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창작으로부터 나온 허위 사실임을 알립니다. *
오늘이구나!
싫고 싫은 월요일이었지만 오늘은 다른 날과는 다르게 교생선생님들이 오시는 날이었다. 신나게 거실로 나오니 부엌에서 아침밥을 차리고 있는 정한 오빠가 보였고 화들짝 놀란 나는 바닥에 자빠질 뻔하였다.
" 뭘 그렇게 놀라 ㅋㅋㅋ, 교생선생님들 오시는 날이라 아침에 늦게 가도 돼서. "
" 아~ 난 또, 오빠가 인간미를 내고서 늦잠을 주무신 줄 알았네. "
" 내가 너냐? 얼른 와서 밥이나 드시죠. "
" 네네~ "
의자에 앉아 밥을 크게 한입 넣었고 반찬과 이것저것을 입안에 한가득 넣고선 오물거렸다. 오랜만에 오빠와 함께 등교를 하는 거라 기분이 좋았고 애들도 다 함께 가니 매우 시끄러울 것이 예상되었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오니 현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정한 오빠가 보였다. 헐레벌떡 달려가 신발을 신고선 오빠에게 팔짱을 끼고 밖으로 나왔다.
애들은 하나같이 모두 아파트 단지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내가 오빠와 나오니 화들짝 놀랐다.
" 다들 윤여주랑 똑같다 ㅋㅋㅋ, 오늘 교생선생님들 오셔서 일찍 안 갔어. "
" 아... 형이랑 등교같이하는 게 얼마 만인지. "
" ... 안녕하세요. "
" 아, 여기 저번에 우리 반에 전학 온 민규, 김민규. "
버스 정류장으로 가면서 아직 초면인 정한 오빠에게 민규를 소개해 주었고 둘이 인사를 하니 어색함의 정적이 맴돌았다. 그나마 친한 순영이와 원우, 석민, 승관이 말을 하니 분위기가 풀어졌다.
학교에 도착하고 층이 다른 오빠와는 인사를 하였고 우리는 반으로 들어갔다. 애들은 이미 교생쌤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는지 자기들끼리 얘기를 하였고 나도 과연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 남자려나? 잘 생겼으면 좋겠.. 지 않았으면 좋겠네 하하. "
시바... 무서워....
아무 생각 없이 속마음이 입 밖으로 나와버렸고 나를 바라보는 10개의 눈동자에 자동으로 말을 바꾸며 입을 다물게 되었다. 그래도 속으로는 내심 기대가 되었고 이미 애들의 소문으로 의하면 우리 반에는 남자쌤이 들어온다고 하였다.
오예!
" 안녕하세요, 영어를 담당한 홍지수입니다. "
아니, 왜 저 사람이 여기 있지...?
이것은 마치 데자뷰? 민규를 전학생으로 다시 봤을 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인사를 하다가 나를 발견하고선 싱긋 웃었고 웃는 모습은 처음 보는데 개 잘생겼다...
" 윤여주. "
" 어... "
" .. 빠졌네, 빠졌어. "
옆에서 원우가 뭐라고 하던 저 미소에 그만 빠질 것 같았고 반에 있는 여자애들도 다들 잘생겼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 경쟁자 많은 거 질색인데,
조례가 금방 끝나고 담임쌤은 교생쌤에게 모든 걸 맡기고선 반을 나가셨다. 담임쌤이 나가자마자 여자애들은 모두들 교탁 앞으로 나갔고 나는 한발 늦었다고 생각해 그냥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 얘들아~ 우리 자습 시간이니까 조용히 할까? "
" 네! "
교생쌤은 생각보다 애들을 잘 지도하셨고 반은 한순간 조용해졌다. 고개를 들어 쌤을 보니 뭔가를 열심히 적고 계셨고 나는 원우가 푸는 문제집을 구경하고 있었다.
교생쌤은 분단과 분단 사이를 지나다니셨고 내 옆을 지나갈 때 잠시 멈칫하더니 내 책상에 메모지 한 장을 놓고 다시 유유히 걸어가셨다. 나는 뭔가 하고 메모지를 열어보니 살짝 날려 쓴 글씨체로 적혀있었다.
' 여기 학교 학생인지 몰랐네요. 앞으로 한 달 동안 잘 지내봐요!
ps. 그땐 정말 진심이었는데 학생 신분이면 나 좀 곤란한데...? '
나는 마지막 문장과 밑에 그림으로 살짝 그려 넣은 쇠고랑에 웃음이 터져 나왔고 가까스로 손으로 입을 가려 소리는 나지 않았다. 교생쌤 쪽을 쳐다보니 나를 보고 있었던 것인지 눈이 마주쳤고 둘 다 동시에 웃음을 지었다.
