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존재

1. 딸기우유

수업을 마치는 종이 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여주는 귀신같이 일어나 제 친구인 예린을 찾았다. 다른 학생들은 오늘 급식 맛있는거 나오나봐 하고 급식표를 확인했다. 잠만 자는 여주가 깨어났다는건 오늘 급식이 맛있다는 뜻이니까.


“오늘 급식 뭐 나와?”

“오늘? 가지볶음이랑 시래기국 나오는 것 같던데.”

“근데 왜 일어났어.”

“아니… 자는 내내 배가 고프더라고… 매점가려고 일었났지.”


그 대화를 듣던 반 학생들은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매점으로 향했다. 가끔씩 이런 변수가 일어나기도 한다.


“우리도 얼른 매점 가자. 딸기우유는 절대 못 뺏겨.”

“맨날 딸기우유… 안 질리냐?”

“그게 왜 질려.”


단호한 여주의 말에 예린은 헛웃음을 지으며 복도를 걸어갔다. 여주의 딸기우유 사랑은 유치원때부터 시작되었는데 어떤 남자애가 울고있는 여주에게 딸기우유를 줬다나 뭐라나.

매점에 도착한 여주는 바로 딸기우유를 집으려 했으나 커다란 손이 마지막 딸기우유를 낚아채버렸다. 여주가 옆을 보니 그곳엔 웃고있는 수빈이 딸기우유를 쥔 채로 서있었다.


“저… 잠깐만!”

“응? 왜?”

“그 딸기우유 나에게 넘길 생각 없어?…”


여주가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약간 당황한 수빈이었다. 하지만 그도 딸기우유를 포기할 수 없었기에 단호하게 말했지. 응.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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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없어? 내가 2000원 줄게 응? 나 오늘 딸기우유 안 먹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단 말이야.”

“그럼 학교 끝나고 편의점에서 사먹던지.”

“아아… 수빈아 학교에서 안 먹으면 소용이 없지… 이번 한번만 응? 제발…”


여주는 진심을 담아 간절히 부탁했지만 수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수빈은 굳이 싫어하는 애에게 가장 좋아하는 딸기우유를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매달리는 여주를 뒤로하고 결제를 마친 뒤 바로 빨대를 꼽고 마셔버렸다. 

그때 여주는 생각했지. 저 피도 눈물도 없는 새끼… 내가 언젠간 복수하고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