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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에 감았던 눈을 떴다.
푸른 초원 위 세워진 작은 오두막 속 아기자기한 내 방에서 말이다.
오늘도 역시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새는 지저귀고, 바람은 청량했으며, 저 멀리 승객들을 태워 날아가는 자유로운 비행기가 보였다.
나는 익숙한 듯 방에서 나와 탁상 위에 놓여있던 시원한 우유 한 잔을 마시고 집 밖으로 나섰다.
어느새 주변은 푸른 초원이 아닌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다만, 초록빛이 가득하지는 않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다시 그를 만났다.

"안녕, 아가씨. 또 왔네."
이곳에 오면 항상 만나는, 정체불명의 그.
"분명 지난번에 더는 오지 말라고 했었는데, 아가씨께서는 오늘은 또 무슨 일로 이 먼 곳까지 오셨을까? 무슨 고민 있지?"
늘 나보고 여기 오지 말라는 말부터 하면서도 친절하게 나의 고민을 물어오는 마법 같은 사람이다.
그런 그의 말과 친절한 행동에 난 언제나 나의 고민을 조심히 열어 그의 앞에 보이곤 한다.
그렇게 나의 고민을 털어놓고 나면,
"힘들었겠네. 그래도 아가씨, 이제는 날 찾아오지 마. 자꾸 날 만나러 올수록 아가씨는 힘들어질 거야."
마무리도 똑같다. 어떻게 매번 토씨 하나마저 다른 부분이 없이 같은 말을 내뱉는지 이젠 당연하게 넘어갔다.
그렇지만 그의 말을 다 믿지는 않는다. 봐라, 지금도 오지 말라고 했는데 와도 반겨주지 않는가. 역시 그는 이상하다. 마치 내 마음을 읽는 마법사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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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서늘한 공기에 눈을 떴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낡고 허름한 방. 묘하게 스산한 분위기. 어디라도 다친 듯 아려오는 온몸. 주위를 둘러보니 누군가의 집 같았으나 내가 왜 여기 누워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여긴 어디지? 수많은 의문만이 머릿속을 지나다니다 어느 순간 기억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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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익숙한 아기자기한 내 방에서 몸을 일으켰다. 역시 그 스산한 방은 지나가는 악몽이었나 보다.
잠을 설쳐서 그런지 일어나자마자 너무 지쳤다. 늘 그렇듯 몸을 일으켜 탁자 위에 놓인 우유 한 잔을 마신 나는 아저씨가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늘 그렇듯, 아저씨의 지난 말은 모르는 척하고 아저씨에게 갔다.
역시나 푸르지 않은 알록달록한 숲을 돌아다니다 보니 저 멀리 아저씨가 보였다. 나는 반갑게 아저씨를 부르며 뛰어갔다. 아저씨에게 오늘 꾼 이상한 꿈에 대해 말하고 다 악몽일 뿐이라는 위로를 듣고 싶었다.
"아저씨!"

"안녕, 아가씨. 또 왔네."
역시, 항상 다시 오지 말라고 했던 건 거짓말이었나 보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뭔가 이상했다. 이 이상함을 눈치챈 건 아저씨가 다음 말을 꺼내려 입을 열었을 때이다.
"내가 지난번에 다시는 오지 말라고 했잖아. 자꾸 날 찾아와도 현실은 변하지 않아. 이제 눈을 뜨고 외면한 현실을 봐."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더 이상 환상은 없다는 듯이, 아주 깨끗하게.
그리고 난 순간 깨달았다. '아아, 이곳은 현실이 아니구나.' 깨달음은 한순간이었고, 주변의 숲은 어두워지며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변해가고 있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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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한 허름한 방에 있었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낡고 허름한, 그 방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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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몽 | daydream
: 현실적으로 만족시킬 수 없는 욕구나 소원을 공상이나 상상의 세계에서 얻으러는 심리적 도피 기제
: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비현실적인 세계를 상상하는 것.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오랜만에 글로 인사를 드리네요! 오랜만인 만큼 더 다양한 글들을 길게 써서 가져오고 싶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아 단편 글로 찾아오게 되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글을 쓰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더 쓰고 나니 너무 어두운 글이었나 싶어 아쉬움이 특히나 많이 남는 글이네요.
다른 글들에 대해서는 장기 휴재 중이기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앞으로 시간이 날 때 틈틈이 써서 가져와보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괜찮으시다면, 손팅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년 2월 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