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아!!!!”
수빈은 비명을 지르며 물로 뛰어들었다.
물살은 무거웠고, 빗물은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그의 눈엔 연준이 사라진 자리만 보였다.
“방금… 바로 여기였는데…!”
그는 미친 듯이 손으로 물을 헤쳤다.
그 자리에 발을 딛고, 허리를 굽혀 바닥을 확인했다.
그리고—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허리밖에 안 돼…?”
연준이 빠진 그 자리.
그는 확실히 소리 지르며 이곳에서 가라앉았다.
그런데 수심은… 고작 허리 높이.
“…말도 안 돼… ㅂ...분명히 봤는데…”
그의 몸에 소름이 돋았다.
어디선가 기이한 기운이 몸을 타고 올라오는 듯한… 서늘함.
저 멀리, 물 위에 무언가가 떠다녔다.
그건—작약이었다.
시든 줄기와 붉은 꽃잎 하나.
마치 무언가가 메시지를 남긴 것처럼.
“……?”
수빈은 조용히, 조심스럽게 그쪽으로 걸어갔다.
물은 차가웠고, 비는 거칠게 내렸지만
그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같은 시각.
“캑—! 크헠...…”
연준은 숨을 헐떡이며 몸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졌다.
뭔가 달랐다.
깜깜했다.
빛도 없고, 바닥도 없고, 감각도 없었다.
“…여기가… 어디지…”
그는 눈을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깊고 묵직한 어둠만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연준아…”
그 목소리.
다시 들려왔다.
“…설아…?”
그 순간, 어둠 속에 작은 형상이 피어올랐다.
희미하게 떠오른 얼굴.
익숙한 이목구비.
그리고… 미소.
“설아…”
하지만—그의 가슴엔 다른 목소리가 떠올랐다.
‘크킄… 덕분에… 네 몸… 잘 가질게?’
연준은 정신을 차리려 고개를 저었다.
“… 너… 설아 아니지?”
그 형상은 멈칫하더니, 다시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
“왜 그렇게 말해… 나 맞아....
니가 사랑하는 아내잖아, 그치…?”
“….”
“지금도… 사랑하지?
한 번만 말해줘. 나, 듣고 싶어.”
그녀의 눈동자는 너무 선명했다.
그리고 너무… 검었다.
연준은 한 발치 뒤로 물러났다.
“…뭔가 이상해… 너… 진짜 설아 맞아?”
그 순간, 조용히 누군가의 손이 그의 손을 잡았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온기.
"....!!!!"
그 손은 조심스럽게, 그의 손바닥 위에
무언가를 쓰듯 움직였다.
촉감.
손가락 하나하나가 움직이며
마치 글씨를 새기듯…
손바닥 위에 남겨진 글자 하나—
느껴지는 그 글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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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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