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 ]
엊그제 고등학교 입학한 듯한 내가 벌써 고2가 됐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버스 안 사람들까지 물리치고 버스에 탔다.
아침에 꽃단장 좀 하느라 일찍 일어났더니 너무 졸렸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좀 내리고 버스 안이 좀 널널해졌다 싶을 때 갑작스러운 버스 급정거에 다리에 힘을 빡 주는데 누가 내 발을 밟았다.
“ 으악 ”
“ 죄송합니다.. ”
이게 누구인가 학원에 같이 다니는 여자애였다.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관심있던 여자애다.
물론 깊게 좋아한건 아니였기에 별로 신경도 안썼다.
같은 학교다니게 된다는건 알았지만 이렇게 만나니 좀 반가웠다.
반가워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이런 말 저런 말 술술 나왔다.
“ 너도 이 버스 타? 하긴 세븐동 사는 얘들이 세봉고 다니면 거의 이 버스나 17번 타더라 이 버스가 더 돌아가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비교적으로 17번 보다는 한가해서 난 이 버스 타 “
” 아.. 진짜..? “
반응을 보니 너무 쓸데없는 말을 했나 싶기도 하고 왜이렇게 말을 많이해나 후회됐다.
학교 가는 동안 나만 더 말했다, 그리고 말하면서 점점 확신했다.
낯가림도 없고 누구든 앞에서 떨지않고 말을 잘하는 내가 좀 떨면서 말하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있던 관심이 그냥 관심이 아니라 접촉할 일이 없어 내가 몰랐단걸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괜히 한 마디라도 더 하고싶어 각자 반갈 땐 짧은 인사도 했다.
” 잘가 1학년 “
” /// “
내가 인사하자 수줍어 하는거 같았다.
걔가 말수도 적고 조용히 있어서 수줍어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어쩌면 그 모습때문에 더 관심이 생긴거일지도 모른다.
그 오빠도 내가 학원에서는 대답 안할거란걸 알았는지 학원에서 만날 때는 서로 한 마디도 안했다.
등교할 때는 오빠가 13번만 탄다는 말을 듣고 13번만 탄 탓에 가끔 만났었다.
버스에서 만나면 오빠가 먼저 말을 걸어줘 등교시간이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였다.
길지 않은 시간이였기에 더더욱 그 시간이 소중했다.
근데 그 오빠도 내가 좋아하는걸 아는건지 아니면 오빠도 날 좋아하는 건지 매번 말을 걸어줬다.
걍 이대로 콱 사귀어버렸으면.. 좋겠지만 친한 것도 아니라 엄두도 못냈다.
” 그.. 여주야 (침꼴깍) “
” 네? 아니 ㅇ.어..?? “
” 혹시 너 번호 알려줄 수 있어..? ”

진짜 심장 터질거같았다.
이 오빠 내 마음 읽었기라도 한 듯 바로 번호를 물어봤다.
“ 어 여기// ”
“ 고마워 전화걸었어 그거 내 번호야 “
” 알겠어..// “
” ㅋㅋㅋ (귀여워ㅋㅋ) “
” ?? “
” 아니야ㅋㅋ 이따 연락할게 꼭 봐 “
” 어? 알겠어! “
와 미친 진짜 최여주 살면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었다.
이대로 죽어도 좋을거 같았다.
아니지 사귀지도 못하고 죽는건 아쉬울거같고 아무튼 미친듯이 좋았다.
계속 짝사랑만 하다 끝날빠엔 일단 지르는게 좋을거 같다고 생각했다.
거절할까봐 좀 무서웠지만 망설이지않고 바로 줘서 너무 기뻤다.
사실 학원에서도 말 걸고 싶었지만 원래 학원에서 말 안하는 얘여서 학원에서까지 말걸면 부담스러울거같기도 했고 학원에서 만나는 사이라고 알게되는 것도 좀 그런거같아서 등교시간만 기다렸다.
친구들이랑 저녁까지 운동장에서 축구하다 연락한다는걸 미쳐 생각하지 못하다 집가서 늦게 보내버렸다.
이 오빠는 까먹은건가 학원도 이미 끝나고 저녁 늦은 시간인데 연락 하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