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정여주 양다리잖아"
"헐? 누구누구?? 설마 범규랑 최수빈??"
"ㅇㅇ 진짜 어이없어;;"
"수빈이 불쌍해 ㅠㅠ 거의 환승당한거잖아ㅠㅜ"
"근데 너네도 알지 ㅋㅋ 나 범규 좋아하는거
걔한테 자리 바꿔달라했는데 씹었잖아"
"와 나도 들음 인성 레전드네"
그래...그렇게 보였을수도 있지
다연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행인걸까...
저런 오해야 뻔히 생기는 일이니
신경 안 쓰고 교실로 가려했다.
저딴 소문 잠잠해지는거 금방이니까..
"야 걔 집 졸라 가난하잖아 ㅋㅋ"
진짜...너한테만 말한거였는데..
진짜...난 널 믿었는데..
기어코 내 아픔을 벗기기 시작한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목소리를 키워가며
날 더 깎아내리기 시작한다.
"걔 늙은 할미랑 살잖아 ㅋㅋ 불쌍해 죽겠어ㅠㅜ
또 집은 졸라 가난해
거기 들어가자마자 역겨워서 토나올뻔 ㅋㅋ"
"와 어제 걔 편의점 알바하는거 봤음 ㅋㅋㅋ 정여주인가 했는데 ㅋㅋ"
눈물이 차올랐다.
머리를 세게 한대 맞은 것처럼
머리속이 새하얘진다.
다 내 허상이었을까
.
.
.
"하...들었어?"
어느샌가 뛰어온 범규가 큰 두 손으로 내 귀를 막는다.
너 앞에선 안 울고싶은데...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내 두 눈에서
한 방울씩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야...울어?"
"야 여기 애들 많아...일단 들어가자"
그러더니 내 손을 잡곤
아무도 없는 도서관으로 들어간다.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없어 다행이지...
분노인지 슬픔인지 모를 눈물이 자꾸 나온다.
쪽팔림 따윈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무것도 생각해낼수가 없었다.
"야..울지마"
"...너..알고있었지"
"하.."
"왜 말 안했어..."
"너 이럴까봐..."
한참동안 쭈그려 앉아 울고있으니
범규가 초코빵을 사와 나를 달랜다.

"이거라도 먹어 너 아까 빵 버리고 왔잖아"
"싫어...안먹을래"
"하..."
한숨은 쉬면서 또 내 등은 토닥여준다.
그렇게 한참을 우니 서럽던 마음도 조금씩 가라앉았다.
"...가자"
"다 울었어?"
"응.."
"너 얼굴 팅팅 부었어. 조퇴하자"
"안돼.."
"그 얼굴로 나랑 같이 들어가면 너 이상한 소문 나
그냥 나 따라와"
그렇게 범규 손에 이끌려 같이 조퇴까지 하게 되었다.
*****
집에 와 힘 없이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몇시간 정도 잤으려나..
해가 질 시간이 되어있었다.
하...
서둘러 알바 갈 채비를 했다.
도착하니 연준 오빠가 보였다.

"여주야 너 어제 나 만났어?"
"아..응"
"아 필름 끊겼어... 너 본건 기억 나는데...
그 뒤가 기억이 안나네.
나 혹시 뭐 잘못 말한거 없지?"
기억 못하나보네...다행인가
"응 오빠 그냥 웅얼댔어"
"하 다행이네..ㅎ"
최대한 눈 안 마주치고 대화를 하려했다.
눈치는 왜이리 빠른지 눈물이 고여있는
내 눈을 발견했다.
"너 울어?"
우냐는 말이 왜 이리 힘들게 느껴지지..
참을 수 없는 마음에 또 눈물이 나온다.
"맘껏 울어"
힘없이 서서 우는 나를 끌어다 자신의 품에 넣곤
따스히 안아준다.
.
.
.
알바가 끝나고 팅팅부은 눈으로 오빠와 집으로 갔다.
"..나 들어갈게"
집으로 들어가려는 내 손을 덥썩 잡는다.

"..울지마..예쁜 얼굴 다 부었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