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잊는 꽃의 인연

[제 10장] : 드러난 마음




제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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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난 마음















선비님.. 주무십니까..?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이는 아직 잠들지 못했어.


“…”

선비님..?

연화야"

? 주무셨습니까..?

심장 소리가 너무 커서 잠들 수가 없구나"


선비의 말에 아이는 파드득 놀라며 붙였던 몸을 떼었어하지만 선비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푸스스 하고 살풋 웃더니 더욱 단단하게 끌어안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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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지 말거라"

,부끄럽습니다..”

심장소리가  처럼 울리고 너의 향기가 코에 흐르니 잠이  것만 같구나그러니 이대로 있거라"

선비님..”

 선비의 호칭은.. 버리지 않겠느냐"

..?

이름을 불러보거라"

,허나..”

불러보래도"

...... 아아.. 못하겠습니다..”

그럼 어쩔  없구나..”


선비가 아이를 끌어안은 팔을 내리고 몸을 틀어 뒤를 보려하자 아이는 선비의 소매 끝을 붙잡았어그러곤 말했지.


,윤기님..”

다시 해보거라"

윤기님..”

듣기 좋구나"


어둠 속에서도 보이게 환히 웃으며 선비는 아이를 끌어 안았어.


선비님께서는 팔이  아프신겝니까..?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부끄러워서 그렇습니다..”

“…”

윤기님..”


선비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다 웃어보였지 후로  사람의 관계는 돈독해졌어.







*








윤기님!들꽃이 환히 피었습니다!”

꺾어온것이냐"

윤기님께 드리고 싶어서..”


아이가 조금 시무룩해지자 선비는 살풋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


고맙다어여쁘구나"

그렇지요? 꽃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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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꽃은 살아있을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화병에  꽃아둘 터이니 다음엔 같이 꽃을 보러가자꾸나"


 후로 선비의  앞에 작은 화단이 놓아졌지아이가 머물던 곳은 신당만 두고  사람은  지붕 아래에 살았지.

마을 사람들은 더이상 창귀가 나타나지 않자 범무녀의 힘이 강했다며 좋아했어.


 소리가 한양에 퍼질   사람은 서로를 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졌지.









*









달이   매화댁으로부터 서신 하나가 도착했어아이의 서신의 답장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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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야창귀를 잡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범무당 대표인 우리는 너를 인정하기로 했다 소식이 입을 타고 전해지니 특히 범무녀들이너를 따르기 시작했더구나 일을 마쳤으니 이제 매화 댁으로 다시 돌아오거라. ]


한양에서 매화 댁으로 보낸 창귀를 잡았다는 소식에 태형은 아이에게 그만 돌아오라는 말을 전했어하지만 아이는   없었지선비와함께 하는 삶이 너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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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하느냐"

윤기님..”


선비는 서신을 들고 마당에  있던 아이의 뒤로  등에 자신의 도포를 걸쳐주었어그러곤 가만히 끌어앉았지.


범을 잡았으니 돌아오라더냐"

“....”

“..가지말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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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에 있어라"

“..가지 않을 겁니다제가 어찌 윤기님을 두고 가겠습니까 외로운 산에 홀로 남는다면..”

그런 마음이라면.. 나는 외롭다 말하지 않을 것이다그런 마음이라면 너를 붙잡지 않을 것이다그런 마음이라면."


선비의 팔이 스르륵 내려가자 아이는 소매를 붙잡고 다시 끌어당겼어.


연모합니다"

연모합니다.. 매화 댁으로 가면 사무치게 그리울 것입니다연모하는  마음을 숨길  없어 그런 말을 했습니다부디.. 부디  붙잡아주세요..”


 말을 듣자 선비는 아이의 몸을 돌려 입을 맞췄어아이가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입을 떼었다가 다시 입술을 머금었어아이의 손이어쩔  몰라 하자 선비는 손깍지를 끼며 손을  붙잡았지달빛 아래 하는 입맞춤은 아름다웠어.


아이가 손깍지를 빼내어 어깨를 살짝 밀자 선비의 눈이 아이를 잡아먹을  했어그러곤 번들거리는 아이의 입술을 훔쳐주며 가만히 바라보다 웃고 말았어.


네가 꺾어다  들꽃의 향이 이곳까지 나는 모양이다"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더운 얼굴을 감추자 선비는 아이의 뺨을 감싸주며 입에 짧은 입맞춤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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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늦었다어서 들어가자꾸나"


선비가 아이의 손을 잡고 살짝 끌어당기자 아이는 숙였던 고개를 살며시 들고 안채로 걸음을 옮겼어.










*










선비는 몇 주 후에 열병을 앓았어. 추운 밤에 도포를 덮어준 것이 큰 이유가 됐지.


선비의 이마에 물 수건을 올려주고 볼에 입을 맞추고서 선비에게 차려줄 음식을 사러 나갔어. 장터에 나가 고기를 사온 아이는 안채 문을 열고


흰 범과 마주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