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
카페에서 우연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이 왔다. 지금 시간은
9시 30분 지금부터 1시 30분까지 피아노 연습을 하
고 나머지는 카페 가서 공부를 하는 거다. 좋았어! 그렇
게 다짐한 것이 4시간 전. 피아노 연습을 끝내고 머리
를 대충 묶은 다음 반바지를 입고 대충 널려 있는 티를
입고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8월 끝이라 그런가?
덥지만 선선한 날씨가 마음에 들었다. 어제 기사 아저
씨 없이 집으로 걸어와서 그런지 미리 봐두었던 카페
를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딸랑- 어서 오세ㅇ… 이수
아? 뭐야.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 이수아 맞지? 네가 왜 여기에 있어? "
" 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 왜 그런 차림으로 거기
서 있는거야? "
최수빈은 누가 봐도 저 여기서 일해요~라고 뽐내듯이
카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나의 등장이 당황스러운
듯 주문을 받다 말고 나만 주시하고 있었다. 사람이 별
로 없어 널널한 카페 한쪽에 자리를 잡으며 최수빈에
게 손을 휘휘 저으며 주문을 받으라고 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다른 손님에게 눈길을 돌렸다. 빙의글
에서도 최수빈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나? 집이
되게 잘 살아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 필요는
없을 텐데…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것인지 머리를 긁적
이며 테이블 위로 책을 꺼냈다. 내 픽은 아메리카노다!
몸이 카페인을 원하고 있어. 메뉴판을 보면서 디저트
로 무엇을 먹을지 보고 있으면 소란스러운 분위기에
카운터를 쳐다보았다.
" 아니, 글쎄! 이 머리카락이 여기서 나왔다니까?
환불해줘요! "
" 그, 손님 저희 직원 중에는 여자 직원이 없어ㅅ.. "
" 시끄럽고, 빨리 환불해달리니까?! "
여대생으로 추정되는 한 여자와 그 앞에서 쩔쩔매고
있는 최수빈이 보였다.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여자가
들고 있는 케이크에서 머리카락이 나온 것 같은데, 지
금 카페 직원은 최수빈 뿐인데 저렇게 긴 머리카락이
저기에 들어 있었다고? 내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상황
에 인상을 찌푸렸다. 케이크도 거의 다 먹었는데… 아,
생각났다. 원래 세계에 있을 때도 우리 학교에 저런 애
들 몇 명이 있었다. 저게 무슨 거지 같은 짓인지 모르겠
네. 빙의글에서도 현실 반영 죽인다. 계속 쩔쩔매는 최
수빈에 이대로면 커피와 케이크는커녕 시끄러워서 공
부도 못 할 것 같아 내가 나섰다.

" 저기요. 그 머리카락 당신 거 아니에요?
머리카락 길이가 장난 아닌데? "
" 뭐야 넌? 상관 없으니까 빠져! "
" 아니, 생각을 좀 해보세요 직원이 남자 뿐인데
케이크에서 그렇긴 긴 머라카락이 나오는게
가능해요? "
나의 말에 얼굴이 새빨개져 더 크게 소리 지르는 여자
에 한 손으로 귀를 막고 케이크 접시를 뺏어 들었다. 자
세히 보니 검은색도 아닌 누가 봐도 염색한 갈색 머리
카락이길래 카페를 두리번거렸다. 빙고~ 소리 지르던
여자의 일행으로 보이는 다른 여자에게 다가갔다. 언
니, 저 언니 일행이에요? 언니 머리카락 같은데요? 나
의 말에 당황했는지 아무 말도 못 하다가 눈을 피했다.
그때 카페의 점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어수선한 카페의 분위기에 최수빈에게 상황 설명을
요구했고, 이야기를 들은 점장은 꽤 성질이 있는지 그
여대생으로 추정되는 여자분들에게 죄송하니 나가 달
라 하였다.
" 내가 다시 이 카페를 오나 봐라! 나이도 어린 년이 "
최수빈에게 따지던 여자는 가방과 친구를 챙겨 카페
밖으로 나가다 나를 일부러 밀쳤다. 예상도 못 한 힘에
밀려 넘어지고 말았다. 반바지를 입어 무릎에 충격을
그대로 받아 피부가 꽤 까졌다. 작게 욕을 뱉으며 절뚝
이며 일어서자 어느새 옆에 와있는 최수빈이 날 부축
했다. 이수아 괜찮아? 카페의 점장님은 그 여자들을 내
쫓고, 무릎이 까져 피가 흐르는 날 보고 최수빈에게 대
기실로 데려가 구급상자로 나를 치료하라고 했다. 괜
찮다고 하는 날 무시하고 최수빈은 기어이 날 대기실
로 데려가 의자에 앉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