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안 가. 전정국, 나 봐."
"으응..."
뭐지, 얘는 바람 쐬러 나왔더니 더 취하나...? 왜 아까보다 얼굴이 더 빨개지는거야??
"야 잠시만 전정국... 너 얼마나 마신거야!"
"조금 밖에... 안 마셨는데에..."
"으휴 한 잔이라더니 더 마셨구만?"
"전정국!! 여기서 자면 안 돼!!"
웅냥냥 뭉개져가는 발음과 점차 풀려가는 눈. 한 잔은 개뿔 한 병은 마셨다는 걸 본능적으로 직감한 여주가 못 말린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정국을 질질 끌고 기어코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아직 멀쩡한 그의 친구들은 여전히 광란의 술파티를 벌이는 중이고, 급격히 피곤해진 여주는 의자 두 개에 정국을 눕힌 채 자신도 의자에 몸을 맡긴다. 딱딱한 의자가 웬일로 이렇게 푹신한지...
"정국이 자요?"
"네? 아, 네..."
정국의 동기로 보이는 남자가 친근하게 음료를 건네주며 말을 건넸다. 여주가 술을 몇 번 거절한 것을 안 그의 행동은 꽤나 센스 있었고, 여주도 슬쩍 웃으며 캔을 받아들었다. 가볍게 짠과 목례를 하며 쭉- 목을 축인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텄다.
"누나 얘기는 정국이한테 많이 들었어요."
"아 그래요?"
"정국이가 누나 완전 좋아하던데요?"
"그래서 오늘 술도 저렇게 많이 마셨나."
"네?"
"아... 모르셨어요?"
남자는 아차, 하는 표정으로 세상 모르고 잠든 정국의 눈치를 살피더니, 조용히 말했다.
"그 커뮤니티 영상 이후로
정국이가 많이 스트레스 받았어요."
"아..."
"뭐 여론이 좋긴 했지만,
까대는 사람들은 어디든 있으니까요."
"누나가 너무 소중한만큼 많이 화났던거겠죠."
"...전혀 몰랐어요."
순식간에 테이블엔 침묵이 가라앉았다. 잠시나마 술을 많이 먹었다고 원망하던 여주 자신이 되려 원망스러워진 순간. 남자는 여주의 눈치를 살피더니 비워진 자신의 잔에 다시 술을 따르며 말했다.
"그래도 두 분이 잘 사귀니까 다행이에요."
"혹시라도 안 좋은 일 있을까 걱정했거든요."
"아, 감사해요."
"뭘요."
"저... 혹시 누나."
"네?"
"사실 제가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