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화.
[폭발]
W. 말랑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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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시자고!!! 마시자!!"
"...하"
"아아아아-!! 마시자 얘들아!"
"야 아무나 최범규 좀 치워봐"
치킨이 반 정도 줄었을 때 우리 눈치를 보던 최범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우리 술 마시자.
아니 아까 그렇게 명치 쳐맞아놓고 또 술을 마실 생각이 있는지.. 정말 당황스러웠다.
"아 너네 나랑 안 마시면 친구도 아니다!?"
"허 참, 친구까지 끌어들이는 것 봐 존나 불량 학생 아니랄까봐"

"너 혼자 마셔 최범규"
여주야 난 불량 학생 아니다? 알지? 인정하지?
범규에게 정색을 하며 머리를 가볍게 치더니 내 쪽을 보고 자기는 불량 학생 아니란다. 뭔가 강아지가 꼬리 쫄래쫄래 흔들면서 칭찬 듣고 싶어하는 것 같아 괜히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아무도 나랑 안 마셔?..."
"야 범규야 성인까지 고작 1년 남았다 1년!!"
"아 외국에서는 18살부터 마실 수 있으면서 왜 우리나라만 이러냐?!"
"병신아 외국 나이로는 18살이 성인이야...."
"...어, 어쨌든!"
"그냥 음료 마시자. 내가 사올게 너네 집 지키고 있어"

"여주야 같이 가"
연준이가 일어나며 겉옷을 챙겼지만 말렸다. 최범규 땡깡 부리는거 말릴 사람 연준이밖에 없다...
"아니 나 혼자 다녀올게 좀만 기다려"
"혼자 다녀올 수 있겠어?"
"그럼 당연하지. 내가 애도 아니고"
"걱정돼 존나 불안해..."
"어휴 걱정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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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았다 시⃫⃫⃫⃫⃫발⃫⃫⃫⃫⃫ ..
마트에서 나와 골목으로 돌아가던 중 이나은.
아니 이나은의 무리들을 만났다.

"어디가?"
".. 집"
무서워서 대답은 했지만 나를 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았다.
엄청 오랜만에 보는거긴 한데.. 일단 문제는 이나은 뒤에 5~6명 정도 모여 있었고 난 혼자라는 거다.
여기서 삐딱하게 나가면 내 볼이 아니라 목숨이 날라 갈수도 있어. 최대한 친절하게 굴자
"저기.. 나 좀 지나갈게"
"나은아. 얘 너가 말한 애 아냐?"
"으응?.."
어, 맞아. 최연준 여자친구. 이나은의 예쁜 목소리에 무리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아 이거 뭔가.. 좆된 것 같은데?
슬금 슬금 뒷걸음질을 하니 이나은이 웃었다.
"아무래도 우리 여주가.. 날 싫어하는 것 같아"
"그게 무슨.."
"나도 나 싫다는 사람 싫어하거든"
"저..기 나은아"
"최연준도 너도 다 좆같다고"
예쁜 얼굴은 굳은지 오래였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손이 벌벌 떨려왔다. 더이상 뒷걸음질 칠 곳도 없었다.
퍽-!
"흐윽!..."
팔짱을 낀 채로 내 복부를 발로 내리깐 나은이가 넘어진 나를 보고 웃었다. 명치를 정확히 맞아 숨을 잘 못 쉬는 내 머리카락을 확 쥐어잡으며 일으킨 이나은이 다른 한 손으로 내 뺨을 툭툭 쳤다.

