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글대디 직장상자 전남친 전정국 002
" 드디어 한 자리에 다같이 모였네요. 앞으로 저, 그리고 우리 회사를 위해 많은 힘 써주시길 바랍니다. "
썩소가 눈에 뜨일 만큼 어색했다. 부속실 직원들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 없는 박수만 계속 쳐댔다. 나 또한 마냥 어두울 순 없기에 무겁게 가라앉은 미소를 힘들게 지어보았다.
" 그럼 다들 일 합시다! "
전정국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다들 하나같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 부속실에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나와 전정국만 남았다. 우리 사이에 썰렁한 공기만 맴돌 때 쯤 그가 먼저 말을 걸었다.
"··· 잘 지냈어? "
" 그럭저럭. "
내가 마냥 밝게 대할 수 없는 이유가 나 때문에 헤어졌다. 내가 전정국과 사귈 때, 오랜만에 클럽에 갔다가 술에 취해 실수로 모르는 남자와 원나잇을 해버렸다. 그걸 전정국에게 들켰고.
그렇게 서로 남남처럼 살아가다가 어쩌다 전정국이 미국으로 유학 갔다는 소리를 듣고 다시는 마주칠 일이 없겠구나 생각했다.
" 너는 잘 지냈어? "

"··· 나도 그럭저럭. "
어색한 공기가 나를 감쌌다. 그냥 이 곳을 얼른 벗어나고 싶을 때 쯤, 전정국의 폰에서 전화음이 울렸다.
따르릉 -
" 여보세요? "
•••
" 이율이가요?! "
그 전화를 받고 전정국은 급하게 뛰어나갔다. 무슨 전화일까, 그리고 이율이는 누구일까. 새여자친구인 걸까, 아니면 벌써 가정을 꾸린 것일까, 온갖 상상이 내 머리 속을 차지했다.
* * *
" 오늘 전무님께서 부득이한 일로 반차 내시고 퇴근을 하셔서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들어가보셔도 됩니다. "
전정국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다른 직원이 전한 말은 퇴근하라는 말 뿐이었다. 그래서 짐을 싸서 회사를 나와 버스 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데, 신호등 건너에 전정국과 비슷한 사람이 아이 손을 잡고 걸어 가는 것을 보았다.
' 뭐야, 전정국인가? '
' 애 낳은 거 맞아? '
' 애 엄마는 누구지? '
' 미국에서 만난 건가? '
말도 안 되는 상상들이 계속 떠오를 때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중에도 하염없이 생각했다. 그 아이가 이율인 건가? 애 엄마는 뭐 하는데 전정국이 애를 데리러 간 건 걸까. 아니면 친구 애를 대신 봐주는 건가?
따르릉 -
집에 거의 다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기를 기다릴 때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원래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가 오면 잘 안 받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 여보세요? "
" 나야. 전정국."
역시 전정국이었다. 아까 그렇게 간 이유, 그리고 손을 잡고 있던 아이는 누구인지, 아들인지, 엄마는 누구인지, 아니면 조카인지 다 물어보고 싶었다.
" 왜 전화 했어? "
" 우리 잠깐 만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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