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지하철남

3. 3호선 지하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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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지하철남

w.세렌디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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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_너를 이루는 모든 언어는 이미 낙원에]

*배경음악: BTS의 '파라다이스'
(노래가 짧으니 1시간 반복으로 듣는걸 추천합니다)















*(태형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우울하던 정국이를 뒤로 회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근데 녀석 아까 좀 이상했단 말이지. 갑자기 형하고 나를 부르더니 그 이후로 표정이 쭉 별로였다. 뭐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그랬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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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

나는 꽤 큰 건설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무대공간 부서의 팀장이라는
높은 직급에 올라있는 떠오르는 엘리트였다. 보통 차장에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사람들이 있는데 20대 중반인 나는 다른
차장들에게 동경과 시기를 동시에 받을 수밖에 없었다.








"김 팀장님 안녕하세요- 오늘 좀 늦으셨네요"



"아, 전대리랑 얘기 좀 하고 와서요"



"전대리님이요? 전 대리님 반차 내셨다는데 무슨 일 있으신가 봐요."



"있긴 있지... 우리 사담 그만하고 박사원도 얼른 일합시다"



"넵-!"







안정적이고 서열이 딱딱 맞는 체계적인 이 분위기. 태형에겐 잘 맞았던 걸까. 어린 나이임에도 잘 적응하고 리더십 있게 팀을 잘 끌어나갔다. 





똑똑똑-






"김 팀장-"



"네 부장님?"



"전달할 소식이 있어. 우리 팀 다 같이 들어."








부장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갑자기 들어오시더니 우리에게 꽤 큰
소식을 전해주셨다. 정확히는 베어 디자인 회사 무대 디자인 부를
인수했다나 뭐라나.







"우리 옆에 베어 디자인 회사 있지, 그 회사 팀이랑 우리 회사랑
병합한대,"



"아마 우리 팀이 무대 도안 짜면 그쪽 무대 디자인 팀이 세세한 
디자인을 봐줄 것 같아"



"업무 처리는 팩스나 메일로 주고받으면 돼"



"자 그럼 오늘부터 그쪽이랑 일 시작한다"








갑자기-? 뭐 전문 디자인팀 있으면 우리나 그쪽이나 둘 다 득이긴
한데 내 퇴근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는 게 문제다. 팀장이기 때문에
부서를 총괄하는 나로서는 그렇게 희소식은 아니었지.


























알고 보니 희소식이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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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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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베어 디자인 회사의 첫 출근이다. 미술을 좋아했던 나는
어딜 가나 미술이 적성이라는 말을 듣고 자라왔는데 회사에서
이리저리 치이면서 욕먹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첫 출근하는 김인턴이라고 합니다"



"어 그래, 인턴. 오늘부터 업무 방식이 건너편 건축회사랑 메일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바뀌었는데, 한번 잘 적응해봐"



"넵-"







헐 이게 무슨. 우리 회사 내에서 하는 게 아니라 다른 회사까지 보낸다고..? 실수하면 일이 커질 것 같다는 생각에 정신을 빠짝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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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턴, 건축회사한테 메일 아이디랑 뭐를 어느 아이디로 보내면
될지 물어봐 줘. 여기 이 이메일 그쪽 팀장 거야."






잘생겼다고 소문이 자자한 우리 부서 팀장님이 나에게 이메일이 적힌 포스트잇을 건네며 오늘의 첫 업무가 시작되었다.






"네 팀장님"







근데... 메일 형식이... 






[안녕하세요 베어 디자인 회사입니다. 혹시 어느 이메일로 어떤 것을 드리면 될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렇게 하는 거 맞나? 좀 회사치고는 두루뭉술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게 아니면 뭐지 답답한 마음에 아무거나 두들겼다.



[나 오늘 첫날인데... 하..ㅠ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이렇게 써 놓고 위에 형식을 계속 바꾸고 있는데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더니...





"김인턴- 뭐가 오래 걸리나. 그냥 물어보기만 하면 돼"






갑자기 뒤에 등장하는 대리님 때문에 아래 썼던 거 바로 다 까먹고
그냥 바로 전송을 해버렸다.






"ㅇ, 아.. 아 네 대리님- 이제 막 보냈습니다."



"그래- 답장 오면 내 메일로 보내줘"








커피 좀 타오고. 대리의 말을 끝으로 탕비실로 향해 갔다. 그냥 그러고 돌아오지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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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형 시점)*


내 화면 하단에 작은 팝업이 떴다. 메일이 온 걸 보니 이제 그쪽도
막 시작하는군. 새롭게 일하니까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 했는데, 이게 뭐지...?





[안녕하세요 베어 디자인 회사입니다. 혹시 어느 이메일로 어떤 것을 드리면 될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밑에 이어지는 말 ..

[나 오늘 첫날인데... 하..ㅠ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


"뭐야 일처리 왜 이래"







호랑이 팀장. 이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회사에서만큼은 엄격한
편이였다. 그런 나에게 이런 메일을 보내는 건 큰 실수한 거지.





그쪽 팀장에게 메일로 직원들 업무 똑바로 시키라고 한소리 좀
해야겠네.


































*( 다시 여주네 회사 )*




"커피요-"


"김인턴, 잠시만 여기로 와볼래?"