"어떡하냐..이제 너 지켜줄 애들도 없어서"
그렇게 10분 정도 이나은한테 맞았다.
존나 아픈 와중에도 어이없어.. 한 대도 못 막고 쳐맞았네!... 쿨럭 쿨럭 거리며 배를 움켜 쥐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이나은이 지 무리들이랑 골목을 빠져나갔다.
"하아.. 하아.. 조..온나 무식하게 패네"
천천히 벽을 지탱해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맞으면서 떨군 핸드폰은 고장났는지 켜지지도않았다.
제발 누가 나 좀 살려줘. 죽을 것 같아
살려줘요 나 여기 있어요
마음속으로는 소리를 질러대고 있는데 복부를 맞은 탓에 소리가 나지 않았다. 나 집에 어떻게 가지.. 애들이 기다릴텐데.
지금 내가 의지할 곳이라곤 음료수가 담긴 검정 비닐봉투만 꼭 잡는 것 밖에 없었다.
***
여긴 어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사방에 커튼이 쳐져있고 내가 딱딱한 침대에 누워있고.. 북적 거리는 걸 보니
응급실이네?.. 누가 날..

"누나!"
".. 수빈이?"
"..왜 누나가 이 꼴을 하고 있어요"
수빈이가 재빠르게 내 상태를 살피며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였다. 날 병원에 데려온게 다른 사람도 아닌 수빈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 참에 수빈이가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고 있었냐고요!!"
"..머리 아파 소리 지르지마"
"제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발견 못 했으면 어쩔 뻔했어요 네?"
"나 도와줘서 고마워 최수빈"
수빈이가 내 말에 울먹 거리며 나를 끌어안았다.
우냐? 울어? 장난스러운 내 말투에 고개를 팍 들어 나를 노려본다.. 어쭈 이게..
"이제 이거 놔. 나 집에 가야돼"
"연준이 형한테 연락 했어요 곧 올거에요"
"...정말?"
그래도 연준이한테 연락은 해줬나보네. 안 그래도 연락이 안 닿아 초조해 하고있을 연준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었던 참이였다.
"진료비는 제가 냈어요.. 형 오기 전에 저 갈게요"
"고마워 수빈아"
수빈이가 나가고나서 한참을 누워 있었다. 이나은 얘를 어떻게 해야할까. 신고 해야되는데 증거가 없어..아까 그 골목에 cctv가 있었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병원 천장만 바라보고 있을 때 누군가 내가 있던 자리에 커튼을 찢어질 정도로 확 열어제꼈다.

"...하"
신발도 제대로 못 신어 짝짝이인데다 엄청 뛰어왔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서있는 연준이였다.
"여.. 연준아"
"여주야.. 괜..찮아? 어디, 어디 다친 곳은 응?"
"연준아 나 괜찮아.. 세상에 이게 뭐야 연준아 양말 다 버리게 생겼어"
"여주야 진짜, 진짜 괜찮은 거 맞지?"
연준이가 많이 놀란 것 같았다. 걱정 가득한 눈빛에 눈물이 잔뜩 매여있었다. 나 연준이 우는 거 몇 번을 보는거지
아픈 팔을 억지로 들어 연준이의 등을 토닥였다.
괜찮아. 나 진짜 괜찮아. 그에 연준이가 안심한 듯 나를 꼭 끌어안았다.
"으윽.."
"!.. 아파? 미안해!.."
"아니야 그래도 안아줘.."
아무리 아파도 너가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안심이 되어서 떨어지고 싶지 않아.

"야 미친!.. 너 왜 전화를 안 받아!!"
"..강태현? 너도 왔어?"
"그럼 우리 다 왔지.. 최수빈 걔가 연락 안 했으면 아무도 몰랐어"
"범규는?.."
든든한 3인방 중에 최범규가 없다는게 나름 섭섭하네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저 멀리서 범규랑 눈이 마주쳤다.
항상 능글거리고 장난끼 가득한 눈이 오늘은 존나 살벌했다.
"..쟤 왜 이렇게 화가 나있어?"
곧 이쪽으로 성큼 성큼 걸어온 범규를 보니 부들 부들 떠는게 얘도 많이 놀라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가 잔뜩 나있었다.
"야 범규야 너.."

"누가 그랬는지 빨리 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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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 꿈에도 몰랐짜나요.........
저 울어요.. 어어엉ㅇㅇㅇ엉ㅇ엉유ㅠ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