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신 돌아오지 않을 그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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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
지
난
여
름
밤
내 무릎에 누워 잠든 너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깨지 않게 조심히, 조심히. 이윽고 너를 쓰다듬던 손을 떼어 조심스럽게 얼굴로 가져가 숨을 들이 마신다. 순식간에 밀려들어오는 너의 체향은 지독하리만큼 익숙했다. 너무 익숙해서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그런 향.
아마도 향은 저마다 특정한 기억을 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너의 향이 그러했듯이.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향에 얼마나 많은 추억을 품게 될까. 또 얼마나 많은 향을 그리워하게 될까.
아니면 혹시 다시금 이때의 향에 추억을 이어갈 수 있는 날이 찾아올까. 갈 곳을 잃은 생각들이 괜스레 마음을 어지럽힌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향은 짙은 추억을 머금는다.
정말 가늠할 수조차 없이 짙어서 평생을 허우적거려도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든다. 그래. 어쩌면 나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모른 채 외면하며 너의 향을 최대한 많이 머금을 뿐.
내가 지금껏 외면했던 진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알 수밖에 없었던 진실. 어쩌면 나는 아무런 행동도, 반대도 할 수 없을 너의 진심.
있잖아, 나는 네가 날 떠날 거란 걸 알고 있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