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오늘은 그리 좋은 날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중충한 날씨. 부러진 우산. 이윽고 창문에 하나둘 맺히기 시작한 물방울.
" 하아... "
한숨만 나왔다. 점점 더 세차게 내리는 비. 그래도 나에게 너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기에 너에게 온 문자를 보고 재빠르게 준비를 마친 후에 밖으로 나갔다. 그 작던 빗방울들은 어느새 바닥을 적셨고 내가 약속 장소에 가는 것을 힘들게 했다.
" 가야하는데 "
내 삶의 의미인,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그것에게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다가갈 때 이유 모를 불안함이 날 덮쳤다. 왜일까.
[ 2 ] 처음이라서,
겨우 카페에 도착하고 보이는 너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슬픈 일이 있던걸까, 내가 너의 고민을 짐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을까. 오만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가득 매웠다.
" 나 왔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좀 늦었다. 미안해 "
나의 사과에도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있었다. 얼 빠진 사람처럼, 한참을 그대로 앉아있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음료를 사왔다. 받아들고 드디어 떨어진 입술.
" 그만하자 "
정말 거짓말 같았다. 아니, 어쩌면 거짓말이길 빌었는지도 모른다. 너와 헤어진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고 내가 그 순간이 온다면 너를 놔줄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몰랐다. 하지만 막상 닥치니까 알겠다.
" 어째서야 "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유가 알고 싶었다. 들을 수만 있다면 죽을 수도 있을만큼, 하지만 너는 입을 떼지 않았다.
" 그래, 알았어. 하지만 후회는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
내 가슴에 이렇게 큰 못을 박아놓고 후회는 말았으면 좋겠어.
" 너도 그 이름으로 사는 이 인생이 처음이잖아.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은 할 수 있어.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그리고 끝맺음에서는 더욱, 잘못된 선택은 돌이킬 수 없어 "
차라리 보란듯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나 같은 거 없어도 넌 너무 잘 살았으면 좋겠다.
" 아프지 말고, 밥 잘 챙기고, 게임한다고 늦게 자지 말고, 알았지? "
" 네 연애 방식에 지쳤어. 아니 정확히는 질렸어 "
고개를 끄덕이고는 커플링을 빼서 책상위에 올려두고 가방을 챙겼다.
" 이유 말해줘서 고마워. 잘 지내 "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숨길 수 없었다. 머리로는 사랑하지 않는다 후회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해대도 마음만은 진실했으니까.
" ...비 "
우산은 쓰지 않았다. 차라리 내 눈물을 빗물이라고 생각해 줬으면 해서, 몇 번이고 울었지만 남들에게 그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항상 부끄러웠다.
" 사람은 누구나 울고, 슬픔이란 감정은 나쁜 게 아닌데 "
다들 자신의 슬픔을 부끄러워한다.
[ 3 ]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실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네 인생을 얼마나 차지할지. 네 인생이 80이라면 난 거기에서 10도 차지하지 못하겠지. 그래도 그 짧은 시간이라도 사랑을 주고 싶었다. 네가 없으면 못 살 것 처럼 굴면서 너라는 사람에게 사랑을 주고 싶었다.
" 하지만 그게 널 지치게 할 줄은 몰랐네 "
항상 그래왔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순간은 그 사람이 없으면 곧 죽을 듯이 굴었다. 연락이 끊기면 마음도 끊긴다.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그랬으니까. 내가 그 사람이니까.
" 사람은 참 이상해 "
지독한 외로움에 잠겨있다가 누군가 그 외로움을 호기심삼아 한 번 두드리면 그것을 사랑이라 착각하니까. 그래서 신중해야했다. 내가 널 진심으로 좋아하는 건지, 잠깐의 설렘인지.
그리고 내가 느낀 건 진심이었다. 그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확고해 질 때 그 감정을 사랑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 그래서 넌 어땠어? "
사랑이야? 설렘이야?
[ 4 ] 내가 사랑하는 방법
남들 다 하는 그런 게 아닌 나만의 사랑을 하고 싶었다.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한다면 그건 다른 사람의 사랑을 모방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누구나 해줄 수 있는 이야기 말고,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
오직 나라서 해줄 수 있는 일.
" 민윤기라서 박지민에게 해줄 수 있었던 일들 "
미련으로 가득 찬 끝이 아닌 서로를 이해한 결과로서의 이별.
남들 같다는 틀에서 벗어난 사랑.
눈물은 흘렸지만 붙잡지는 않는,
마지막은 결국 서로를 다 가진채 사랑에게서 멀어지는,
" 이게 내가 사랑하는 방법이야 "

여전히 아름다운 너
그날의 그때처럼 말없이
그냥 날 안아줘
지옥에서 내가 살아 남은 건
날 위했던 게 아닌 되려
너를 위한 거란 걸
안다면 주저 말고
제발 제 목숨을 구해 주세요
너 없이 헤쳐왔던 사막 위는 목말라
그러니 어서 빨리 날 잡아줘
너 없는 바다는 결국
사막과 같을 거란 걸 알아
방탄소년단 - Make it right
서로가 없는 바다는 결국 원래 자신들이 걸어오던 사막과 같은 것이란 것을 알면서도 서로를 이해한 결과로 메마른 사막을 걸어야 하는 벌이 내려졌네요. 글도 잘 안 써지는데 어떻게든 단편글을 쓰다보니 이해를 못 하시는 부분도 많으실 것 같아요. 댓글 달아주시면 착실하게 답글 달테니 궁금한 거 있으시면 고민 말고 물어주세요 :) ( 맞춤법이나 오타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다만 말투는 둥글게 해주세요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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