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
친한 척오랬만에 듣는 수업 덕분에 금세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부터 먹고 음악실 좀 가볼까? 어차피 같이 먹을 사람도 없으니까 편하겠네. 식당은 1층이었지? 층마다 지도가 붙어있어서 다행이지. 치마를 툭툭 털며 식당에 갈 준비를 하고 있으면 내 앞으로 오는 김여주에 당황했다. 그 옆에 최연준, 최수빈 , 강태현도 나처럼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무슨 일이야? "
" 그, 점심 같이 먹을래? 같이 먹을 사람 없잖아 .. "
얘가 갑자기 왜 이러지? 분명 소설에서는 단 한 번도 김여주가 이수아에게 밥을 먹자고 한 적은 없었다. 내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그런데 은근슬쩍 같이 먹을 사람 없다고 돌려 까네? 혹시 김여주… 아니지. 서둘러서 판단할 필요는 없으니까. 부탁하는데 같이 먹어줄까? 같이 먹기에는 저것들이 거슬리고.

" 여주야, 그냥 우리끼리 먹자. 뭐하러 쟤랑 같이 먹어.
밥맛 다 떨어지게 "

" 그래. 평소처럼 그냥 우리끼리 먹으면 안돼? "

" 야. 그냥 가서 혼자 먹어. 우리 방해하지 말고 "
" 나 수아랑 같이 먹고 싶은데 .. "
자꾸 그러니까 같이 먹고 싶어지잖아. 눈웃음을 지으며 김여주 팔에 팔짱을 꼈다. 가자 여주야. 밥 먹으러. 내 행동에 놀랐는지 굳어 있는 김여주를 이끌고 교실을 나섰다. 먼저 나가니 후다닥 달려와 당장 그 팔 풀으라며 소리치는 세 명을 무시하며 김여주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뭐 나와? 맛없으면 안 먹을래. ㅇ, 응? 아니야! 오늘 맛있어! 내 말에 호구처럼 답해오는 김여주에 씨익 웃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 우리와 다른 반인 최범규, 휴닝카이가 보였다. 그들은 나와 김여주의 모습에 각자 다르게 놀랐고, 뒤에서 안절부절 따라오던 세 명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듯 쳐다만 봤다.
" 여주가 밥 같이 먹자고 해서 "
식당에 들어와 식판에 밥을 받고 자리에 앉을 때까지도 아무 말도 않고 눈치만 보고 있는 그들에게 먼저 말을 꺼냈다. 뭐야, 밥 맛없잖아? 이것들은 뭐가 좋다고 오늘 밥이 맛있다고 한 거지? 애써 밥을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앞을 보자 내 앞에 김여주가 앉아있고, 그 옆으론 차례대로 앉아서 김여주에게 밑반찬을 이것저것 주며 먹어보라고 아양을 떠는 강태현과 최연준의 모습에 토가 나올 뻔했다. 여주야. 내 말에 즐겁다는 듯 웃으며 밥을 먹고 있던 김여주가 나를 쳐다봤다.
" 응? 수아야 왜? "
" 음악 선생님 어디 계셔? 볼 일이 좀 있는데. "
" 음악 선생님은 음악실에 .. 근데 무슨 볼 일? "
왜 이래? 부담스럽게. 김여주와 말을 섞고 있으면 우리 둘을 쳐다보는 시선에 인상을 찡그렸다. 아, 피아노
때문에. 여기 학교에 파아노는 있지? 내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김여주에 안심했다. 그런데 수아야!
피아노 배우게? 김여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음악 선생님한테 갈 거면 나랑 같이 가자! 나 어차피바이올린 때문에 음악실 가야 하거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