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아가 , 난 좀 위험한데?

33.아가,난 좀 위험한데?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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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아가,난 좀 위험한데? (完)

















2021년 12월 20일. 내가 당신을 보지 못한 날이 딱 2년째 되는 날. 눈이 퐁퐁 내리는 날. 근 몇달동안 생각나지 않던 당신이 생각 난 날.









오랜만에 열지 않았던 문을 열었다. 몇달 동안 들어가 보지 않아서 먼지가 가득 쌓여있을 줄 알았는데 누가 방금 막 치운 듯 깨끗했다. 그리고 코 끝을 스쳐지나가는 익숙한 향기. 순간 흠칫했지만 그럴리 없다며 다시 문을 열고 나왔다.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봤자 내 심장은 이미 날뛰고 있었다. 그 미소를 그 얼굴을 그 목소리를 한 번만. 딱 한 번만이라도 더 보고 더 듣고 싶었다. 눈물이 눈 앞을 가려 땅 바닥에 주저 앉아버렸다.









"얼굴 한 번 안 비춰줄거면 내 머릿속에서 좀 사라져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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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렇게 마시다가 죽는다."



"그럼 먹고 죽지 뭐."









결국 대학 친구인 민윤기를 불러내 술을 마시자고 했다. 눈도 오는 추운 날 무슨 술이냐며 찡찡 거렸지만 역시 민윤기는 민윤기. 껄렁껄렁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곤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은 또 왜. 무슨 일 있냐?"



"너 내가 저번에 말해준 사람 기억나?"



"아, 그 박지민이라는 사람?"



"응."



"그건 왜."



"보고싶냐?"



"....넌 뭐 그렇게 잘 아냐."









내가 놀라며 대답하자 민윤기는 퉁명스럽게 소주를 입에 털어넣으며 말했다.









"븅신. 그렇게 보고 싶으면 보러 가던가."



"볼 수 있었으면 이러고 있겠냐?"



"아...?"



"못 잊게 할거면 머릿속에서 좀 떠나던가아..."



"생각은 나는데 볼 수는 없고.."



"흐으.... 이 나쁜놈.."



"야,야.. 우냐?"



"흐어어엉-"









고개를 파묻고 울기 시작하자 민윤기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 밖에 눈 온다며 내 울음을 그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울음을 그치려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 굵은 눈물이 탁자 위로 떨어져 진한 자국을 만들어냈다.









"바,보야. 눈은 남친이랑 봐야,지-"



"그래. 남친이랑 보게 고개 들어봐."



"내가 남친이 어디있냐.. 너 나 놀리지..흐으..."



"진짜 없어?"



"없,어어!!! 없다고오!!!"









오늘따라 자꾸 놀리는 민윤기에 화가나 탁자를 세게 쾅 내려치고 일어났다. 아니...근데.. 박지민이 왜 여기있어? 놀라 눈이 커져 있는 나를 보던 박지민은 살풋 웃으며 정말 남친 없냐고 되물었다. 그런 박지민이 얄미워 남친 없다고 밖에나가서 아무 남자나 꼬실거라며 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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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안 봤다고 많이 당돌해졌네?"



"이씨이...."



"같이 있던 친구는 미안. 얘 좀 데려갈게."



"예..."









내 앞자리에 앉아있던 박지민은 일어나 내 손목을 잡고 식당 밖으로 나갔다. 내가 손목을 비틀며 빠져 나가려고하자 더 꽉 잡아오는 손길에 포기해버렸다. 아 근데 말로는 할 거다.









"놔요. 놓으라니까요? 사람 말 안 들려요?"



"갑자기 찾아와서 뭐하는 짓인데요!!!"



"갑자기 아닌데."



"뭐라고요?"



"갑자기 아니라고. 2년 동안 왔어. 꾸준히. 일주일에 한 번씩."









몇번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와... 뭔... 내 썩어 들어가는 표정을 가만히 지켜보던 박지민은 말을 이어갔다.









"근 몇개월동안은 안 왔는지 더럽더라. 오늘도 다녀왔는데 먼지 쌓여있던데."



"오늘... 나던 냄새가..."



"응. 나야."



"...무슨..."



"늦어서 미안해. 많이 기다렸어?"









다정한 말 몇마디에 그동안 쌓여있던 미운 감정이 싹 사라져 버렸다. 만나면 욕부터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렇게 다정해 버리면 어쩌자는거야. 









"울지말고."



"사실 얼굴이라도 보고 갈까 했는데 볼 면목이 없어서."



"바보.. 난 그것도 모르고..!!"



"미안해."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버렸다. 슬픈 감정이 휘몰아쳐 내 전체를 감싸 안았다. 끅끅대며 우는 나를 품 속에 넣어 토닥거리는 박지민의 손길에 더욱 눈물이 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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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러 왔는데 울기만 하면 어떻게."



"흐- 끕- 그쪽이 울렸잖,아아-"



"그쪽말고 오빠는 어때?"



"나이도 많으면서 뭔 오빠야.."



"그럼 아저씨라고해. 아가."









아가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그의 목에 팔을 둘러 와락 안겨버렸다.









"하는 짓은 아직도 어리네."



"조용히해요. 늙은 아저씨."



"그 늙은 아저씨 좋으면서."



"으응. 난 사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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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사랑해."


























행복하니?

네.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잖아요.

그게 제일 무서운건데?

으음. 아니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거든요.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고.

확신할 수 있어? 그 사람이 너를 좋아한다고?

네. 누군가를 보지도 않고 2년간 좋아한다는 건 매우 큰 일이거든요. 제가 그랬고.

그렇구나.

그런데 왜 묻는거에요?

궁금해서.

뭐가요?

우리 아가 어떻게 컸나 궁금해서.

혹시 엄마에요?

응. 아가.

..나 잘 지내요. 거긴 어때요?

좋아. 가끔 우리 아가 내려다 보는 것도 좋고.

지민이도 많이 컸더라.

네. 우리 아저씨 멋있죠?

응. 그러게.

엄마 보고싶어?

네. 그래도 엄마가 나를 보고 있다니까 뭔가 안심이 되네요.

우리 아가 엄마가 항상 보고 있으니까 걱정마.

사랑해요.

나도. 예쁘게 커줘서 고마워.

-여주의 일기장 일부분 중 꿈 속 엄마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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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도 끝이 났네요..
너무 많은 사랑을 받는 글이기도 하고,제가 애정하는 작품이에요.
항상 예쁜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요❤
하나 하나 읽으면서 힘이 됩니다!!

다음 작은 [TALK] Sweet Blood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동안 감사했고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모두들 행복하길 바라며.
그럼 안녕 :)



















※자유연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