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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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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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아침 ]







— 아가씨 아직 준비 중이세요?


— 아뇨. 아직 주무세요.


— 아직도요? 또 늦잠이네요.


— 저기···! 제가 깨울게요.


—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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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회사 갈 시간이에요.


— 나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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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어있으셨어요? 밤새··· 우신 거예요? 눈이 많이 부었어요. 냉팩··· 가져다드릴까요?


— 무슨 병 주고 약 줘요?


— 태형 비서님 아래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 알겠으니까 나가보세요. 얼굴 보기 싫으니까.


— ······.







오빠는 그대로 말없이 나갔다. 아침부터 또다시 흐르는 눈물을 얼른 닦아내고 참으며 준비를 마쳤다. 눈 부기를 어떻게든 뺀다고 지압도 하고 했는데 역시나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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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또 늦잠 자셨··· 아가씨 우셨어요?


— 여주 너 울었니?


— 아니에요, 그런 거. 엄마 다녀올게요.


— 그래, 잘 다녀와라.


— 다녀오세요, 아가···.


— 아가씨 오늘 이상하시네요. 그럼 다녀올게요. 







나는 석진 오빠가 인사를 다 하기도 전에 집을 나왔다. 얼굴도 안 본 채 말이다. 그냥 다 속상해서 얼굴을 보기도 힘들었다. 태형 오빠가 달려와서 차 문을 열어주려고 하기도 전에 차에 탔다.







— 아가씨, 뭐 속상한 일 있는 거예요?


— 미안한데 안 물어봐 주면 안 돼요?


— 아··· 알겠어요. 다른 얘기 할까요?


— 오늘은 그냥 조용히 가고 싶어요. 일정은 가서 들어도 되죠?


— 그래요, 출발할게요.







태형 오빠는 그렇게 조용히 운전만 했다. 신호가 바뀌었을 때마다 백미러로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더 이상 말은 걸지 않았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솔직하게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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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 씨, 인쇄물 잘못 나왔어요.


— 아, 죄송합니다. 다시 해갈게요.


— 여주 씨, 여기 오타가 좀 많은데.


— 죄송합니다. 다시 할게요.


— 무슨 일 있어요? 오늘따라 이상하네.


— 아닙니다. 잠시 딴생각하느라···. 죄송합니다, 빨리할게요.







실수해도 이렇게까지 한 번에 실수를 많이 한 적은 처음이다. 잘못 나온 인쇄물부터 오타까지 내가 봐도 심각했다. 다시 집중해서 얼른 끝내고 다들 점심 먹으러 간 사이 나는 옥상으로 향했다.







— 하···.


— 아가씨, 왜 여기 계세요.


—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 직원분들이 알려주셨어요. 아가씨 여기로 오는 거 봤다고.


— 얼굴이 알려지니까 이게 문제네요···.


— 아직도 혼자 있고 싶으신 거 아는데 밥은 먹어야죠. 급한 대로 샌드위치라도 사 왔어요. 여기, 드세요.


— 나 오늘 오빠가 봐도 많이 이상해요?


— 어··· 네. 많이 힘들어 보여요. 마치 고백했다가 차인 사람처럼. 세상을 다 잃은 거 같은···.


— 네?!


— 왜 그렇게 놀라요. 저는 그냥 그래 보였다. 그런 거예요···.


— 나 지금 오빠한테 다 털어놓고 싶은데 이 얘기 아무한테도 말 안 할 자신 있어요? 나 혼자 지금 너무 답답해서요···.


— 그럼요. 제가 말할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정말 이대로 혼자 끙끙 힘들어하다가 쓰러질 것만 같아서 안 되겠다 싶었다. 이걸 태형 오빠한테 말해도 되나 싶기도 했지만, 지금은 고민할 기력도 없었다.







— 나 석진 오빠 좋아해요.


— 아··· 진짜 차인 거네요···.


— 오빠! 그런 거 아니에요.


— 대략 짐작은 했는데 정말이었네요.


— 뭐야···. 눈치 엄청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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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차인 거라면 이유를 알 것만 같아요.


— ······.


— 아가씨는 왜 석진 집사님이 감히 아가씨를 좋아하지 못하는지 모르시죠. 아니면 아는데 부정하고 싶으신 건가···?


— 석진 오빠가 오빠는 집사여서 안 된대요. 그게 이유가 돼요?


— 되죠, 당연히. 저 같아도 아가씨 좋아하고 싶어도 좋아하지 못할걸요?


— 재벌은 재벌만 만나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서로 좋아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당장 결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 아가씨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가씨 곁에는 지금 너무나도 큰 존재인 회장님과 사모님이 계시잖아요. 그게 이유예요. 아가씨를 좋아할 수 없는 이유.


— ···내가 만약 집이 못산다고 해도 그런 나를 좋아해 주지도 않을 거잖아요. 만나지도 않을 테지만···.


— 뭐 그건 모르죠. 아무튼 너무 석진 집사님께 투정 부리지만은 마세요. 아마 집사님도 많이 힘드실 거에요.







그러고 보니 난 계속 석진 오빠에게 투정 부리고 화내고 이런 거밖에 하지 않았다. 나는 감정 표출이라도 했다지만, 오빠는 혼자 꾹꾹 담았을 테니까. 이제 와서 오빠의 마음은 어떨지 생각했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던 걸까···.







— 오늘 나올 때도 인사 제대로 못 하고 그냥 나왔는데···.


— 퇴원한지 얼마 안 됐는데 아가씨가 엄청 힘들게 했네요?


— 아··· 어떡해요?


— 다시 얘기로 푸는 게 좋을 거 같은데···. 그러다 보면 좀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요?


— 오늘 일정 많아요?


— 많지는 않은데··· 오늘 환영회 겸 팀 회식한다고 아까 얘기 못 들으셨어요?


— 아 맞다. 내가 빠지면 좀 그렇겠죠?


—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 미치겠네···.







그렇게 다시 얘기를 해보기로 해결책을 찾았지만, 오늘은 하필이면 회식이 있었다. 그럼, 집에 조금은 늦게 들어갈 텐데 그러면 얘기할 시간은 계속 미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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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 우리 팀, 다시 힘내서 열심히 해보자고~!







잔이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히고 난리가 아니었다. 더 마시다가는 취할 거 같아 잔을 내려놓으려고 하는 순간, 한잔 받으라는 얘기가 이리 저리에서 오는 바람에 난 멈출 수 없이 계속 달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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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팅 해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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