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실종

03 틀어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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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틀어진 여름

여름실종















여름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신발도 제대로 벗지 않고 방으로 후다닥 도망치듯 들어왔다. 가방을 바닥에 던지고, 침대에 그대로 다이빙하듯 누웠다. 여름은 다시 몸을 뒤집어 천장을 보았다.


" 나 너한테 관심있어..! " 


...


꺄아악 - ! 


" 아,, 진짜아.. 최여름 모해애.. " 

왜 하필이면 그때 입에서 나온게 그 말일까? 여름이 남자를 거부해서 그런지 자신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거에 대해서부터 의문을 가졌다.

" 왜.. 왜그랬던거야아.. " 

여름은 얼굴을 베개에 파묻었다. 여름은 그런 습관이있다. 부끄러우면 항상 얼굴을 파묻어야만 했다. 숨어야 괜찮아지니까, 자기 얼굴을 보여주기 싫으니까.


원래는 이런 계획은 아니었다.

그저 아른을 운학과 이어줄려고 운학과 얘기를 한 것이었고, 정작 여름은 운학에게 아무 관심도 없다. 

.. " 최여름. 혼자 오바 떨지마. " 

챱챱. - 

여름은 벌떡 일어서며 자신의 뺨을 한 번 두들겨줬다. 그래도 현실이 아닌 것만 같아서 곧바로 거실로 나가 물을 마셔줬다.


거실로 나가자마자 보인 것은 가족사진. 



아, 가족사진을 봐서 그런지 뭐가 생각이 나는ㄷ, - ..





띠리릭 - 













" 명 - 재 - 현 ~ " 

아른은 명재현의 반에 갔다. 명재현은 당연하듯 친구들과 얘기하며 여자애들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아른은 혼자였다. 오늘은 여름이 학교에 오지 않았다. 

" 어? 백아른? 최여름은 어따두고 왔냐 ㅋㅋ " 

" 아, 그게에.. " 

" 오늘 안왔어? " 

" 으응.. 생각해보니까 이제 여름이잖아 " 

" 아, 그럼 오셨을려나 " 

" 그렇겠지. 근데 요즘은 안오셨잖아! " 

명재현이 아른과 진지하게 얘기를 하자 명재현네 반 애들은 명재현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명재현도 그 시선을 느낀건지 아른을 밖으로 끌고나갔다.




" 음.. 무슨 일 있으신건가? " 

" 야! 무슨 일이 있다고 해도, 이제 그놈은 오면 안 돼! " 

" 그건 원래부터 오면 안됐던거고;; " 


명재현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내렸다.

그러고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내일은 올려나.. " 




...



" 그러게.. " 



그리고 그때, 수근수근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뭐야? " 

" 모르겠는데? " 


띠디딩 띠디디디딩 띠 디딩 또 또로 딍. 

종소리가 울렸고, 명재현은 눈이 땡그래지며 미안! 먼저 갈게! 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아른은 그런 명재현을 보고 손을 흔들어주고 자신의 반에 들어갔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


" 선생님, 제가 갈게요. " 


어,어.. 그래.. 그래, 선생님도 당황할만 하셨다. 우리 반 담임쌤은 이번 년도가 처음이시니까. 여름이 저 꼴로 왔다는 거에 대해서 이상하게 보고, 아이들도 다 모르니까 이런 반응이지.

아른은 여름의 어깨를 잡고 보건실로 향했다.



여름은 보건실을 가는 동안 아무말도 못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른이 먼저 입을 열어 말을 걸었다.


" 오신거야? " 

" 응 ㅋㅋ 좀 웃기지? 음.. 그니ㄲ - , " 

휙 - 

...

" 아.. " 


아른이 여름의 모자와 마스크를 동시에 확 벗겼다. 


그 순간 공기가 싸해졌다.

복도가 이렇게 추웠었나? 머릿속으로 되세기고 또 되세기는 그때, 아른이 아무 말 없이 여름의 손목을 잡고 보건실로 들어간다.


" 앉아. 쌤 없으니까 내가 연고 발라줄게 " 

아른의 분위기는 원래보다 한 층 보다 더, 두 층, 세 층 ··· 더 내려가있었다. 아른이 이러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적응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번엔 여름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아른아 " 

" 나 좀 웃기지? ㅋㅋ " 

아른은 대답하지 않고 면봉에다가 연고를 짰다.

스윽 스윽 . 

" 아, 아.. 아프다 - , " 

" 최여름. " 

" 또 오신거야? " 

...

" 아니야 " 

" 거짓말. " 

여름이 고개를 숙이자 연고를 바르던 손도 멈췄다.

" 고개 들어 " 

" .. 이번엔 진짜 아닌데.. " 

여름은 이 분위기를 풀어볼려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아른은 정말 진지했다.

" 여름아.. " 

후 - 아름이 한숨을 쉬었다.

" 여름만 되면 그렇잖아. "

그 말에 여름의 숨이 턱 막혔다.

" 그만해. " 

" 그리고.. 올해도 돌아오신ㄱ, - " 

" 나가. " 




" 미안한데, 나가줘. " 



아른은 그 말을 듣고 굳어버리고, 여름은 고개를 다시 숙이고 계속 고개를 올리지 않았다. 올릴 수가 없었다. 지금 너의 표정은 어떨까? 슬픈 표정? 화난 표정? 기쁜 표정? 뭐든간에 나의 상관은 아니다.

아른은 앞에 굳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여름의 맞은 편에 앉아있다.

그러자 여름은 아른의 손목을 붙잡으며 말했다.

" 제발 좀 나가달라고 아른아.. " 

흐.. 흐으... 


흐느끼는 소리가 보건실에 울려퍼졌다.


" 나,가아.. 제에,발.. 흡.. " 


그제서야 아른은 일어났다. 일어나서 손에 쥔 면봉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는 나갔다.



드르륵 ...


쾅 - !










' 우리 돌아갈 순 있어? '





우리 이제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