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소년

Ep.2 너 누군데

"얘들아, 오늘부터 우리 반에 전학생이 오니까, 잘 챙겨주도록?"



웅성웅성 -



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심히 문 쪽을 바라봤다. 그리고, 시간조차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온 소년.



조금은 길어진 머리, 옛날보다 더 깊어진 눈빛. 그러나 분명히.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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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민.



플리는 본능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어? 유하민?"



하지만 하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누구?"



플리는 어이없다는 듯 걸어가 하민 앞에 섰다.



"야, 유하민. 나 몰라? 유플리. 기억 안 나냐고."



하민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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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모르겠는데... 미안."



순간, 교실 분위기가 싸해졌다. 몇몇 아이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고, 플리는 얼굴이 붉어졌다.



"...아, 아니야. 내가... 잘못 봤나 봐."



플리는 조용히 자리로 돌아가 앉았지만,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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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친구들과 식사를 하던 플리는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흘려듣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전학생, 유하민이라며? 태권도 특기생이래. 전국 대회도 나갔었다더라."



플리는 숟가락을 멈췄다.



'태권도... 역시 그 하민이 맞잖아. 어떻게 나를 못 알아볼 수 있어?'



"야 유플리, 니 오늘 왜 그래..."



"아.. 아냐 잠깐 생각할 게 있어서"



"흠... 설마 또 그 전학생? 야 표정이 너를 0퍼센트 아는 수준이던ㄷ..."



"ㅇ.. 아냐 그런 거. 걱정 노노. 밥 먹자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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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플리는 조용히 하민을 지켜봤다.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하민은 예전보다 훨씬 말이 없고 조용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움직임, 눈빛, 그리고 딱 한 번 미소를 지을 때의 느낌까지. 플리는 확신했다.



맞아. 저 사람은 유하민이야.



결국, 플리는 따져 묻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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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30분. 학교가 끝난 시간.



"혹시 유하민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 있어?"



친구들의 말을 따라 플리는 체육관으로 향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체육관 안에는 익숙한 모습이 있었다.



유하민. 그는 땀에 젖은 도복을 입고, 진지한 얼굴로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플리는 그 장면을 보자, 주체하지 못한 감정이 터져 나왔다.




"야!!! 유하민!!!!!!"




하민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플리는 전속력으로 달려가 그를 넘어뜨리려 했다. 어릴 적처럼, 태권도장에서 장난처럼 쓰러뜨리려던 그 방식 그대로.



하지만,



순식간에 하민이 반응했다. 반사적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고, 중심을 돌려 그대로 넘겼다. 두 사람은 바닥에 포개진 채 쓰러졌다.



잠시 정적.



하민의 눈이 놀라움과 혼란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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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뭔데 자꾸 날 귀찮게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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