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소년, 인어이야기. [BL/찬백]

30.

바다는 순식간에 잠잠해지고, 하늘도 맑게 갰어. 

둘은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눈을 떴어. 

먼저 일어난 것은 백현이었어. 

이상하리만치 고요한 바다밑에서 거대한 요동이 느껴졌지. 

발 밑의 요동을 잠재우려 해도, 그게 되지 않았어. 

신성력이 닳고있고, 인어를 품은 바다의 울부짖음인 것을. 

백현은 가만히 찬열의 곁에 앉았어. 

잠시 찬열에게 말해 저 멀리 육지로 나가자 말하려했지.

얼마남지 않은 재앙, 그 폭풍전야인 것을 모른채. 

곧 찬열이 깨어나고, 찬열은 그 품에 백현을 가득 끌어안았어. 

아무것도 묻지 않았어. 

그저 이순간을 놓치기 싫어서. 

그 광기의 바다의 한가운데에 백현이 있었다는 것도 아무상관 없었어. 

쿵쿵대는 심장박동이, 찬열이 얼마나 놀랐는지를 말해줬어. 

그런 찬열의 등을 천천히 쓸며 백현은 뒷목에 쉴새 없이 촉촉 입맞춰줬지. 

사실 백현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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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소년, 인어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