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끝, 너의 시작

EP.16 너 나랑 놀기로 했잖아


방학을 한지 하루만에 이사갈 채비를 했다.
또 다시 박태환이 찾아올까 두려운 마음에 
더욱 서둘렀다.

"오빠 고생했어"

연준 오빠가 내 이사를 도와줬다.
며칠만에 알아본 집 싼 원룸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전에 살던 주택보단 깨끗하고 또 넓기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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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보탰어. 열심히 갚아라~"

"진짜 고마워.이런 일 안 생기려고 알바 한건데.."

"열심히 공부나 해 ㅋㅋ 나중에 또 돈 필요하면 말 하고"

"응 진짜 고마워"

돈을 보태준 오빠 덕에 무사히 이사를 마칠 수 있었다 비록 학교와 좀 멀어졌지만 나름대로 이 집이 더 좋았다.


"아 그리고 너 등수 많이 올랐더라?"

어느샌가 손에 쥐고 있는 성적표를 건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아까 이삿짐 정리할 때 본 모양이네


"아 ..ㅎㅎ 태현이한테 과외 받아서 그래"


내 손에 들린 성적표를 다시 보니 또 뿌듯해졌다.


"아 나도 학원 다녀야하나.."


"돈 보태줘?"


"아냐 뭘 나도 돈 있거든"


ㅎㅎ
날 보며 뿌듯한 미소를 지어보이곤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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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갈게 약속 있어서. 짜장면은 나중에 먹자 ㅎ"

"응 전화 할게"

오빠가 예쁜 미소를 지어보이며 
손을 흔들며 집을 나갔다.

아까 보다 만 성적표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꽤나 달달하게 오른 등수를 보며 태현이의 과외가 
성공적이었다는게 느껴졌다.


...과외 그냥 계속 받을까..?
이사도 했겠다 기분 좋아 평소와 다르게 
태현이에게 먼저 전화를 했다.


[태현아]

[여보세요?]

[그...나 과외 계속 해줄 수 있어...?]

[...]

[아 진짜 미안.. 학원 다닐 돈이 만만치 않아서..]

[그럼 그냥 무료로 다녀]

[...응?]

[TH 학원. 우리 엄마 학원인데]

[...응?]

[아 몰랐어..? 하긴 모를수 있지
그냥 무료로 오면 돼 엄마한테 다 말해둘게]

[진짜로...?]

[어차피 내가 너 과외해주는거랑 학원에서 
공부하는거랑 거의 비슷해]

[그럼 진짜로 가도 되는거지..?]

[나 학원 가는 길인데 같이 갈래?]

[..어 응 그..학교 앞에서 만나자]

[알았어. 이따 봐]

.

.

.


그렇게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태현이를 만나러 밖으로 나왔다.

학교 앞에 거의 다다르니 사복을 빼입은 
태현이의 모습이 보였다.

사복을 입어서 그런가...사뭇 느낌이 달라보인다.
태현이의 모습을 멍하니 서서 구경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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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고 있어 가자"

"응"


그렇게 학원 입구에 도착했다.
알바하는 편의점과 가까워 느낌이 새로웠다.
학원 내부는 생각보다 더 넓었다.


"이쪽, 우리 엄마야"

"어 너가 여주구나 ㅎㅎ"

"엄마 나랑 같은 수업 들으면 돼"

"그래 ㅎㅎ 수업료는 따로 안 받을거고 
방학만 한다고 했지?"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드리거 태현이를 따라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야 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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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냐"

학원 책상에 엎드려 있던 범규가 
태현이의 부름에 우리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태현이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뭐야 최범규도 여기 다녀..?

"뭐..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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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주도 다니기로 했어"

범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게 보였다.
묘한 기분이 든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범규 옆자리로 앉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 학교가 아닌 애들까지 
있는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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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랑 같이 오자. 우리 학원 꽤 복잡해"

"응 고마워"


10분동안 셋이서 잡담을 하고있으니 
어느 건장한 남성분 한명이 들어오셨다.
그러곤 바로 수업을 시작하셨다.


으음...뭐랄까 수업이 재미없는건 아니었는데 이미 태현이가 한번 알려줬던 부분이라 조금 지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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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자'


수업을 듣는 내 옆에서 계속 날 쳐다보던 범규가 
꼼지락 대며 내 문제집에 글씨를 썼다.

'안돼'

단호한 내 대답에 삐진듯 싶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귓속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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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랑 놀기로 했잖아'

'..? 내가 언제'

'뭐야..초코빵 기억 못하는거야'


아..불현듯 떠올랐다.
시험 때 내 책상 아래 있던 초코빵과 포스트잇이..

멍한 표정으로 있는 날 보며 짧게 미소를 짓곤 
조용히 짐을 챙겨 날 끌고 나간다.
그걸 본 태현이도 조용히 우릴 따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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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넌 왜 나와"

"나도 심심해 같이 놀아"

뭐야 근데 너 표정 왜 그러냐..
우릴 따라나온 태현이를 발견한 범규의 표정이
 심상치않게 썩어간다.

"밥 먹으러 갈까?"

범규의 표정때문에 분위기가 일그러질까 
서둘러 말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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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ㅎ"

그렇게 셋이서 밥을 먹곤 노래방도 가고 영화도 봤다.

오랜만에 이렇게 행복하게 웃어본 것 같다..


++++

왜이리 글 짧은거 같죠...ㅠ
많이 쓴거 같은데 좀 짧군요..ㅜ

오늘은 변태같은 디테일 하나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지난화에서 시험 때 
태현이가 준 각종 간식이 담긴 봉투와 
범규가 준 초코빵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여기서
 범규는 여주가 좋아하는 초코빵을 넣어주었고
태현이는 여주의 취향을 몰라 아무 젤리와 초콜렛을 넣었다는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