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이 시간을 벗어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그것이 소녀에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아니,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부터 생각을 해야 하려나. 하지만 그저 환상으로만 믿어지던 그 모래시계에 관한 이야기는, 분명 아닐 것이라 믿었기에 소녀는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믿고 싶지 않았던,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실. 소녀는 서서히 그 환상에 몸을 던졌다.
***
소녀가 눈을 뜬 그곳에는 생전 처음 보는 풍경만이 펼쳐졌다.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노을 지는 하늘일 뿐인데 왜 이리 황홀한 빛을 뽐내는지.
한창 그 풍경에 감탄하고 있을 때, 한 사내아이가 소녀에게 물었다.
"너는 어디서 왔어?" 어디서 왔다니, 소년은 소녀가 시공간을 초월했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 나도 몰라, 입모양으로만 전한 말이 고작 그거였다니. 충분히 밖으로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었지만, 소녀는 아마 알지도 못할 것을 굳이 왜 말해야 하냐는 생각인 듯하였다.
"음, 일단. 이름이 뭐야?" 나 참, 이렇게 막 들이밀고 친해지려 하는 사람을 보았나. 소년은 소녀가 무척이나 궁금한 듯하였으나, 소녀는 굳이 말해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표정이었다. 소녀는 순간, 왜 궁금한데, 하려던 말을 다시 곱씹으다가.
"음, 김예원. 편하게 예원이라 불러주면 돼."
"전정국이라고 해. 잘 부탁해!"
***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생각하던 소녀의 눈앞에 또다시 한 사람이 나타났다. 아까 전정국이라는 아이와는 다르게 예원에게 관심 하나 없어 보이던 그 사람이 예원에게로 다가왔다.
"넌 또 누군데." 무시하는 투로 말하는 그가 참 짜증 났을 법도 하다. 나는 나름 좋게 대해주려 노력하는 중인데….
"……." 문득 고개를 올렸더니 보이던 그와 예원의 사이로 어딘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 혹시, 이곳은 어떤 곳인지. 알고 있어요?"
"모두에게 버려진 세상, 그게 다야." 버려졌다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지만, 그런 곳에 있어 모두가 행복하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지."
"그러는 그쪽은, 여기가 좋은 거예요? 진짜로?" 이름 하나 모르니 이렇게 그쪽이라 부를 수밖에.
"그쪽보다는 내 이름으로 불리는 게 좋은 것 같은데. 민윤기."
"나 참. 진작에 알려주지 그랬어요. 예원이에요, 김예원."
그렇게 어색하던 첫만남은 끝이 나고, 둘은 각자의 길을 나서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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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
※ 도용 아닙니다. 본인 연재
프롤로그입니다! 만약 업로드 안 되는 건 아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