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바다

EP.0 울타리

어렸을때부터 소원은
얼른 어른이 되는 거였다.







아무것도 없는 집.

아무도 나를 챙겨줄 수 없는 집.









나는 하루빨리 
지옥같은 울타리를 허물고
나가고 싶었다.






































눈 내리는 밤

EP.0 울타리































20××년 1월 1일

오전 12시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돈도 당장의 돈을 벌 직업도 없는 내에겐
울타리를 나온 지금 이 순간에도

돌아가는 길은 울타리 안 뿐이었다.















아..........

정말 너무 한심하다.

























20××년 1월 1일

오전 6시


해가 떴다.

그리고 


나는 죽기로 했다.












솨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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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비춰오는 것과는 다르게 차가운 것이 발에 닿았다.


그것이 어딘가 모르게 기분이 좋아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한걸음 한걸음 발을 앞으로 내디뎠다.











그 순간,

뒤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누군가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자연스레 그 사람의 손에 이끌려

몸이 틀어졌고, 내 눈앞에 나를 보며 당황한 표정과 함께 말을 거는

그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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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는 겁니까?"





그 남자의 말에 나는 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일단 나오시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를 이끌고 바다를 나오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아무말 없이 따라 나왔다.


그리고


밖으로 나온 후, 자신이 입고있던 패딩을 내 어깨에 둘러주는

그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냥..두지.. 왜 살렸어요..."




미련하게 바보같이

물어보고 싶었다.


돌아오는 답은 뭘까.


정말 미련하게도 바보같이

기대했다.




"찝찝해서 입니다."



나는 답을 기다리며 떨궜던 고개를 확,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

이번에는 그의 눈도 나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나 사람이 눈 앞에서 죽으면 밤새 찝찝해서 잠이 안 옵니다."



"그치만...."





나는 내 어깨를 감싸고 있는 그의 패딩을 꽉 쥐었다.


그리고 

뚝뚝,


눈물을 바닥으로 떨구었다.






그는 그런 나의 앞에서 가만히 나를 지켜보다,

입을 열었다.




"나랑 같이 삽시다."










고작 처음 만난 사람이 한 말에

나는 그제서야 쭈그려 앉아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드디어 울타리를 벗어난 것인 같아

너무 기쁘고 행복해서.
























그리고 

누가 알아겠는가.


그 사람이 내 삶을 바꿔 놓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