" 뭐 하냐? "
" 어? 아, 아니야. 왜? "
" .. 내일 한문 발표 수행하니까 준비하라고. "
" 내일이야?! "
" 잊었을까 봐 하루 전에 알려주는데도... "
그때 순영이가 뒤를 돌았고 혼자서 웃고 있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수행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나는 당황하였고 얼른 서랍을 더듬거리며 한문 책을 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애들 덕분에 수행평가 준비는 빠르게 마칠 수 있었다.
" 아, 다음 영어네... "
" 헉, 교생쌤이 수업 하나?! "
" 온 지 하루 만에 수업하겠냐? "
" 아.. 맞네... "
점심시간만을 기다리다가 어느새 4교시인 영어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교생쌤이 수업을 하나 내심 기대하였지만 원우의 단호한 말에 입이 저절로 다물어졌다.
다른 교과에도 교생쌤들이 들어왔지만 수행평가를 준비한다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종이 울리고 영어 교과 선생님이 들어왔다. 조금의 사담을 얘기하다가 곧바로 교과서를 피며 진도를 나갔고 뒷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영어 담당 교생쌤들이 들어왔다. 지수 쌤뿐만이 아니라 다른 쌤들도 계셨고 지수 쌤은 내 뒤에 있는 스탠딩 책상에 섰다.
원래 같았으면 수업 시간에 잤을 텐데 교생쌤들이 계시니 눈이 감겨도 저절로 뜨게 되었다. 더군다나 지수쌤이 내 바로 뒤에 있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바짝 들었다. 수업 시간이 되어도 자지 않고 수업을 듣는 내가 신기한 건지 원우는 나를 의외란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 내가 꿈을 꾸나... "
" ... 뭐래, 닥쳐. "
나는 혼잣말을 하는 원우의 팔을 내 팔로 툭 치며 칠판을 빤히 바라보았다. 영어로 적혀있는 문장이 뭔 말인지 이해가 도무지 가지 않았고 턱을 괴며 괜히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교생쌤들이 오신 지도 일주일이 지났고 점점 교생쌤들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다른 쌤들이 수업을 하는 걸 들으면 잠이 오고 지루하기 마련이었는데 오늘은 눈이 팍 떠지는 날이었다.
"이러한 선호는 모든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 영어 발음도 어쩜 저렇게 좋고 목소리도 좋을까...
지수쌤이 하는 수업을 열심히 귀담아듣고 있으니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그렇게 끝나기 싫던 수업이 끝이 났고 나는 괜히 교과서를 들고서 반을 나가려던 쌤을 붙잡고 듣지도 않았던 수업에 질문을 하였다.
" 쌤! 이 부분 어떻게 해석해요? "
" 아 이건~··. "
물론 설명은 대충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지만 알아들은 척을 하며 약간의 농담과 사적인 얘기도 한 다음 반으로 즐겁게 들어왔다.
" 좋냐? "
" 좋아 보인다? "
" ... 뭐야, 이것들이 왜 이래. "
" 아주 그냥 교생쌤이랑 연애까지 하시겠어요? "
" 야! 그건 안되지! "
" 아씨, 깜짝이야... "
자리로 룰루랄라 뛰어가니 애들은 나에게 억지 미소를 지으며 좋냐고 물었고 나는 그들을 피하며 자리에 앉았다. 보지도 않는 책을 덮으며 흥얼거리자 마지막 승관이의 말에 민규는 발끈을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 너 때문에 밥도 늦게 먹네, 얼른 가자. "
" 치- 알겠네요. "
나는 석민이의 말에 입을 삐쭉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들의 눈에 보였던 지수와 여주의 모습.
" 이건 in부터 buildings까지 괄호 쳐서 해석해야 해. "
" 아~ 역시 지수쌤이 짱이다! "
" ㅎㅎ 나 짱이야? "
" 네! 당연하죠 ㅜㅜ, 저 진짜 쌤밖에 없어요.. "
" 나도 여주밖에 없는데? "
말 그대로 꽁냥질이라고 하자.
물론 여주는 지수를 팬심으로, 말 그대로 덕질처럼 좋아하였지만 그들은 그런 것 따윈 몰랐고 그저 못마땅하게 쳐다보았다.
원우 " 저저, 웃는 것 봐. "
민규 " 윤여주 저렇게 웃는 거 나 처음 봐. "
석민 " 좋단다... "
승관 " 윤여주 찐이다 진짜. "
순영 " ... 어디서 봤나 했더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