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소년, 인어이야기. [BL/찬백]

33.

백현 - under water 

늦은 밤, 찬열이 잠들고 백현은 찬열의 얼굴을 한참동안 눈에 담았어. 

"너를 보면 아직도 이렇게 따듯한데. 세상이 멈추고, 너와 나만 있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너를 두고 어떻게 떠나.. 내가 어떻게 떠나.. 이렇게 좋은데.. 제발 울지마. 나는, 나는 네가 아니면 안되는데. 너는 나여서는 안돼. 어쩌다.. 어쩌다가 나를 보게됬니. 내가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결국 백현이 조용한 울음을 토해냈어.

"찬열아, 어쩜좋아. 너를 만나기 전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지가 않아. 너 없는 삶을 생각하고 싶지가 않아. 우리 기억의 단 한조각도 놓치기가 싫어서. 그래서 내가 가는거야 찬열아. 나 용서하지 마. 평생 나 미워해도 괜찮아. 그리움이 짙어지지 않게 해줄게. 꼭 그렇게 해줄게. 내 흔적도, 너의 원망도, 우리 사랑도. 모두 내가 끌어안고 사라질게. 사랑해, 사랑해."

인어는 천천히 일어나 집 곳곳을 돌아다니며 제 흔적을 지웠어. 

선물로 줬던 산호펜, 제가 흘린 수정, 찬열에게 선물받은 조개팔찌. 모든걸.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년이 썼던 일기까지도. 

인어를 담은 일기를 찢고, 소중히 접어 품었어. 

그 밑에 마지막을 남겼지. 

'사랑했던 모든게, 그대에겐 독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떠나요.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되요. 내가 모든걸 끌어안고 갈게요. 너와 내가 찢어진 뒤에도,

내곁에 없어도 넌 내 안에 있어.

사랑해요.

인어로부터.
사랑하는 나의 귀여운 초콜릿 나비야.

photophoto





- 여름소년, 인어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