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가씨! 너무 취하셨어요. 얼른 일어나세요.
— 어, 여주 씨 벌써 가려고?
— 너무 취하셔서요. 먼저 일어날게요.
— 내일 뵙겠습니드아~!
나도 모르는 사이 너무나 취해있었다. 내가 나를 컨트롤 하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태형 오빠는 나를 부축해서 차에 겨우 태웠고 열심히 달려 집에는 밤늦은 시간에 도착했다.
— 여주 왔어요~!!
— 아가씨···!!
— 어우 술 냄새. 김 비서, 여주 술 마셨니?!
— 네, 오늘 회식이었는데 제가 지켜보지 못했어요. 죄송합니다.
— 아니에요. 얘는 뭐 이렇게 많이 마셨대.
— 석진 집사님과 아가씨 잘 케어할 테니 들어가서 주무세요. 소란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 아니야, 아니야. 여주가 문제지. 부탁 좀 할게요, 그럼.
.
— 하암···.
— 휴···. 고생했어요. 나머지는 제가 케어할게요.

— 아가씨가 집사님 많이 좋아하세요. 오늘 집사님과 얘기한다고 빨리 들어가겠다고 했는데 회식이 잡혀서 이렇게 됐어요.
— 아가씨가 다 얘기했나 보네요···. 암튼 고마워요. 아가씨 잘 챙겨주셔서.
— 그게 제 일인데요, 뭘. 가볼게요. 아, 시작도 안 해보고 포기하지는 말아봐요. 아가씨는 이미 빠져서 못 나와요. 그럼, 진짜 가볼게요.
.
— 오빠,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어요···. 하암···.
— ······.

— 오빠 오늘 주말인데 뭐해요?
— 제가 뭘 하겠어요.
— 그럼 나랑 얘기해요. 나 할 얘기 많으니까.
— 그 전에 사모님께서 할 얘기가 있다고 하셔서 먼저 내려갔다 올게요.
— 아··· 엄마가요? 왜요?
— 그건 저도 모르죠···?
— 알겠어요. 빨리 와요.
— 네.
주말이라 그런 건지, 오빠랑 화해할 생각에 그런 건지 괜히 기분이 좋았다. 갑자기 내가 오빠한테 밝게 말하니까 오빠는 좀 당황한 듯하다가도 나한테 되려 더 밝게 대해줬다. 아직 얘기도 안 했는데 이미 다 풀린 거 같다.
.
— 어, 왔어요?
— 네.
— 그냥 사실대로 말할게요. 그게 서로에게 좋을 거 같아서.
— 네, 말씀하세요.
— 어제 여주 방에서 김 비서랑 얘기하는 거 들었어요. 여주가 김 집사 많이 좋아한다고.
— ···네?
— 오해하지는 말아요. 엿들은 게 아니라 여주 방에 가려다가 우연히 들은 거니까.
— 아··· 그게···.
— 김 집사도 좋아하는 건 아니죠?

— 네? 아··· 아닙니다.
— 휴··· 김 집사가 알아서 좀 더 신경 써줘요. 여주 지금 중요한 시기인 거 알잖아요. 회장님한테는 비밀로 할게요. 내 말 무슨 말인지 이해했죠?
— 네, 알겠습니다···.
— 고마워요.
.
— 왔어요? 얘기는 잘했어요?
— 네··· 뭐···.
— 이제 나랑 얘기해요. 일단 오빠한테 사과할 게 있어요. 내가 너무 오빠한테 못되게 굴고···,
— 아가씨.
— 네···?

— 사과 안 하셔도 돼요.
— 그래도··· 내가 잘못한 건 맞잖아요. 내가 너무 이기적,
— 아뇨. 제가 잠깐 헷갈렸어요. 죄송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