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가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어 빙신아. 그리핀도르가 슬리데린을 쳐다보겠냐?"
"누가 그래"
"그리핀도르에 아는 후배 있어 걔가 그러더라"
요즘 연준 선배 그리핀도르에 좋아하는 사람 있냐고. 여주 누나 말 하는 거면 꿈 깨라고. 슬리데린의 동기인 대영이가 연준이의 어깨를 잡으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해줬다.
그렇다. 여주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던 거다...
***
"나 최연준 좋아하나봐"

"뭐? 최연준? 설마 슬리데린 최연준 말 하는거냐?"
"응.."
"미친놈아 그런 휴닝 선배는!!"
"몰라 휴닝선배는..그냥..존경 이였던가?"
"아니 갑자기 왜? 어떻게 슬리데린이 좋아질 수가 있어?"
"생각보다 다정하고 따뜻하고 착하더라고, 그냥 좋았어"
수업이 끝난 범규와 여주는 야외 복도를 거닐며 경치를 구경 하고 있었다. 수업 내내 다른 생각에 빠져보여 걱정 이 된 범규가 여주에게 무슨 고민이 있냐 묻자 들려온 말은 큰 충격이였다. 당연히 범규는 생각했다. 아니,어떻게,슬리데린을? 그 못된 녀석들을!
범규가 펄쩍 뛰며 여주를 말리고 있을 때 복도 끝으로 연준이와 그의 무리들이 보였다. 어 연준이다!..
"연준ㅇ..."

연준이가 나를 보자마자 뒤를 돌아 가버렸다. 뭐야?
..방금 날 피한건가? 괜히 기분이 상해 고개를 푹 숙였다.범규가 내 눈치를 보며 툭툭 건들였지만 반응해주지 않았다. 어떡하라는 거야 최연준. 너가 먼저 친해지고 싶다며
.
.
날 피하는 것 같다던 내 추측은 정확히 들어 맞았다. 그 이후로 비행 수업, 물약 수업, 전공 수업, 그리고 연회장에서도 마주칠 때마다 나를 피했다.
그리고 지금, 이번에는 지하에 있던 슬리데린의 기숙사에
무작정 찾아가 따지러 온 나는 연준이의 얼굴을 보자마자 할 말을 다 까먹어 버렸다.

"할 말 있어?"
"..."
"..없으면 그만 ㄱ.."
"너 왜 나 피해!"
... 하 시발, 이 말 먼저 하려던 게 아니였는데.
왜 피하냐는 내 말에 멈칫하던 연준이는 애꿎은 머리만 쓸어 넘기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런 태도에 더 울컥한 내가 또 한 번 말 했다.
"나랑 친해지고 싶다며. 퀴디치 경기 보러 오라며!!"
내가 응원 해준다 했잖아.. 눈물이 글썽 거리는 것 같은 건 내 기분 탓이였으면 좋겠다 제발. 내가 연준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버려서 더욱 더 서러웠다. 울먹거리는 나의 태도에 연준이가 결국 한숨을 푹 쉬며 말 했다.

"나 너 좋아해. 친해지고 싶다 한 것도 그 이유야, 알아?"
"..므, 뭐?"
"너만 보면 갖고 싶은 걸 어떡해.네가 좋아한다는 사람한테 가서 협박 해서라도 가지고 싶은 걸 어떡하냐고"
"야 최연준.."
"..거 봐, 싫어하잖아"
그러니까 빨리 가. 안고 싶어 미치겠으니까.
연준이가 내 어깨를 밀치며 말 했다. 어어.. 어 잠시만!
이대로 가면 안되는데, 그러니까 지금 네 말은..
"...!-"
다짜고짜 입을 맞췄다. 본능이였다. 내가 먼저 시작 했으면서 깜짝 놀라버린 나는 눈을 감지도 못 한 채 연준이의 얼굴을 그대로 직면 할 수 밖에 없었다.
연준이도 놀랐는지 온 몸이 경직 된 느낌이였다.
"!..미친.. 미친, 연준아 미안ㅎ.."
으악-! 황급히 몸을 떼어내려 했지만 그러지 못 했다. 연준이가 나를 꽉 끌어 안았기 때문이다. 으으 숨 막히지만
그래도 좋다. 나도 온 몸에 힘을 풀어 연준이에게 가만히 안겨 있으니 연준이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나랑 사귀면 내가 휴닝카이보다 더 잘 해줄게"
"...뭐?"
야!! 너 그거 누구한테 들었어!!!
연준이의 품 안에서 바둥 거리며 어깨를 퍽퍽 쳤지만 꿈쩍도 안 하는 연준이였다. 누구한테 들었는지.. 그 얘기 때문에 계속 날 피했었구나. 의도하지 않았지만 얼떨결에 질투 유발 해버린 나 덕분에 잘 해결 된 것 같았다.
복도에서 슬리데린 학생들이 우릴 바라보며 수근 거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될대로 되라지. 난 이대로 안겨 있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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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입니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