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집 사는 전 남친 TALK







함께 밥을 먹자는 전정국의 제안을 수락한 건 오직 감자탕이 맛있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맵고 칼칼한데 텁텁하진 않은 그 맛에 반해 전정국과 내가 이주일에 한 번 꼴로 그 감자탕 집을 찾았던 때가 있었는데. 그것도 삼개월 전이 마지막이다. 혹시나 전정국을 마주치기라도 할까 봐 한동안 감자탕 집 근처도 가지 않던 나였기에. 갑자기 떠오른 감자탕의 존재는 정말 반칙이었다. 되도록 전정국의 얼굴은 마주하고 싶지 않았는데… 쓴 웃음이 내 입가에 번졌다. 집에서 입고 있던 검은색 레깅스 위로 엉덩이를 덮는 하얀 롱 슬리브 티를 입고 그 위에 오버핏 후드 집업을 걸쳤다. 간단히 지갑과 핸드폰만 챙겨 슬리퍼를 찍찍 끌고 밖으로 나오니 나를 기다리던 전정국이 내 쪽으로 고개를 휙 돌린다.
“오랜만이네.”
“응, 가자.”
서로 얼굴을 보는 건 전정국이 옆집으로 이사온 날 이후 처음이었다. 휴학 중인 나는 집에 틀어박혀서 옆집 소리를 신호 삼아 나갔다 들어오길 반복했다. 뭐, 내가 일방적으로 전정국 보기가 꺼려져 피한 거긴 하다. 방금도 그랬다. 전정국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인사했지만 나는 그 눈이 마주치자마자 피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전정국을 마주하고 싶지가 않았다.
감자탕 집은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걸어서 한 10분 정도? 전정국과 나는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란히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지금 역시 나란히 길을 걷고 있다. 우리는 아파트를 벗어나 감자탕 집으로 향하는 동안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할 수 없었다. 한 번 입을 열면 속에서 각자 뭘 토해낼 지 본인 조차 알 수 없었기에. 우리는 서로를 위해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전정국을 직접 마주하기 싫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먹던 걸로 시키면 되지?“
”… 어.“
”사장님!“
저희 우거지 감자탕 2인분이랑 공깃밥 두 개 주세요! 감자탕 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전정국에게 묻고 빠르게 주문을 했다. 감자탕 말고도 다른 메뉴가 있었지만 항상 먹던 그대로 주문했고, 자연스럽게 전정국은 수저와 젓가락을 꺼내 내 앞에 먼저 놨다. 뭔가 이상한 기분에 물 한 잔을 들이키면 어느새 테이블에는 가스버너와 그 위에 감자탕이 올려져 있었다. 감자탕이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끓기 시작하고 전정국은 국자로 감자탕을 떠 내 앞접시에 먼저 덜어줬다. 그 다음 본인의 감자탕을 더는 전정국의 모습에 나는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 눌러둔 말을 결국 꺼내고야 만다.
“앞으로는 내 거 안 덜어줘도 돼.“
“아… 나도 모르게 그만.“
“익숙해져서 그런 거 알아. 근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너 좋아하는 여자한테나 그렇게 해줘.“

“……”
“얼른 먹자, 맛있겠다.”
전정국에게 선을 그었다. 그것도 꽤나 단호하게. 물론 둘이 밥을 먹는다고 하면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앞접시에 음식을 덜어줄 수 있다. 모두 그게 배려고 매너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전 남친과 전 여친이라는 사이에선 그럴 수 없다. 어느 한 쪽이 미련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래선 안 된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상처 받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전정국을 외면하고 수저를 들었다.
서글프게도 오랜만에 먹는 감자탕의 맛은 예전 그대로였다. 가게도 사장님도 감자탕도 그대로인 이 곳에서 달라진 거라고는 전정국과 나의 관계 뿐이다. 나는 조금 슬퍼졌다. 내 앞에 놓여진 감자탕이 여전히 맛있다는 이유로.
감자탕이 뭐라고 일케 슬프됴…? 이건 분명 톡빙인데… 제가 지문을 이렇게까지 열심히 쓰는 이유는 멀까요…… 사실 이 작품은 주인공들 속을 알려면 지문을 봐야 함이다🥹 아마 그래서 제가 지문을 열심히 쓰나바요… 다덜 옆사친톡 만이 조와해 주십셔🫶🏻❤️🔥
손팅 플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