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친개 길들이기_3
© 2023 방탄내사랑 All right reserved.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한 나여주와 김태형은 까마귀가 울고 갈 정도의 어색한 분위기로 집안에 들어섰다. 아무런 말도 없이 멀뚱멀뚱 서 있는 나여주한테 먼저 말을 건 건 김태형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서 있을 수만 없으니.
"흠... 내 방은 어디지?"
(흠... 내 방은 어디야?)
"아, 룸? 저 따라와요"
자신이 지낼 방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김태형에 집 나가 버린 정신을 찾은 나여주는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 뒤 앞장섰다. 꽤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인 나여주가 사는 곳은 다락방을 합쳐서 3층짜리인 단톡주택이었다. 김태형이 지낼 방은 2층 끝 쪽에 자리하고 있는 방이었지.
"여기가 그쪽이 지낼 방이에요"

"Okey. 근데 나 궁금한 게 있는데"
방으로 안내해줬더니 뜬금없이 궁금한 게 있다는 김태형에 궁금한 게 뭐냐고 되물어본다. 그랬더니 입꼬리를 올려 살짝 웃어 보인 그는 한 발짝, 한 발짝씩 나여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궁금한 게 있다면서 가까이 다가오는 김태형에 뒷걸음질 치다가 등이 벽에 닿으면서 더이상 도망칠 수도 없게 되었다. 꼼짝없이 벽치기를 당한 나여주는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냐고 말하지는 못하고 고개를 올려 위압감 하나도 없는 눈빛으로 째려보았다.
당장이라고 입술이 부딪칠 수도 있는 거리, 조금씩 얼굴을 가까이하는 김태형에 유고걸인 나여주는 어쩔 줄 몰라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마치 지금 당장 입술을 맞춘다고 해도 받아준다는 듯이. 두눈을 질끈 감은 나여주에 소리 안 나게 웃은 태형은 분홍빛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었다.
"눈은 왜 감아, 키스해주길 바란 건가?"
자신의 입술을 쓸면서 키스하길 바랐냐는 이상한 소리에 질색하면서 태형을 밀쳐내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누가 키스하길 바랐다는 거예요?! 갑자기 얼굴 들이대서 놀라 눈 감은 거 뿐이라고요...!"

"알아요. 그냥 농담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알아. 그냥 좀 장난치고 싶었어)
"또 뭐라는 거야..."
"하지만 당신은 정말 영어를 못해요?"
(근데 너 진짜로 영어 할 줄 몰라?)
"돈 잉글리시? 좀 알아듣게 말해봐요"
"와... 진짜 영어 못하는구나"
자신의 영어 실력을 시험하려는 태형에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건 사실이니, 화를 낼 수도 없었지.
"근데 너랑 나 동갑인데, 언제까지 존댓말 할 거냐?"
"그걸 왜 이제야 말해...!!"
괜히 존칭 썼잖아? 알면서도 동갑인 걸 말하지 않은 태형에 괘씸했다. 어찌 하는 짓마다 사람을 약 올리는 재주가 있는 건지.
"너가 이렇게 반응하니까 계속 놀리고 싶어"
(네가 이런 반응을 보이니까, 자꾸 놀려주고 싶잖아)
"으... 얄미워. 열받아!!"
이번에도 하나도 못 알아들은 나여주는 애꿎은 두발만 동동거린다.
"호박은 화를 내는 법을 알고 있다
(호박이 화낼 줄도 아네)
"그놈의 펌킨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나한테도 나여주라는 이름이 있다고"
"나여주... 뭐 이름은 이쁘네. 그래도 난 펌킨이라고 쭉 부를 건데?"
한쪽 눈을 찡긋인 김태형이 알아듣지 말라는 듯이 영어로 중얼거린다.

""내가 다른 사람을 이렇게 부르는 건 네가 처음이야"
+마지막 말 알아들으셨나요? 만약에 못 알아들으셨다면 번역기 돌려보시길 바라요😊💜 아, 그리고 마지막 문장의 call은 전화하다가 아닌 부르다는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