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연애 중

07: 어쩌다 연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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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연애 중


W. 띵동댕








“이제 다들 슬슬 정리하고. 너희들 생각에 시간 부족할 것 같으면 다음 시간까지 따로 조사 더 해와도 괜찮고.”





7교시가 슬슬 끝나가자 선생님이 주의를 끌기 위해 박수를 치며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이제야 숨통이 트였다. 바로 옆에 앉아있는 전정국 때문에 숨 쉬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전정국이 나에게 연락할 일이 생겨 연락을 하려고 한다면, 자칫하면 그때의 통화기록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도 있다. 그 최악의 일을 멈추기 위해선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기회다.


난 재빨리 선생님과 전정국의 눈치를 본 후 내 핸드폰의 전원을 껐다. 전정국에게 내 핸드폰의 배터리가 다 닳아 못 쓴다는 이유로 전정국의 핸드폰을 빌릴 생각이었다.





“어… 진짜 미안한데 정국아! 내 핸드폰 전원이 꺼져서… 급하게 연락할 데가 있는데 한 번만 빌려도 될까?”






왜 굳이 나일까, 라는 생각을 할 법도 한데 전정국은 생각 외로 순순히 핸드폰을 내주곤 다행히 시선을 다른 데로 옮겼다. 날 쳐다보고 있으면 어쩌지, 라는 걱정도 들었는데 정말 잘 된 일이었다. 통화기록과 내가 보냈던 사과 문자를 지우기만 하면 완벽하게 숨길 수 있을 것이다.





곁눈질로 전정국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가장 먼저 전화 앱으로 들어가 내 번호를 검색했다. 그러자 ‘3-4 김여주’로 저장된 연락처가 눈에 띄었다. 그렇게 메시지 화면을 터치해 내가 보냈던 사과 문자를 지우는 것에 성공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으니, 침착하게 통화 기록까지만 지우면 될 거다.





“이제 앞으로 핸드폰 내고, 인사하고 마치자.”





많고 많은 통화기록에서 날 찾아내 지우려던 순간, 선생님의 말이 내 앞길을 가로막았다. 선생님의 말을 들은 전정국은 본인의 핸드폰을 쳐다보며 어서 달라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여기… 잘 썼어, 덕분에.”





내 말에 전정국은 영상통화 때 보여줬던 그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내 핸드폰도 같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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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는 김에 내가 한 번에 다 낼게.”





이미지 관리를 하려는지 나를 포함한 모든 모둠원들의 핸드폰까지 모조리 가져가 교탁 위 핸드폰 가방에 내고 왔다.



마지막 교시라 어차피 다시 가져갈 핸드폰 뭐하러 다시 내냐는 수빈이의 구시렁거림을 들으며 책상을 도로 돌려두고 내 자리에 앉았다. 전정국의 핸드폰에서 통화기록은 지우지 못했지만 메시지라도 지워서 다행이다. 메시지면 몰라도 통화기록을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하는 사람은 드물 거다. 





“아~ 다행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방과 후 연습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올랐다.






그렇게 방과 후 연습을 속전속결로 끝낸 후 예원이와 수다를 떨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 안에 대체 누가 있을지 상상도 못한 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