어, 어- 뭐지 나 뭐 잘못했나. 갑자기 오싹하게 ㅠㅠ






"혹시 보낼 때 뭐 이상한 거 보냈나?"
"저쪽 팀장이 직원들 업무 좀 똑바로 시키라고 하길래."



"아.. (하 미친...)"







그냥 속으로 말한다는 걸 괜히 방정맞게 그걸 또 쳐서 일을 만들었다. 그렇게 조심하자고 다짐했건만 입사한지 1시간 만에 깨버렸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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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아직 인턴이니까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도 인턴이였을 땐 사고 많이 쳤지. 앞으로는 조심히 하자."



"네엡.."






우리 팀장님 짱짱ㅠ 얼굴만큼이나 성품도 좋으시다. 지금 내 눈엔
우리 팀장님 등에 날개가 달려있는데








"다들 잘 들어 그쪽 팀장이 좀 냉철하고 칼 같은 성격이래, 다들 그 점 유의해서 최대한 실수 없이 하자"



네-







그쪽 팀장은 악마인가 보다...
























자리에 돌아와 일을 수습하기 위해 팀장에게 메일을 보내기로 했다.





[팀장님 오늘 첫 출근하는 김인턴이라고 합니다. 아까 제가 보낸 메일을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ㅠ 앞으로는 더 신중하게 
보내겠습니다 ㅠㅡㅠ]





뭔가 마침표만 찍으면 형식적이여 보일까 봐 문자 이모티콘도 살짝
넣었는데 너무 방정맞나. 근데 이렇게 내 진심이 전달될 것 같아, 그냥 이렇게 보냈다.





띠링-

메일이 왔다.




[네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우리 팀 이메일 목록 드리겠습니다. ₩/@&&¥$@""- 각각 여기로 보내 주세요]





뭐야- 그렇게 하도록 하세요? 이게 끝? 진짜 팀장 악마 맞네 맞아 
칼 같다더니 진짜 이렇게 칼 같을 거라곤 생각 못 했지. 어떻게 사람 성의를 이렇게 짓밟을 수 있는 거냐고





"(우리 천사 팀장한테나 보내드려야지. 흥이다, 이 아저씨가)"






당연히 36~43 이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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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신사동에서 멈춘 지하철에 여주는 재빨리 탔다.





삑삑삑-


열차가 닫히는 신호음이 들려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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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헉-"






문이 닫히기 직전에 어떤 남자가 들어왔다.






"(어, 그 반지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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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목도리 잃어버린-!)"




"저기.."



"저기요"






이번엔 꼭 주겠다는 다짐을 한 둘의 음성이 겹쳤다.






"(이 여자도 할 말 있나, 혹시 번호?)"



"(뭐야 이 남자가 날 어떻게 알지)"






반지를 잃어버린지도 모르는 태형과 목도리가 버려졌을 거라 생각한 여주, 서로에겐 의아한 상황이었다.






"아 먼저 말씀하세요"



"아, 그 여기 그쪽 반지요"






손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서 그 남자에게 줬고 그는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곧이어 아- 하고 짧은 탄식을 뱉으며 자신의 것이 맞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저도 드릴 게 있어요."



"어?"





이번엔 그 남자가 자신의 목에 걸쳐진 목도리를 나에게 주며 내
것인 것 같다며 전해 주었다.






"저번에 드리려고 했는데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보여서요"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이걸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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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이요? 그쪽도 반지 주셨잖아요. 쌤쌤이죠ㅎ"







대화가 끝날 기미가 보인다. 태형은 이 여자에게 궁금한 게 많아서
대화를 이어나가고자 호구조사(?) 아닌 호구조사를 시작했다.






"저기.. 저번에 보니까 우리 같은 동네에 사는 것 같은데.."



"어, 맞아요. 저 그쪽 SRT 기다리면서 봤어요!"



"김태형이에요, 그쪽은..?"



"여주요, 김여주"



"여주..."







잠시 생각에 빠진 듯 그녀의 이름을 반복하였다. 이름도 예쁘네- 태형은 이미 여주에게 빠진 뒤였다.







"태형 씨, 혹시 태형 씨도 신사동에서 일하세요?"



"아, 네- 회사가 신사동에 있어요"






오 저도요-! 해맑게 웃어 보이며 태형에게 자신이 오늘 첫 출근하는
날인데 원래 회사 사람들이 이렇게 까다롭냐며 투정을 내놓았다.






"우리 회사 팀장이 두 분 계시는데, 한 분은 지인짜 천사 같으시고, 한 분은 악마 같더라니까요-"



"원래 회사가 그런 거죠. 이렇게 상사 없을 많이 욕하는 게 제일 재미있을 거예요"



"맞아요, 팀장님 사람 정을 무시하는 악마에요,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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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얘기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태형. 그저 상사에 대한 욕을
늘어놓는 사회 초년생 여주가 귀엽다는 듯 살짝 웃어 보였다.





















































































수서역 지하철에서 내려 같은 SRT를 탔다. 짠 것처럼 둘은 같은
칸을 탔고 태형과 여주는 대각선의 좌석에 위치해 앉아 있었다. 첫
출근이었던 여주는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피곤해서 그런지 눈이 
감겨왔다.


"태형씨 저 좀 잘게요. 도착하면 깨워주세요."



"그래요 좀 자요"







"여주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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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




입모양으로 다정하게 말해준 태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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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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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일이죠... 
이 글 올리고 처음으로 받은 알림이라 확인 했는데..
작가님 저 울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