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반 공부벌레 꼬시기
#1
-
2023년 3월,
나의 첫 고등학교 생활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드르륵-
“칠판에 자리 적혀 있으니 잘 찾아서 앉으렴.”
선생님의 첫 한 마디에 나는 칠판에 가서 자리를 확인했다.
창가 쪽 맨 뒷자리,
딴짓하기 아주 좋은 자리였다.
그리고 내 짝은,
...
엄청나게 조용해보이는 (잘생긴) 남자애였다.
첫날부터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그로 인해 나에게 강한 임팩트가 남았다.
왠지-
엮이면 골치 아파질 것 같은 그런 공부벌레랄까.
“자, 다 왔나?”
“첫날이니 우선 친구들끼리 친해지는 시간을 좀 가져볼까?”
선생님은 우리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인자해보였지만 이상하게 불안했다.
”오늘의 첫 과제!“
”짝꿍과 번호 교환하기-!”
아아-
학생들의 탄식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무슨 짝꿍 활동..-“
앞에 앉아있던 친구가 중얼거렸다.
잘생겨보이긴 했지만 엮이면 힘들 것 같은
이 공부벌레와 번호 교환이라니,
솔직히 얘는 ‘번호’도 없을 것 같았다.
톡,
나는 조심스럽게 짝꿍의 어깨를 두드렸다.
짝꿍은 고개를 돌려 날 쳐다보았다.
왜 방해하냐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 번호 좀..”
괜히 그 애의 기세에 눌리는 것 같았다.
그 애는 내 말을 듣고 문제집 구석에 번호를 끄적이고는 그 부분을 찢어서 나에게 주었다.
나와 한 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던 걸까,
“어.. 고마워..”
나는 머쓱하게 그 애가 준 종이조각을 받았다.
그리고 난 그 애의 이름도 모르고 번호를 저장하려 한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 혹시 너 이름이 ㅁ-,“
”전원우.“
그 애는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했다.
”아... 응..“
나는 눈치를 보다 번호를 저장했다.

아무래도 내 번호도 알려주는 게 좋겠지,

그 원우라는 애는 내 문자 알림이 갔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알림을 확인했다.
“고마워”
‘어..?’
원우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상하다,
엮이고 싶지 않은 요상한 애였는데..
그 한 마디에 내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