셨죠..?"
" 그 말의 의미를 회장님을 통해 알게되었어요.."
"회장님이 사랑하셨던 여자 분을 제가 닮았대요... 아버지는 그것때문에 절 데려가신거죠.."
"전 바보같이.. 가족이 되려고 ...노력했는데..."
내 말에 표정하나 안바뀌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회장님이 아무 자식도 손주도 없으신거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아는 사실이더라고요..."
"하하하핳하하하....... 왜... 하필 저였어요... ! 제가...제가
얼마나.. 가족을 원했는지 아셨잖아요...."
"얼마나..사랑 받고싶어하는지도... 아셨잖아요......근데..근데..왜..."
눈물이 쏟아졌다
"왜그러셨어요...저한테..흡..흡"
아까 회장이 던져준 핸드폰에는 아버지와 회장의 메세지 내용이 있었다
-오늘 말을 안듣길래 때렸네 상처가 심하게 난것같은데
-말을 안들으면 당연히 뒤지게 맞아아죠 괜찮습니다
-영상 (여주와 늑대가 같이있고 회장이 늑대를 쏜 영상)
-늑대를 데려오셨군요 사격실력은 어디 안가십니다 ^^
메세지 내용이 거짓말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좁은 방에서 그간 아버지와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처음 나를 데리러올때 누구를 닮았다고 한 말..
누구나 아는 회장이 자녀가 없다는 사실을 아버지가 정말 몰랐을까
정말 호적에 안올린것이 나를 버릴때 흔적이 남기지않으려고 한것일까
모든게 우연이라고 생각하고싶었지만
아버지의 표정이 너무나 확고한 답을 내려주었다
"정말.. 다 알고계셨네요... 저를 ... 이용하고 .."
"그래 니 말이 맞다 니가 잠시나마 우리 집안에서 자랄수있다는것에 감사해야지 내가 아니였다면 넌 그곳에서 쫓겨나 노숙자 생활을 했을것이다"
"너를 보낼 때 돈 몇 푼 쥐어줄것이다 그러니 마지막까지 잘해라"
"정말..정말 역겨워요... 아버지가 정말.. 역겨워서 토 할것같아요.."
눈물이 가득 찬 눈으로 아버지를 끝까지 쳐다보았다
그러자 아버지의 손이 내 얼굴로 날라왔다
짝!!!
"꺅..! "
"이게 어딜 감히 ...!!! "
한대 더 때리려다 멈칫하더니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현관문 까지 닫히자 말할수없는 감정이 올라왔다
"아아아아악!!!!!!!!!!!! 흑....흐윽....헉...으...."
"악..흑ㅎ....흐윽....."
"왜..왜...왜!!!!!! 왜...나야!! 왜 !!!!"
이젠 정말 살기 싫다
오빠가 지금 여기에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서재에 있는 아버지의 와인 냉장고에서 와인 하나를 꺼내들었다
약 통을 찾아 수면제도 집어들었다
그리곤 깊은 잠이 들었다
절때 깨지 않을 잠에 들고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