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야 이것도 살까? 맛있는 것 같은ㄷ,"
"내려놔"
"응"
이래서 같이 장 보러 오기 싫었는데. 항상 시식코너에서 한 입 먹고나면 이것도 사자 저것도 사자 난리나는 수빈이였다. 결혼 2년 차, 몰래 장 보러 나가려는 나를 붙잡고 낑낑대며 같이 가자는 수빈이를 이번에도 못 말렸다.
"너 이럴려고 같이 장 보러 다니는 거지.."
"아니거든.. 너 혼자 힘들까봐 따라다니는 거지"
"거짓말쟁이.."
가득 담긴 카트만 봐도 그랬다. 온갖 인스턴트에 아이스크림 가득.
아니 내가 장 보러 왔지 간식 사려고 왔냐고-
뭐라 하려던 참에 우리 옆으로 지나가는 강아지가 보였다.
"헙.. 수빈아 저 강아지 봐바..진짜 만져보고 싶다. 여보 우리도 강아지 키우면 안될까?"
내 말에 수빈이가 내키지 않는지 망설이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기 지나가는 강아지가 너어어어무 귀여웠다. 우와..우와!..
"음...자기야"
"응?"

"저기..내가 좀 더 개처럼 살게.."
"...?"
풉- 그 말을 듣자마자 배를 붙잡고 깔깔 거리며 웃었다. 내 눈치를 보던 수빈이가 왜 웃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지만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너 뭔데 진지하냐고"
"아니! 나는 자기가 강아지 키우면 안되냐길래!"
"으이그 바보야 그렇게 쉽게 키우겠냐? 너 하나 키우는 것도 어려워 죽겠는데"
"그니까-!"
아니 잠깐만, 뭐?
이번에도 웃음을 꾹 참고 카트를 끌으니 뒤에서 발끈하며 뒤따라오는 수빈이였다. 옆에서 쫑알 쫑알 나를 남편이 아닌 아들로 보고 있었냐 어쩌고 저쩌고 말 하면서도 기어코 무거운 카트를 뺏어 자기가 끄는 걸 보면 사랑스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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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남편 졸귀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