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魔 : 나에게서 떼어내주세요

제 1의 기록




윤기네 집안은 평민으로, 평민 중에서도 가난한 수준에 속했다. 하지만 고기는 물론 곡식도 얻기 힘든 가난 속에서 윤기는 양반이라 할 정도로 고기를 많이 먹어왔다. 

“어머니, 이건 무슨 동물이에요?” 

“어? 음… 아버지가 큰일을 하셔서 얻어온 거란다.” 

“큰일? 무슨 일 했는데요?” 

“그런 게 있어, 배 많이 고프지? 얼른 먹거라.” 

윤기는 부모님께 무슨 고기냐 물었지만, 부모님은 항상 얼버무리며 말을 넘기곤 하셨다. 어린 시절부터 많이 먹어왔던 고기에다가 다른 평민들도 이런 삶을 살 거로 생각한 윤기는 그저 넘겼다.

그렇게 별 탈 없이 지내던 와중, 얼마 전부터 윤기에게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건이 하나씩 없어지거나 자고 일어난 뒤에는 몸에 상처가 하나씩 생겨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기억이 드문드문 끊겨 있기도 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넘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잦아지는 빈도와 심해지는 강도에 참지 못하고 무당을 찾아가려 했다. 하지만 윤기네 집안 사정이 안 좋은 걸 윤기도 알았기에 버티기만 했다. 

그렇게 버티고 버텼지만 버틸수록 피폐해지고 나약해지는 건 결국 자신이라고 느낀 윤기는 유명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퇴마사를 찾아갔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아… 제가 요즘에 몸이 안 좋다고 느껴 찾아왔습니다만.”

“어디가 어떻게 좋지 말을 해주셔야 알 수 있습니다.”

“어디가 좋지 않으셔서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음, 물건이 없어진다거나 몸에 상처가 생기기도 하고… 기억도 가끔 나질 않습니다.” 

“귀신이 조금 보이는 것 같습니다만...” 

“네?” 

“아닙니다. 일단 나중에 다시 오십시오.”

“나중에 부적을 한 장 붙여줄 테니, 다시 오시는 게 좋을듯 합니다.”

“고맙네… 근데 내가 가진 돈이 없어서 돈은 못 드리고… 나중에 저희 집에 들어 식사라도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나중에 내가 집에 가서 부적 붙여야 하니, 그럼 그때 식사를 대접해주십시오.” 

“여기 종이에 적어주시면 제가 연통을 보내어 시간 찾아가겠습니다.”

“알겠네. 나중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지.” 

윤기는 퇴마사에게 주소를 넘겨주었고, 며칠 뒤 퇴마사가 집으로 찾아왔다. 윤기의 부모님은 고기를 대접해 주고는 일이 있다며 집을 나섰으며 퇴마사는 그 고기를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윤기가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 줄 돈도 없는 것이 무슨 고기인가 했더니, 인육이었구나.”











W. 뷔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