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화
[I just wanna be your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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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말랑이래요

"완전 질투났어, 짜증나"
그러니까 누가 이렇게 예쁘래 응?
시무룩했던 연준이 그새 장난을 치며 내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었다. 아악! 존나 아파
"그나저나 왜 너네만 자꾸 번호 따이냐"
나도 어디가서 꿀리는 외모는 아닌데..
최범규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애꿎은 바닥만 툭툭 찼다.
"입술 집어넣어라"
"..태현자기 여주 혼내줘"

"그전에 일단 너부터 없앨게"
ㅇ으아악! 왜 나를 때려!
뒤에서 투닥 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고개를 휙 돌렸다
저런건 무시해야지 초딩 최범규
슬쩍 연준이를 올려다보니 방금 전 장난친 얼굴과는 다르게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다. 아까 그런 상황 때문에 아직도 화난건가?
"연준아 화났어?"
"아니? 그런거 아니야"
그런거 아니라며 내 손을 꽈아악 쥔다.
이새끼 그런게 아닐리 없어!..
"최연준. 왜 또 토라졌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새끼 좀 잡아야 할 것 같아"
"잡아서 뭐 하게?"
"혼내줘야지"
"그러지마. 지금은 나랑 데이트나 해"
"생각 할수록 화가 나. 감히 누구한테,"
"너 요즘 싸움도 안 하고 욕도 안해서 예쁜데"
이제와서 다 깨버릴거야?
내 말에 연준이가 걸음을 멈췄다.

"..아니 절대 안 깰거야"
계속 너한테 이쁨 받을래
"..풉"
"왜 웃어 나 너한테 이쁨 받겠다니까? 이건 무시하면 안되는거야 여주야!"
"아니 최연준 너 귀여워서"
존나 귀엽네 새끼
연준이는 알까 속으로 내가 더 쌍욕 많이 한다는 사실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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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어두워지네? 야외 나가서 사진 찍으실?"
"아싸 사진 기사 최범규 당첨. 얼른 나가자"
"야!!나도 찍힐거야 나 사진 기사 안 해!!"
엘레ㅔ렐레 안 들린다 안 들려
쫓아오는 범규를 피해가다가 모르고 넘어질 뻔 했다.
턱-
..연준이가 잡아줘서 다행이지

"그러다 다쳐 자기야"
"연준아 우리 얼른 가서 사진 찍자"
"그렇게 신나?"
"응!"
말모 말모! 말해 모해!..
연준이의 손을 이끌고 야외로 나가니 경치가 근사했다.
사람들이 저마다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고 있었다.
"아 빨리 찍어야겠다.. 야 최범규 우리 좀 잘 찍어봐라~"
내 말에 범규가 쳇 하며 카메라를 들었다.
그에 연준이의 손을 꼭 잡고 소심하게 브이를 하는 순간
쪽-
"!.."

"여주 진짜 귀여워"
..야,야야 사람들 다 쳐다보는데 이게 무슨.
다른 포즈를 취할새도 없이 연준이를 데리고 호다닥 빠져나왔다.

"너네는 밖에서도 염장질이냐?"
"아니 최연준이 멋대로 그런거거든..?"
"나도 하루 빨리 여친이나 만들어야지.."
태현이가 중얼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야 거기 출구 아니야 병신아!..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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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알차게 놀았다. 다음에 보자 친구들아"
"최범규 방학동안 사고치지 마라"
"오키 얌전히 있을게"
내일 술 마실 사람!
저것이 대답한지 1초만에!.... 술 마시자는 범규를 째릿 노려보니 은근슬쩍 태현이의 뒤로 숨는다.
"너 애들이랑 술 마시고 다니면 뒤져"
"너네랑 마실건데? 내일 우리 집으로 와"
"야!"
내가 소리치기도 전에 빠이! 하며 저 멀리 뛰어가는 범규다. 아주 그냥 얄미워 죽겠어
"그나저나.. 범규가 술 얘기 하는데 왜 아무도 안 말리냐?"

"범규가 마시지 말란다고 안 마실 놈이냐. 나도 오늘 피곤해서 먼저 가봄"
..그렇긴 하지. 범규가 괜히 양아치가 아니지.
버스를 타며 가버리는 태현이를 보다가 갑자기 내 머리 위에 턱 하고 손을 올리는 연준이를 째려봤다.
"손 안 내려?"
"우리도 가자 내가 데려다 줄게!"손 안 내리냐는 내 말에 순순히 손을 내려 자연스레 내 손에 깍지를 꼈다.
진짜 능글맞아 최연준
한참을 걷다보니 벌써 집에 도착했다.
집 앞에 서서 연준이에게 잘 가라며 손을 흔드니
역시나 그냥은 안 가고 내 허리에 팔을 두른다.
"여주는 나 이렇게 가면 안 아쉬워?"
"..아까 그렇게 많이 봤으면서도 아쉽냐?"
"헤어지기 싫어 자기야..나 집에 가기 싫어"
지잉- 지잉-
갑자기 울리는 전화 진동에 멈칫하던 연준이가
슬쩍 누군지 확인하더니 입을 헙! 하고 막았다.
"여주야 장모님이셔 장모님!.."
"아 장모님은 무슨.. 조용히 해봐"
..여보세요?
["여주야 집에 도착했어? 엄마가 식탁에 돈 놓고 갔으니까 저녁은 시켜먹어"]
"뭐? 엄마 지금 집 아니야?"
[어머 얘 봐.. 내가 오늘 네 아빠랑 2박 3일로 캠핑간다 했어 안 했어! 아무튼 엄마 지금 술 마시니까 끊어"]
뚝-
.. 맞다. 오늘부터 캠핑 간다고 했지
헛기침을 몇 번 하고 슬쩍 연준이를 쳐다봤더니
통화 내용을 들었는지 씨익 웃고 있었다.
"..웃어?"

"그럼 나 자고 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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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요즘 망상하는게 왤케 재밌을까여?
연준이 얼굴도 대유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