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돌아온 그날의,

4. 그대와 함께 만든 결실_(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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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함께 만든 결실_




글 : 레모네





그 다음날, 선황제가 죽고 바로 곧이어 새로운 황제의 즉위식이 열렸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즉위식이 무심히도 열려버린 건 제국의 살림이 급급한 상황이었던 것이겠지.

전날 선황제의 죽음이 무색하게 시리 화려히 치뤄지는 즉위식. 그 막이 서서히 그녀의 눈 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와..."


"뭘 그리 놀라요, 벨리?"


"...너무 화려해서요"


"새황제의 즉위식에 이정도로 놀라다니요"





공작은 새침히도 웃어보이며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려 하는 듯 보였고, 그에 그녀는 떨리는 손과 다리를 잠시나마 멈출 수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들려오는 개막을 알리는 나팔소리에 그녀의 손은 다시 떨려왔다.





공작의 손을 살포시 잡고, 조심스레 내딛는 걸음걸이에서는 불안함과 두려움보단 당당함이 보여야 했으며 그녀는 그 모습을 그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떨리는 손은 잠시나마 공작에게 맡긴 뒤,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펴 다리를 힘있게 뻗어 걸어나갔다.

아마 그 누구도 그녀에게 감히 무어라 할 수없을 만큼.





그리고 곧바로 눈앞에 공작가의 대공작과 백작가의 대백작이 나란히 서있었고 그 중간에는 황제의 왕관을 들고있는 신부님이 서 계셨다. 그녀는 그들의 앞에서 멈추었다.





"킬로베르스 제국의 황녀, 프레야드 베르리시는 
고개를 숙여 듣거라"





굳건한 나팔소리가 멈추었고, 봄바람은 살랑였다. 몇몇 나뭇잎들이 날아와 그녀의 하얀드레스 위로 살포시 얹어짐에도 그런 모습이 더 아름다워져 갈 뿐.

그녀는 걸어왔던 꽃가루가 잔뜩 뿌려진 아래의 붉은 카펫위로 시야를 천천히 내렸고,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공작은 그녀의 모습에 조심스레 손을 놓아주었고 몇 발짝 뒤로 물러나 고개를 함께 조아려 기다렸다.





그녀와 공작을 이어 그 자리에 있는 모두인 공작, 백작, 대신, 하신, 귀족, 조금의 백성들까지 모두 고개를 바닥으로 조금씩 떨구어 기다렸다.

그렇게 모두가 묵념을 하니 들려오는 제국의 국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맞추어 합창하는 성악가들. 국가가 중간쯤 흘러 후렴부분에 도달했을 때 마침내 그녀의 머릿속엔 지난 5년들의 고통과, 자신을 이 자리까지 올려준 공작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직 티아라도 머리에 이지 못하였음에도 벌써부터 눈물이 나버리는 그녀는 그 눈물을 참지도, 북받쳐 더 흘리지도 않고 딱 차오르는 감정의 그만큼만 흐르는 눈물에 그녀는 충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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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 영광스럽고 창대한 국가가 막을 내리고 모두가 그 정적 속에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는 그 순간, 신부님은 입을 열어 큰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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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야드 베르리스 황녀를,
본 킬로베르스 제국의 여황제로 군림시키는 바.

이에 제국의 백성들은 그녀를 마음껏 환대하라!"





신부님의 그 말이 끝나자 순식간에 커다란 파도처럼 밀려오는 박수갈채와 호응들에 그녀는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을만큼 부풀었다. 거대한 제국의 새로운 황제가 위임되었음을 알리는 커다란 종소리는,





두웅-






제국의 여느 하나 들리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의 소리를 내뿜으며 빠르게 울려퍼졌다. 그제서야 조금씩 기쁨의 미소와 감동의 미소를 얼굴에 조심스레 띄우는 그녀. 그 모습에 공작은 마음을 놓고 웃었다.





"베르리시, 무릎을 잠시 내려 머리를 이리로."





그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하얀 드레스가 조금씩 그녀의 손에 들렸고, 그와 동시에 무릎을 바닥에 살짝 붙여 꿇는 그녀. 그 모습에 신부는 손에 들려있던 황제의 왕관을 그녀의 머리 앞으로 가져다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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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한 빛의 화려한 왕관이었다. 눈이 부시도록 말이다. 봄 햇살에 살짝 비추어진 그 왕관이 반사하는 몽환적이고도 아름다운 느낌은, 어느 고귀한 보석도 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마침내 그 왕관은 잠시의 침묵을 타고서 그녀의 머리위로

안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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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이 킬로베르스 제국에 영광을 주소서."





그 왕관이 그녀의 머리에 안착되었을 때 그렇게 어울릴 수가 없는 자태였다. 하얀 드레스에도, 그녀의 머리에도 터무니가 없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 아마 그곳의 모두가 느꼈을 것이다. 

제국에 걸맞는 여황제가 드디어 그 자리에 군림하였음을.













그날밤,
그녀의 처소에서 그녀의 환복이 진행되기 직전에 작고 조심스럽게 들려오는 노크소리. 그녀의 궁녀 슈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 쪽으로 발걸음을 돌려 걸어갔다.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는 그 문 틈엔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벨리 계세요?"


"공작님!!"





공작은 활짝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갔고, 그녀는 반갑다는 듯이 공작을 환히 맞이해주었다.





"오늘 너무 힘들었죠, 벨리"


"아니에요, 황제의 자리는 이제 시작인데요 뭘..."


"그래도 몇 시간을 서 계시고 인사드리고 다니셨으니 
힘드실텐데..."


"괜찮아요, 
그나저나 처소엔 어인일로 오신 거에요?"


"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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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벨리...
나랑 결혼해줄래요...?"



















-열린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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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