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학교 같이가ㅏ"

"빨리와 누나 ㅋㅋ"
"오올 교복 잘 어울리네"
오랜만에 휴닝이와 같이 등교를 했다.
예전의 행복했던 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
범규 태현과 같이 걷는 등굣길이 아닌
휴닝이와 걷는 이 길이 마냥 좋기만 했다.
휴닝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준 후
나도 학교로 향했다.
교실에 들어오니 책상에 앉아
묵묵히 공부만 하는 범규가 보였다.
철 들었나 평소에 안하던 공부라니..
마냥 신나는 기분에 범규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나도 자리에 앉아 책을 폈다.
.
.
.
1교시부터 갑작스런 고통에 시달렸다.
...아...그날인가..
역시나..
배가 슬슬 아파오는걸 보니 그날인게 확실했다.
...나 생리대 없는데..
급하게 보건실로 달려가
생리대를 빌려도 이미 피가 샌 후였다.
하필이면 체육복도 회색이라
피가 센게 보일게 뻔했다.
...아 다음 체육인데..
심지어 빡세서 못 빼는데..
운도 지지리도 없다.
최대한 생활복을 쭉 당겨 엉덩이쪽을 가려보았지만
가려질리 있을까
어쩔줄 몰라 안절부절해하고 있었다.
그때 내 허리를 얇고 긴 두 팔이 감싸며
후드집업 하나를 묶어준다.

"너 가져"
부끄러운건지 얼굴을 보이기 싫은건지
고개를 돌리는 범규가 보인다.
입 삐죽 튀어나온거 다 보이는데..
"...아냐 나중에 세탁해서 줄게
..고마워"
화난거 맞네..
근데 자꾸 헷갈리게
후드집업을 허리에 둘러준 후로
약도 몰래 올려놓고 달달한 것 잔뜩 몰래 넣어두며
나를 신경쓰는 듯 보였다.
여전히 표정은 차갑고 삐져있는채로..
.
.
.
와 죽을거 같다...
배가 찢어지는 고통에
한번도 엎드려 자본적 없는 수업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낑낑대며 식은땀을 흘렸다.
쉬는시간마다 태현이가 다가와 내 상태를
묻곤 했지만 지금 내 꼴이 민망해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며 돌려보냈다.
물론 범규가 내 옆에 딱 붙어 딴 애들이
못 오게 해준 덕도 있겠지..

"밥 먹을 수 있겠어...?"
아픈걸 눈치 챈 태현이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며 둘을 따라 급식실로 향했다.
애써 꾸역꾸역 참으며 급식을 봤지만
입 안으로 넣을 자신이 없을 정도로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괜찮아??"
"...나 먼저 올라갈게..."
아픈 배를 쥐어잡곤 선생님께 가 조퇴를 하겠다
선언한 후 학교를 빠져나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여주야"
얕게 잠든 나를 누군가 깨운다.
*****
시험기간이라 앞으로 못 올 것 같아요..ㅜ
많이 기다리셨을텐데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