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길들이기

EP 22.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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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길들이기

w.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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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지금 잘못 들은거냐. 다시 한 번만 말해봐."



"이여주가 나 좋아한대. 나한테 고백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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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너는 뭐라고 대답했는데."



"아무말도 못했어. 그냥 그렇게 말하고 여주가 가버렸거든."



"아니···. 그래서 너는 걔 어떠냐고."



"왜. 내가 좋다고 하면 포기하게?"



"포기가 아니라 존중할 생각이 있거든. 서로 좋다는데 내가 끼는게 더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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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하게 쿨한 척 질러 놓은 윤기였지만, 사실 태형이 침묵하는 그 몇 초동안 수만가지 생각들이 윤기의 머릿속에 오갔다. 정말 태형이 그 사이 이여주에게 마음이 가버렸으면 어떡하지. 그런 안절부절 못하는 윤기의 모습을 보더니 태형이 피식하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이여주를 왜 좋아해."



"아···."



"너 쫀 거 엄청 티 나 ㅋㅋㅋㅋㅋㅋㅋ 쿨한 척 하기는···."



"아무튼 알려줘서 고맙다. 이거 기분 더럽게 이상하네."



"곧 학원에서 이여주 만나. 뭐라고 거절해야할까?"



"하···. 이여주 엄청 상처 받을텐데. 좋게 이야기 해줘."



"그러니까 그 좋게의 멘트를 네가 좀 조언해줘."



"김여주 못 잊었다고 해."



"에? 그건 거짓말이잖아. 나 김여주 싹 다 잊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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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속여. 너 김여주 못 잊었잖아."



"뭐래~ 진짜 잊었어ㅋㅋㅋㅋㅋ"



"싹 다 잊은 사람 배경화면이 아직도 김여주가 찍어준 강아지냐."



"나 이 강아지 엄청 좋아해. 귀엽잖아. 그래서 그런건데."



"아 네네. 그렇다 쳐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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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무슨 일이래. 왜 연락이 없지?"









여주가 카톡창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반복했다. 그 어떤 바쁜 일이 있어도 잘 들어갔냐는 안부 카톡은 꼭 해줬는데, 일찍 잠들었나. 윤기에게 연락이 오지 않는 다는 이유로 몇 시간째 민윤기 생각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 여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냅다 던졌다.












"왜 급발진이야."










인천에서 오랜만에 놀러온 친구가 그런 여주의 모습을 보고 물었다. 하, 미쳤다 미쳤어. 여주는 그런 친구의 물음에도 무시하고 심각한 듯 이마를 짚고 곰곰이 생각했다. 민윤기가 자신을 챙겨주는 게 너무 당연한 것이 되어버려서, 습관처럼 하던 연락을 안하면 허전한 게 이상하지. 암암, 그렇고 말고. 여주가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윤기에 대한 생각을 잊으려던 찰나, 여주의 핸드폰이 짧게 부웅- 하고 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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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야. 나 잠깐 나갔다 온다."



"뭐? 이 시간에? 너 미쳤니?"



"친구가 잠깐 보재. 잠깐이면 됌."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12시ㅇ,"










쾅-! 띠리리!











"짝남이라도 나오라고 카톡 보낸거야 뭐ㅇ,"
"어머.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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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밤에 무슨 일이야ㅋㅋㅋㅋ"



"······. 너무 늦은 시간인가."



"당연하지. 지금 12신데. 배려 없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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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한테 들었어."
"네가 태형이한테 고백했다며, 좋아한다고."



"······."



"우리 아직 다섯 번 밥 안 먹었는데."




"······. 그게···."




"네 마음에는 아직도 내가 없는거지?"



"······."











여주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실은 여주 자신도 본인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무슨 생각으로 김태형에게 고백을 질렀는지, 그리고 왜 민윤기의 연락에 기쁘고 나오라는 말 한 마디에 달려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여주는 복잡한 감정 속에 입을 꾹 다물었다. 침묵이 계속 되자 윤기는 조금은 지친듯 여주에게 말했다.











"너 김태형 많이 좋아하나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너한테 기대했어. 네가 마음을 여는 것만 같았거든."
"여기에 오는 그 짧은 시간에도, 네가 나한테 말해주길 바랐어."
"김태형 안 좋아한다고."
"근데 끝까지 말 안해주네. 그동안 내가 느낀 건 정말 다 착각이었구나."



"······."




"그만할게, 너 좋아하는거."
"너도 불편하잖아.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다른 남자가 들이대는 거."



"······. 나는···."




"너한테 기대하고 착각한 지난 과거가 쪽팔려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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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좋아하는 거 그만할래."











윤기가 말을 마치고 뒤돌아 여주의 시야에서 없어질 때까지도 여주는 한 마디도 못했다. 지금 자신의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슬픔인지 기쁨인지 하나도 인지 할 수 없었다. 그저 공허함, 허탈감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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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우우우우웅- 부우우우우웅-









"누구지, 모르는 번호인데."









주말 저녁, 태형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평소 모르는 번호에 수신을 안해주는 편이었지만, 그 날따라 전화가 괜히 받고 싶은 태형이었다. 태형은 수신 버튼을 누르고 말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저 핸드폰을 주웠는데요, 잠금화면에 이 번호가 쓰여져 있어서요."



-"네···?"











번호 하나를 잘못 누른 게 아닌가. 자신이 우리 나라에서 알아주는 대기업 회장 아들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아는 태형의 친구들은 함부로 태형의 연락처를 올릴리 없었다. 태형이 잘못 건 것 같다고 말하려는 순간, 태형의 머릿속에 어떤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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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혹시 어디서 주우셨어요?"



"여기 시티파크요."



-"포항···. 포항이에요···?"



"네 포항이죠. 시티파크가 포항 말고 또 어디있어요. 오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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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양아치는 30부작 이내로 완결 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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