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 대학 후배 전정국과 CC하기

EP 26. 벌


"여주씨, 점심 안 먹어?"


"아 먼저들 드세요! 저는 일할 게 남아서요."


"뭐라도 사다줄까? 빵? 김밥?"


"괜찮아요ㅎㅎ 저 신경 쓰지 마시고 드시고 오세요!"


"여주씨도 뭐 좀 먹어가면서 해~ 그럼 다녀올게!"


"...하..."




인생 쓰다, 써... 자고로 인간은 먹기위해 살거늘 이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지. 사무실에 혼자 남겨진 여주는 배고픔 피곤함에 책상에 쭈우욱 뻗고만다. 남들은 제각기 맛있는 거 먹고 있을 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수십번 마음이 왔다갔다 할 때쯤, 그녀의 유일한 구세주, 정국에게서 카톡이 왔다.


photophoto

잠시만... 학교 앞, 러닝존, 경치 좋은 공원. 이거 완전 각이잖아? 번뜩이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순간, 본능적으로 여주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photo





그렇게 저녁이 되고,


photo

"우와, 밤이니까 분위기도 다르다 그치?"


"그러네요. 공기도 좋고 사람도 별로 없고."
"누나도 있고."


"무슨...!!"


"부끄러워요?ㅋㅋㅋㅋ 난 좋은데~"


"운동이나 해!!!"



트레이닝복을 차려입고 공원에서 만난 정국과 여주. 달랑 헐렁한 편한 티 조거팬츠 차림인 여주와는 달리 위 아래 트레이닝 복에 물통까지 야무지게 바리바리 챙겨온 정국. 운동에 진심인 그를 바라보는 여주의 눈빛에는 존경심을 기반으로 한 신기함이 그득했다.



"너 운동 되게 좋아하나 보다."



"좋아는 하는데, 잘 하진 못 하죠."
"그냥 취미삼아!"


"그런 것 치고 몸도 엄청 좋은데?"
"윗몸 일으키키 몇 개 할 수 있어?"


"난 100개는 하죠~"


"뭐? 거짓말ㅋㅋㅋㅋ"



정국을 놀리기에 맛 들인 여주. 나름 운동에 일가견과 자존심이 있는 정국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지, 금세 기구 앞으로 가 자세를 잡더니 정말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100개를 채워버리는 그의 모습에 되려 놀란 여주이다. 그런 여주를 빤히 바라보는 정국, 꿍꿍이가 있음에 틀림 없는데...



"누나도 해요."


"어? 나??"


"누나도 운동 해야죠~"
"내가 잡아줄 테니까 50개만, 빨리!"


"어? 야!!! 잠시만!!!"




결국 정국의 성화에 못 이겨 기구에 안착한 여주. 무릎을 꽉 잡아주는 정국과 그의 얼굴을 누워서 보려니 어쩐지 낯간지럽지만, 이까짓 윗몸 일으키키가 뭐라고. 어차피 하기로 한 거 후딱 끝내자는 생각에 숨 가쁘도록 상체를 움직여 보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누나 조금만 더!!!"


"하아... 힘들다고...!!"


"7개 남았어요!!!"
"7개만 더!!!!"



기합을 팍팍 넣어주며 부추기는 정국. 여주도 오기가 생겼는지, 금방이라도 배가 끊어질 듯 하지만 꾸역꾸역 올라가 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아아아악!!!"






쾅-!!!!






"...아아..."


"헉... 괜찮아...?!!"
"나 좀 봐 정국ㅇ, 푸흡..."


"으아아아..."


"흐흑....미안해...ㅋㅋㅋ
 미안해 정국아아...ㅋㅋㅋㅋ"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냐면...

너무나도 열정이 지나쳤던 여주가 글쎄, 정국의 뽀샤시한 이마를 정수리로 쾅- 박아버린 것이 아니겠나. 덕분에 정국은 강제 쭈구리가 된 채 아픔을 삭이고, 미안하긴 한데 또 귀엽고, 웃긴 여주는 어쩔 줄 몰라하지. 



"미안미안ㅋㅋㅋㅋ
괜찮아...?"


"...누나... 돌머리..."


"야아 미안해 정국아ㅋㅋ큐ㅠㅠㅠ"


"...벌로 50개 추가."


"어어...??"


"얼른 해요!!"



그렇게 벌을 받게 된 여주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