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누나, 언제 받아줄 건데요?

14. 수련과 천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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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누나, 언제 받아줄 건데요?
저작권 2019. 쿠우쿠. 모든 권리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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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걔를 좋아할 리가 없는데...?"










전부터 과거에 얽매혀 남자라고는 눈여겨 보지도 않았던 내가 그나마 나아진 게 지금 이지훈인데 무슨, 한낮 그 꼬맹이한테 눈이 팔려? 이지훈에 말에 한참을 침대에 앉아서 고민했다. 내가 그렇게 고문적인 짓들을 당하고도 그 아이를 사랑하고 또 원했던 것처럼,





내가 과연 윤정한에게 그런 감정들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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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이렇게 되어버렸다. 기껏 용기내서 사이 좀 풀어보자라고 생각했던 것이 한순간의 감정으로 푹 땅으로 꺼져버렸다. 이러려고 먼저 연락한 거 아닌데, 결국 사이가 더 멀어져 버렸다. 이지훈도 그렇고 윤정한도 그렇고 요즘따라 계속 과거 이야기만 하다 보니 과거에 대해서도 그렇고 현재에 대해서도 점점 예민해져 가고있는 것 같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계속 그 아이가 생각이 나는 건 기분탓인가.





그 아이는 내게 아픔과 사랑 모두 주고 간 내 첫사랑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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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사랑이란 그랬다. 보기만 해도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쿵쿵 뛰는, 지금 보면 그때는 참 어리석었다고 생각한다. 몇년 째 사랑을 못 겪어봐서 그런가, 어떻게 보기만 해도 얼굴이 빨개지는지 참으로 궁금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또 마냥 그 시절의 계절과 감성에 따라서 좋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 시절이 여름이었든 겨울이었든 나는 그 아이를 쭉 좋아했었다. 햇빛이 뜨거워 땀이 주륵주륵 나 아무리 찝찝해도,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 손이 시렵다고 해도 나는 계속해서 그 아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아이가 웃는 것만 봐도 내 기분은 하늘을 찌르도록 행복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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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씨 뭐해요?"










달빛이 은은하게 비추고 사람이 없는 한적함이 제 방을 덮으려는 순간 벌컥, 소리가 어두운 침묵을 깼다. 제 딴에서는 최대한 조용히 하려고 했다지만 너무 한적했던 탓에 너무나도 선명하게 제 귀에 꽂혔다. 보나마나 이지훈이겠지 뭐, 아무런 생각도 없이 다시 시선을 핸드폰으로 돌렸을까 익숙하면서도 낯선 말투가 제 귀를 찔렀다. 놀람과 동시에 상체를 벌떡 일으키자 미소를 희미하게 띄우며 저를 바라보는 윤정한이었다.










"...그 말투 뭐야"
"환영 인사가 참"










깜짝 놀란 저를 비웃는 것인지 아님 그냥 좋아서 실실 대는 건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애매한 웃음이었다. 그래도 일단 웃는 건 맞긴 하다만, 원체 싸우고 나서도 금세 풀리는 성격이라 그걸 뒤끝이 없어 좋다고 해야하나 둔한 걸 탓해야 하나.
그래도 아까 싸운 것 때문인지 기분이 조금은 안좋아보이는 윤정한에 더 이상 말하면 안될 거 같은 느낌이 들어 다시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두운 방 안에서 환히 불을 밝히는 핸드폰이 제 눈을 조금씩 시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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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눈이 나빠지는 거예요 누나"
"애송이가 알 바는 아니지 않나"
"이제 한 2달 지나면 나도 23살인데 애송이는 아니지 않아요?"
"그럼 나는 반오십이다 멍청아"
"아무리 반오십이어도 예쁜 건 그대로 잖아"
"나는 아직 말 트라고 이야기 안했는데"










아니 사람이 가끔씩은 반말 할 수도 있는 거예요 누...! 윤정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살기가 가득 넘치는 눈빛으로 윤정한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런 제 눈빛에 천천히 입을 다물던 윤정한을 보자 괜히 또 골려주고 싶어 윤정한과 눈을 마주치며 입을 열었다.










