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아기를 갖자는 여주의 말에 동공이 급격히 흔들리고 마는 윤기다. 여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기의 반응에 살짝 당황했다. 평소에도 아기들을 보고 그렇게 좋아하는 윤기인데 정작 본인의 2세를 가지자고 하니 저렇게 당황할줄이야.
“ 왜, 싫어? “
“ 아니, 아니야. “
“ 뭐야.. 그 반응은. 너 아기 좋아하잖아. “
“ 여주야, 티비 속 화면에서 보여주는것만이 다가 아니야. “
“ 뭔 소리야? “
진짜로 뭔 소린가 싶었다. 티비에서는 당연히 아기들의 귀여운 모습을 담아주니 사람들은 다 그 아기들을 좋아한다. 윤기도 마찬가지인데 왜 우리 아기를 가지는건 싫다고만 할까.
“ 지금 우리 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

뭐야.. 여주는 윤기의 차갑게 식어버린 죽 같은 반응에 서운함이 확 몰려왔다. 그렇게 아기를 가지기 싫을 정도로 우리 둘 사이의 거리가 겨우 이 정도인가. 여주는 온몸으로 삐진티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여주, 아직 남았는데 더 안먹을거야? “
“ 안먹어..! “
자기전엔 항상 윤기의 입술에 굿나잇뽀뽀를 하고 자러가던 여주였지만 오늘은 뒤도 안돌아보고 투덜대며 방으로 들어가 잠에 드는 여주.
“ .. 헉. “
아직 세상이 온통 까만 새벽, 깊게 잠에 들었던 여주는 이불을 걷어차며 꿈에서 깨어났다. 이건 뭔 꿈이지, 대체. 꿈 속에서 여주의 눈 앞에는 분홍색에다 동글동글 예쁘게 생긴 복숭아가 있었다. 그 복숭아가 맛있어보여 한입 베어물려다 잠에서 깨버린 것.
“ 아.. 그 복숭아 참 달고 맛있어보였는데. “
아쉬운 듯 입맛을 쩝 다시며 다시 잠자리에 눕는 여주였다.

“ 엥..? 어디 갔다왔어? “
“ 아, 꿈에서 복숭아가 나왔는데 맛있어보여서 한 박스 사왔어. “
“ 꿈에서 복숭아..? “
“ 어, 왜? “
“ 나도 자다가 그 꿈 꿨는데.. 복숭아 못먹고 깨버려서 겁나 억울했다고. “
윤기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주는 모르겠고 일단 복숭아나 깎아서 가져오라 시켰고 윤기는 박스채로 부엌에 들고가 뽀득뽀득 씻고 껍질을 벗겨 먹기좋게 그릇에 한가득 썰어왔다.
“ 민윤기, 왜 아까부터 말이 없냐? 설마 어제 뽀뽀 안해주고 자러간것 때문에 삐진거야? “
“ … “
“ 왜, 뭐 때문인데? “
“ 너 복숭아 그 꿈.. 혹시 태몽.. 은 아니겠지..? “

“ 만약 태몽이면, 너 싫어할거잖아! “
“ 뭐? 내가 왜 싫어해, 축하해주고 같이 기뻐해야지. “
“ 너 아기 갖는 거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
“ 아니야, 우리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 당연히 좋지만 네가 힘들기라도 하면 걱정되니까 그런거지. “
“ 둘 다 복숭아 꿈을 꿨다니 별 의미 없는 꿈은 아닌 것 같은데? “
“ 복숭아면.. 딸이려나? “

여기서 끝내기엔 좀 아쉽지만.. ㅎㅎ 안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