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3.
빙의글의 법칙
" 차라리 김여주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아 "
자리에 앉아 책상에 팔을 올려 손으로 턱을 괴고
즐겁게 놀고 있는 김여주네를 보면서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그들을 꽤 오랬동안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최연준, 최수빈, 강태현은 같은 반이였으니까
그런데 최수빈은 왜 안 오는거지? 남주후보는
여주인공 곁을 떠나지 않는 것이 법칙인데
' 근데 이 빙의글의 남주는 누구였더라 '
뭐,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이 빙의글 속에서
나가는 방법이나 찾아보자. 나가기 전까지 뭐하지?
아까 피아노 있던데 피아노나 칠까
야, 오늘 이수아 좀 이상한데?
지금쯤이면 여주한테
개지랄 떨어야 할텐데?
그러니까. 옆에 최연준이랑 강태현
붙어있어서 아니야?
또 뒤에서 수근수근 되는 소리가 들렸다. 기지개를
쭉 펴며 눈을 감았다 뜨면 언제부터 날 보고 있었는지
김여주와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자 흠짓 떨며
눈을 피하는 게 뭔가 느낌이 싸했다.

" 이수아. 여주가 무서워하잖아. 작작 쳐다봐 "

" 얼마나 괴롭혔으면 네 시선에 이렇게 여주가 벌벌
떨까 어? 안쓰러워 죽겠네 "
이럴 줄 알았어. 시비를 걸지 못해 안달 난 둘에
오른속을 들어 엿을 날려주었다. 그런 내 행동에 반
전체에 정적이 흘렀다. 그래, 그렇겠지 빙의글 속
이수아는 남주들에게 치근덕 대는 그런 여자였으니까
내 행동에 이런 반응을 보여야 되는게 당연하지
그러니까 이번에 선을 확 그어야지.
" 야, 나 이제 너네들 안 ㅈ, 썅 누구야 "

" 수아야, 우리 조용히 좀 살자. 너 때문에
반 분위기가 뭐야 응?
누군가가 내 뒤통수를 툭툭 쳐댔다. 그 주인공을
확인하니 역시나 생글생글 웃고 있는 최수빈.
왜 안 나오나 했네. 그 옆에는 2명의 남자들.
최범규, 휴닝카이 각기 다른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이 모이자 김여주와 같이 있던 최연준과
강태현도 이쪽으로 모였다. 이렇게 보니까 얼굴은
하나같이 다 잘생겼네. 이수아가 왜 죽고도 못사는지
알 것 같은데?

" 이수아 오늘은 또 무슨 난리를 쳤는데? "

" 여주 앞길 막고 안 비켜줬어 "

" 여주 괴롭히는 거 안 질리냐? 그만 좀 하지? "
말하면서도 아직 내 머리를 툭툭 치는 최수빈에 그의
손목을 꽉 잡았다. 내 행동에 5명의 남자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봤다. 소설 속 이수아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모습과 표정으로 그들을 마주했다.

“머리 적당히 좀 쳐. 그리고 여기서 떠들지 말고 너희
가 감싸고도는 김여주 옆에 가서 좀 떠들래? 입에 모터를 달았나 존나 시끄럽네. 그리고 나 이제 너네들 안 좋아해. 김여주 괴롭힐 일도 앞으로 없으니까 귀찮게 굴지 말라고.”