"자칫하다간 한순간에 네 목숨이 날아갈 수 있어"










살기가 흘러 넘치는 목소리에 윤정한의 입이 꾹 다물어졌다. 피식, 비웃음과 같은 실소를 흘리며 머리를 뒤로 넘기자 눈에 훤히 보이는 윤정한의 표정에 웃음이 나올 뻔한 걸 참고는 시무룩해 보이는 윤정한을 반히 바라보았다. 저렇게 보니까 또 토끼 같네, 어떻게 보면 또 나랑은 반대인 게 수련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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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손에 죽는다면 그깟 목숨 버려도 좋아요"










이 새끼 알고보니 수련이 아니라 천일홍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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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포인트



✓ 지훈이는 요즘따라 매일 프사가 바뀐다.
ㄴ 프사는 항상 (정)여주가 찍어준 걸로.

✓ 지훈이는 여주와 정한이가 이어질 수 있게 도와주는 다리나 터널 같은 느낌이다.

✓ 여주는 예전에 정한이에게 아무런 관심 조차 없었다.
ㄴ 거의 투명인간 취급 받았단 쫑쫑.
ㄴ 지금 이렇게 받아주는 걸 감사하게 여겨야 할 정도.

✓ 여주와 지훈이는 조직 초 때 같이 들어왔기에 조직과의 관련도 깊고 또 서로를 잘 안다.
ㄴ 여주의 과거사를 잘 알고있는 이유.

✓ 여주는 아직 자신이 정한이를 좋아한다는 걸 부정하고 있다.

✓ 여주도 첫사랑이 있었다.
ㄴ 언제나 그랬듯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 여주와 지훈이가 그토록 불러댔던 '그 아이'는 예상대로 첫사랑이 맞았다.
ㄴ 그리고 여주가 생각하는 사랑의 뜻도 이야기 속에 나왔다.

✓ 여주가 조직원인 것을 알게된 이후 여주가 살기 넘치는 말을 하면 정한이는 입을 꾹 닫는다.
ㄴ 정말로 자신을 죽일 것만 같아서 (겁쟁이 쫑쫑)

✓ 수련의 꽃말은?

✓ 천일홍의 꽃말은?

✓ 가끔 여주는 정한이가 두렵다.
ㄴ 그 이유는 천일홍에 관련이 있다.

✓ 여주가 요즘 부쩍 들어 꽃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ㄴ 특별편에 나온 고아원 아이들 프사도 보면 다 화관을 쓰고있는데, 그것도 여주가 다 사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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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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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표하는
붉은 장미처럼,
그 모습에 혹해
쉽게 넘어가버리는
순진한 사람들처럼.
나도 어느샌가
너에게 혹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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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아니 오빠- 지금 너무 좋은데 고개 조금만 틀어볼게요"
"이렇게?"
"아니요 오른쪽으로!"
"이렇게?"
"헐 오빠 너무 잘생겼어요!"










여주의 반응에 피식 웃은 지훈이 핸드폰을 들고 꼬물꼬물대는 여주를 보며 새삼 내가 어쩌다 저 애를 좋아했더라, 라는 생각을 하며 처음 만난 그 날을 곰곰이 되짚어보였다. 그냥 저 애는 영락 없는 고등학생인데 말이야. 하지만 다시 밝게 웃으며 지훈을 바라보는 여주에 조금씩 심장이 뛰던 지훈이 여주를 보며 환히 웃었다. 그래도 저 아이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그냥 내 마음을 쉽게 인정한 것이 후회되진 않다.










"오빠 안 오고 뭐해요? 뭐 안좋은 일 있어요?"
"응? 아니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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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도 참, 생각보다 둔하다니까? 괜스레 미소를 지어보이는 여주를 보며 봄 마냥 가슴이 설레이는 지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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