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녀로 살아남기
회식이 끝난후 회사원들을 집으로 돌려 보낸뒤 마지막으로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고요한 찻길을 달리던 도중 한 트럭이 달려와 내 차를 박았다. 한적했던 도로는 클락션 소리와 함께 두 차가 부딪히는 소리로 채워졌고 내 차는 그대로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되었다. 떨어지는 순간 가해지는 충격은 엄청났다. 차 유리는 깨져 나의 살들을 파고들었고 나무와 돌은 차와 나의 머리를 가하였다. 차가 다 떨어졌을땐 귓가에 이명밖에 들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의 차와 부딪혔던 트럭이 떨어졌고, 간신히 붙잡고 있던 정신을 놓쳐버렸다.
"썅... 이제 인생 피나 했더니.. 개같네.. 남자도 못 만나 봤는데..."

눈을 떴을땐 코를 찌르는 약품냄새와 흰천장이 보였다. '뭐야... 산건가? 꽤 세게 굴렀던것 같은데... 심지어 큰 트럭이...' 주위를 둘러보려 아픈몸을 이끌어 일어나니 갈비뼈 쪽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주변과 나의 상황이 너무 궁금하였기에 무시하고 신발을 신으려 땅에 발을 디뎠다. 발이 땅에 닿고 일어서려는 순간 다리에 힘이 플려 넘이지게 되었고, 그 바람에 옆에 있던 의자도 같이 넘어져 큰 소리를 내었다. 누군가 그 큰소리를 들었는지 내 병실 안으로 들어왔고, 나를 일으켜 침대에 다시 눕혀주었다.
"소연아 괜찮아? 일어나면 말하지 그랬어"
"어 전 괜찮은데 당신은 누구..."

"
"
"소연아 나 기억 안..나?"
"죄송한데 전 그쪽이 찾는 소연인가 그 사람도 아니구요. 그쪽은 오늘 처음봐요."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
그 말을 끝으로 그 남자는 병실을 나가더니 의사를 데려왔다. 의사는 나를 확인하더니 안타깝다는 얼굴을 하고선 기억상실증이라 하였다. '기억 상실증? 기억 상실증 이라기엔 사고난것부터 나고나기 전 상황까지 너무나도 또렷하게 기억나는데?' 내가 혼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때 그 옆에 있던 남자는 세상을 잃은듯한 표정을 하였고, 의사는 일주일 더 입원했다가 가라고 하였다. 방금 세상을 잃은듯한 표정을 한 남자는 표정을 풀고 나에게 다가왔다.

"소연아. 일단 천천히 말해줄테니깐 들어. 나는 김태형이야. 너의 친구고 너는 학교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어. 그래서 기억 상실증이 걸린거고. 일주일동안 너에 대해서 하나씩 알려줄거야. 알았지?"
"ㅇ..응.. 고마워"
나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갔다. 아니 학교 계단에서 굴렀다니?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리고 김태형? 나는 이런 친구를 둔적이 없단 말이다... 하지만... 김태형이라는 아이의 표정을 보니 무슨 말이라도 해야 저 표정을 풀것 같았기에 일단 대답을 하였는데... 김태형..? 어디서 많이 들어 봤는데.. 김태형... 태형...
"태태??!!!"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아 미안미안.."

"그나저나 태태? 그거 내 별명인데.. 뭔가 기억 난거야?"
"아니... 그냥 갑자기 떠오르는 단어가 태태였어"
"아... 난 또 기대했잖아..."
일단 대충 얼버무리니 믿는 눈치였고 티나지 않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단 김태형은 First love에 나오는 남주 이름이다. 고등학교때 즐겨 봤던 소설이라 제본도 있다. 그래서 왠만한 내용들은 다 꿰뚫고 있다. 그래서 김태형이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태태가 생각 났던것이고.

First love소설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김여주라는 여학생과 김태형이라는 한 남학생이 새학기 첫날에 만나게 된다. 그 김태형은 김여주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김여주 또한 설렘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일주일도 안가 다른 6명의 서브남주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김태형은 김여주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 그때 김태형과 같이 다니는 학생이 김소연이다. 김소연은 김태형으론 모자르다며 서브남주들을 꼬시게 되었고, 마음대로 되지 않아 김여주를 괴롭히다 남주와 서브남주들에게 걸려 강제 전학을 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김여주와 김태형은 접촉을 하게 되고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지금 이 상황을 짐작해 보자면 김태형이 내 이름을 김소연이라 부르는걸로 봐선 나는 김소연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김소연에 빙의를 했다. 그리고 김태형이 병문안을 왔다는건 서브남주들이 등장했고, 나와 김태형은 친한 사이인 것이다. 이제 그 다음으로 올 중요한 장면은 아마 김소연 즉, 내가 서브남주들을 꼬시는 장면일 것이다. 내가 현실에서 남친이 없듯 남자를 못 꼬셔 이 장면을 하지말고 착하게 살아볼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소설대로 해서 강제전학을 간다면 더 빠르게 현실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 장면을 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김소연의 남주들 꼬시기'가 시작되었다.
사담
안녕하세요 여진입니다. 이번에 제가 First love 이후 두번째로 한번 글을 써 보았는데 오랜만에 써서 그런지 많이 어색해요. 그래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한 줄거리와 함께 TMI를 말씀 드리자면 중간에 First love 라는 소설이 나와요. 이 소설은 제 글의 제목과 내용을 적어 본 것인데요. 그 안에는 김소연이라는 악녀가 있어요. 지금 우리의 주인공은 그 김소연의 몸에 빙의하게 된 것이죠. 다만 소설의 첫 부분이 아닌 서브남주들이 나오는 중간부분 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보면 악녀로 살아남기와 first love의 스토리가 연관이 있는데요. 그 점을 비교하면서 보시는것도 재밌을것 같습니다.
즐겁게 보셨다면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