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아치 길들이기
w.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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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윤기파 속에 계신 태형파님!!


"······."
태형은 한참동안 여주의 폰을 들고 바라보았다. 어쩌려고 서울에서 포항까지 달려온거지. 이제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핸드폰 화면을 키니 아직까지 유지 되어 있는 태형이 골라준 커플 배경이 눈에 들어왔다. 시계 아래에는 태형이 여주의 폰에 작성한 그대로, 글자 하나 안틀리고, 그대로 있었다.
'핸드폰 주우셨으면 010-000-0000으로 저나주세요♡'
"어지간이 귀찮았나 보네. 하나도 안 바꾼 거 보면."
삐리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리-
태형이 핸드폰을 가만히 들고 어떻게 전해줘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격정적인 진동과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알람이 울렸다.
오후 9시 30분
ㄴ 알바 10시!!
"······."
"부잣집 딸내미는 개뿔."
알람의 제목을 보고 괜히 기분이 묘해진 태형은 투덜거리며 알람을 끄기 위해 핸드폰을 터치했다. 그러자 핸드폰은 잠금 하나 없는지 바로 풀려버리고 알람 어플로 들어가졌다.
"아직도 비번 안걸어놨네. 좀 해놓으라니까···."
"이렇게 허술한 애가 무슨 나를 속이겠다ㄱ,"
남의 것을 훔쳐본 것 같은, 그것도 전 애인의 핸드폰을 함부로 만지는 것 같아 불편한 기분을 느낀 태형은 재빨리 뒤로가기를 누르며 핸드폰을 끄려고 시도했다. 그 찰나, 태형이 손이 멈춰졌다. 태형은 차마 핸드폰 화면을 끌 수 없었다.

"·······. 아직까지···. 배경화면을 도대체 왜···."
태형의 심장이 미친듯이 빨리 뛰었다. 이제 거의 세 달이 다 되어간다. 태형은 여주를 완벽히 잊었다고 말하고 다녔고, 여주 또한 여주의 기억에서 태형이 없을 것이라고 태형은 확신했다. 그런 태형에게, 아직 바뀌지 않은 배경화면을 보는 것은 태형을 충분히 힘들게 만들었다.
부우우우우우웅- 부우우우웅-
'변백현.'
태형이 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주체되지 않는 심장을 최대한 가라앉히고, 수신 버튼을 꾹하고 눌렀다.

"여보세요."

"이 시는 제목부터 첫사랑이에요. 그러면 무슨 내용이겠어요? 그래요~"
윤기는 수업에 하나도 집중할 수 없었다. 무슨 용기로 그런 말을 내뱉어버리고 온건지. 사실 윤기는 자신이 없었다. 여주가 원망스럽고 미운 건 사실이었지만, 그럼에도 여주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친구라도 옆에 남아있고 싶었는데, 윤기는 지난 날의 자신을 후회했다.
"마지막 연을 보면 화자는 첫사랑을 통해서 정신적 성숙을 이루어 냈음을 알 수 있지요. 자! 윤기! 여기서 쓰인 표현법은 뭘까."

"정신적 성숙은 무슨···. 더 찌질해졌구만."
"??? 뭐라고요 윤기??"
"네?"
"ㅎㅎ 집중 안했지!"
"ㅇ, 아. 죄송해요."
"윤기 이런 모습 처음 본다. 설마 자만하는건 아니지? 치고 올라오는 애들 많아. 고3까지 성적 유지해야지. 집중하자."
"네···."
맞는 말이다. 사랑을 하면서 성적이 오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윤기 또한 그랬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공부를 하다 보면, 사랑을 하지 않을 시절보다 공부량이 턱 없이 부족해지는 건 사실이었으니까. 학원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윤기는 꽤나 충격을 먹은 듯 해보였다. 그리고 현실을 이제서야 직시할 수 있었다. 윤기는 자신의 뺨을 두 어번 때리더니 다시 수업에 집중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제 자신에게 짝사랑이라는 건 없다고. 아니, 사랑 같은 거. 안할 거라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나봐."
"······? 뭔 개소리야···. 알아듣게 말해."
"아 그니까, 내가 A라는 애를 좋아하는 줄 알고 고백했는데,
알고보니까 B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진짜 무슨 미친 소리냐···. 올해 들으 말 중에 제일 황당한데."
"나도 이런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어떡하지?"
"네가 고백했을때 A는 뭐라고 대답했는데?"
"별 말 안했어. 근데 거절할 것 같아."
"그것만은 천만의 만만에 다행이네. 이여주 너 진짜 돌은 행동 한거야."
"ㅇㅇ 나도 알아···. 반성 중이야···."
"B는 너한테 마음 있고?"
"있었어. 근데 이제 나 안좋아할거래."
"······. 나 너랑 대화하고 싶지 않아.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다 내 탓이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좋아한다고 착각했던 사람은 김태형이고
지금 좋아하는 사람은 민윤기라는거지?"
"뭐야. 너 이름을 어떻게 알아···!"
"어제 네가 카톡하는 거 봤어. 어제 12시에 나간 것도 민윤기지?"
"ㅇㅇㅇ···. 완전 귀신이네."
"고백해."
"뭐?"
"고백하라고, 민윤기한테."
"당장 가서 말해. 좋아한다고."

- "······. 김태형···?"
"네가 내 전화번호를 써놨잖아."
- "미안해···. 금방 갈게. 어디야?"
"시티파크. 이 폰 주인은 누군데."
- "그냥 친구."
"응. 그렇구나. 너 지금 어디야?"
- "학원 끝나고 알바 가려던 참이었어."
"그럼 알바 하러 가. 이 번호로 너 알바 하는 곳 주소 보내."
- "아니야. 내가 무슨 염치로···."
"그러게. 네가 무슨 염치로."
- "······?"
"만나서 이야기 하자, 만나서."
태형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벽에 기대어 한참을 생각했다. 김여주를 보면 무슨 말부터 먼저 해야할지, 김여주의 모습은 어떨지.

"잘 못 지냈으면 좋겠다, 김여주."
태형은 생각을 그만두고 일어나 여주가 보내준 주소로 향했다. 태형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김여주를 보자마자 무슨 말을 할지,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태형은 별로 정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김여주를 생각하는 이 상황조차도 너무 허무하고 힘들어서, 그저 이 연을 얼른 끊고 싶었을 뿐이었다.

어제, 오늘은 조금 추었지만 이제 정말 봄이네요!
벚꽃도 피고 슬슬 벌레도 많이 보여요.
연재 텀이 긴데도 기다려주시고 봐주시는 분들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 다음화가 언제 올라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빠르면 1-2주! 느리면 5월은 되야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수행평가 기간은 다 지나갔고 이제 커다란 숙제인 중간고사가 남았네요!
대입을 향한 첫 번째 시험입니다! 저 진짜 잘보고 올게요 :)
그때까지 우리 서로 열심히 살아요𖤐
다음화를 최대한 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하며! 다들 잘 지내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