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흔들렸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석진씨는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라면 괜찮다고 그냥 오겠다고 하길래 그냥 내일 만나자고 자연스럽게 약속을 잡아버렸다. 약속 장소는 내가 늦어서 석진씨가 감기에 걸린 그 카페로 정했다.

" 워! "
" 뭐야ㅋㅋㅋㅋ. 언제 왔어. "
" 그냥 놀래키고 싶었어요. 오늘은
문 안 닫았네, 뭐 먹을래요? "
" 여주 마시는 걸로. "
내꺼랑 똑같은 걸로 시킨다길래 놀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라때만 먹는 나는 에스프레소 2잔을 시켰다.
" 여주 평소에 에스프레소 마셔? "
" 네, 겁나시면 딴 거 시키세요. "
" 아냐, 그냥 먹을게. 근데 많이
쓴데, 잘 먹나 보네? "
" 네, 뭐···."
점점 무서워졌다. 그냥 커피 액이라고 하던데, 많이 쓸까? 나 라때도 조금 써서 진짜 커피 적게 들어간 것만 먹는 사람인데···.
" 주문하신 에스프레소 2잔 나왔습니다-. "
"하하.. 감사합니다.. "
에스프레소는 보통 커피잔이 아닌 유리잔에 아주 조금 담겨 나왔다. 나는 에스프레소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고, 누가 먹는 걸 못 봐서 어떻게 먹는 지 몰랐다. 그래서 뭣도 모르고 평소 먹던 것처럼 들이 부었지 뭐..
" 여주야, 그렇게 먹으면 안 써? "
쌘 척 해보려 좀 참았다. 하지만 두 입 먹고 뱉었다···.
" 으엑, 이걸 무슨 맛으로 먹어!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소에
이거 마시는 거 아니였어? "
" 아니···, 그게요. "
석진씨에게 모든 걸 다 설명하자 웃겨 죽겠다는 듯 배를 잡고 막 웃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 안 쓴다는 듯 그냥 미친듯이 웃었다. 그리고는 달달한 밀크티를 주문하고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 아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기네. "
" 그만 놀려요···. "
" 여주가 너무 귀여워서
계속 웃음이ㅋㅋㅋㅋㅋㅋ. "
" 아 진짜! "
" 주문하신 밀크티 나왔습니다. "
" ㅋㅋㅋㅋㅋㅋㅋ, 가지고 올게. "
여기서는 더이상 못 있겠다 싶어서 짐을 챙겨 나왔다.
" 뭐야, 왜 나왔어? "
" 후우.. 우리 다른 데 가요. 차라리
여기 보다는 홈데이트가 낫겠어요. "
" 진짜? "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는 나를 잡아 차에 태우고 아주 빠르게 어디론가 향했다. 석진씨가 지리를 잘 알고 있고 내가 처음보는 곳이면 그의 집이 틀림없었다.
" 내려요. "
" 여기서 뭐 할려ㄱ, "
석진씨는 조직의 보스 답게 조금 넓은 집에 살고 있었다. 막 판타지 드라마에 나올 접한 집은 아니고, 40층 정도 높이의 빌딩? 같은 곳에 좀 넓은 집을 가지고 있었다.
" 우와, 여기 진짜 높네요.
여기 살면 안 무서ㅇ, "
창문 너머로 서울을 구경하고 있던 나의 손목을 잡아 나를 석진씨를 바라보게 돌리고 나의 허리를 당겨 자기 쪽으로 오게 만들었다.
" 뭐, 뭐해요? "

" 뭐, 재밌는 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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